호텔 뉴 오타니 가든타워에서 구 영친왕 아카사카 별궁까지 도보로 지척인 사실은, 처음 계획 수립때 전혀 몰랐었습니다... 영친왕이 도쿄에 머물던 사실이야, 이미 상식이 되어 있을터이지만, 실제 머물었던 곳이 바로 숙소 옆이라니@@ 세째날 계획의 대대적인 수정을 먼저 떠올릴 정도로 (개인적으로는^^;;) 호재였었네요^^
인천공항 출발 직전까지 도보 동선을 계속 체크하고, 전날 체크인 후에도 계속 어떤 길로 가야 시간 낭비를 최소화하면서, 다른 중요한 답사지 일정에 지장없이 다녀올 수 있을까 고민이 이어졌지만, 결국은 전지전능한 가이드님의 능력에 기대어 가고, 걱정을 사서 하지는 않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무모한 동선과 일정의 이번 도쿄 정원답사의 두 주인공!! ㅎㅎㅎ 이분들의 능력 아니었으면, 엄청 고생했을 듯해요==;; 이 일정에, 이 인원에, 그래도 날씨요정이, 친절하고 능력만빵 기사님도 도와주셨고^^
영친왕 이은 전하는 무기력한 이왕이었습니다, 이 별궁이 이렇듯 번듯한게 오히려 처연하게 보일만큼 기록에 사진에 보이는 영친왕에 관한 인상은 허수아비 그 자체입니다.
마치 태평양전쟁 종전후 일본왕가 11개 가문의 하나로 왕실의 특권을 잃어버린 것처럼
날씨는 더할 나위없이 맑았습니다... 호텔에서 큰 길 건너, 아직은 한산한 상가 옆을 지나 계단을 올라선 너른 대지 한가운데, 나즈막하나 당당한 아카사카 별궁의 모습은 우아함 그 자체였습니다... 존중받는 왕가 건물의 모습... 한편으로는 그 구성원이 되는 것으로 '李王'을 보전받는 댓가로 뭘 넘겨줬는지,...
아니면 김옥균에 대한 불신, 독립협회에 대한 불신, 아마추어 입장에서 부질없는 역사에의 가정을 해보게 되는 이 마당에서, 김옥균이야 넘 시기상조였을수도 있겠고, 제국주의가 팽배했던 일본의 진면목을 오해한 면이 비판받을 수 있겠고, 하지만 독립협회건은 쫌 아쉽다 싶기도 했고... 여튼 우리가 그 역사의 당사자였던지라, 객관적이지 못할수도 있겠지만, 그 당시의 험한 것들 전성시대에서 종이쪼가리 하나 주권, 태국의 예 마냥, 유지하는 게 뭐 달라졌을까 할 수도 있겠지만, 워낙 35년간 혹독하게 치렀던 댓가를 생각하자니,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이렇게 아쉬움의 시기, 험한 것들에 치어 보낸 고난의 세월에 결국, 민족의 미운털이 박혀 귀국하는 길마저 지연되어 휠체어에 실려 돌아온 영친왕 이은의 마지막 몇 년은 지독했던 고국땅에의 그리움을 좀 덜어내고 홀가분했을까요 ?
이제 우리는 가장 도전적인 일정 네즈미술관에서 산케이엔에 이르는 한나절, 그리고, 예기치못한 도로사정에 또한 일정 변경의 고민을 싸맨 몇 시간이 앞에 기다리고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