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2일 주님 수난 성지주일
성주간의 첫째 날인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파스카 신비를 완성하시려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교회는 오늘 성지(聖枝) 축복과 행렬을 거행하면서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영광스럽게 기념하는 한편, ‘주님의 수난기’를 통하여 그분의 수난과 죽음을 장엄하게 선포한다. 성지를 들고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환영하는 것은 4세기 무렵부터 거행되어 10세기 이후에 널리 전파되었다.
오늘은 주님 수난 성지 주일입니다. 예수님께서 파스카 신비를 완성하시려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수난하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묻히셨다가 영광스럽게 부활하신 주님을 따라, 우리도 죽음에서 부활로 건너가는 파스카 신비에 동참합시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
○ 해설자 + 예수님 ● 다른 한 사람 ▣ 다른 몇몇 사람 ◎ 군중 ○ 마태오가 전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입니다. 26,26─75
26 ○ 제자들이 음식을 먹고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 “받아 먹어라. 이는 내 몸이다.” 27 ○ 또 잔을 들어 감사를 드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 “모두 이 잔을 마셔라. 28 이는 죄를 용서해 주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 29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내 아버지의 나라에서 너희와 함께 새 포도주를 마실 그날까지, 이제부터 포도나무 열매로 빚은 것을 다시는 마시지 않겠다.” 30 ○ 그들은 찬미가를 부르고 나서 올리브 산으로 갔다. 31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 “오늘 밤에 너희는 모두 나에게서 떨어져 나갈 것이다. 성경에 ‘내가 목자를 치리니 양 떼가 흩어지리라.’고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32 그러나 나는 되살아나서 너희보다 먼저 갈릴래아로 갈 것이다.” 33 ○ 베드로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 “모두 스승님에게서 떨어져 나갈지라도, 저는 결코 떨어져 나가지 않을 것입니다.” 34 ○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오늘 밤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35 ○ 베드로가 다시 예수님께 말하였다. ● “스승님과 함께 죽는 한이 있더라도, 저는 스승님을 모른다고 하지 않겠습니다.” ○ 다른 제자들도 모두 그렇게 말하였다. 36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겟세마니라는 곳으로 가셨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 “내가 저기 가서 기도하는 동안 여기에 앉아 있어라.” 37 ○ 그런 다음, 37 베드로와 제베대오의 두 아들을 데리고 가셨다. 그분께서는 근심과 번민에 휩싸이기 시작하셨다. 38 그때에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 “내 마음이 너무 괴로워 죽을 지경이다. 너희는 여기에 남아서 나와 함께 깨어 있어라.” 39 ○ 예수님께서는 앞으로 조금 나아가 얼굴을 땅에 대고 기도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 “아버지, 하실 수만 있으시면 이 잔이 저를 비켜 가게 해 주십시오. 그러나 제가 원하는 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십시오.” 40 ○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돌아와 보시니 그들은 자고 있었다. 그래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 “이렇게 너희는 나와 함께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더란 말이냐? 41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여라. 마음은 간절하나 몸이 따르지 못한다.” 42 ○ 예수님께서 다시 두 번째로 가서 기도하셨다. + “아버지, 이 잔이 비켜 갈 수 없는 것이라서 제가 마셔야 한다면,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 43 ○ 그리고 다시 와 보시니 그들은 여전히 눈이 무겁게 감겨 자고 있었다. 44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그대로 두시고 다시 가시어 세 번째 같은 말씀으로 기도하셨다. 45 그리고 제자들에게 돌아와 말씀하셨다. + “아직도 자고 있느냐? 아직도 쉬고 있느냐? 이제 때가 가까웠다. 사람의 아들은 죄인들의 손에 넘어간다. 46 일어나 가자. 보라, 나를 팔아넘길 자가 가까이 왔다.” 47 ○ 예수님께서 아직 말씀하고 계실 때에 바로 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인 유다가 왔다. 그와 함께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이 보낸 큰 무리도 칼과 몽둥이를 들고 왔다. 48 그분을 팔아넘길 자는, “내가 입 맞추는 이가 바로 그 사람이니 그를 붙잡으시오.” 하고 그들에게 미리 신호를 일러두었다. 49 그는 곧바로 예수님께 다가가 말하였다. ● “스승님, 안녕하십니까?” ○ 그러고 나서 예수님께 입을 맞추었다. 50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 “친구야, 네가 하러 온 일을 하여라.” ○ 그때에 무리가 다가와 예수님께 손을 대어 그분을 붙잡았다. 51 그러자 예수님과 함께 있던 이들 가운데 한 사람이 칼을 빼어 들고, 대사제의 종을 쳐서 그의 귀를 잘라 버렸다. 52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 “칼을 칼집에 도로 꽂아라. 칼을 잡는 자는 모두 칼로 망한다. 53 너는 내가 내 아버지께 청할 수 없다고 생각하느냐? 청하기만 하면 당장에 열두 군단이 넘는 천사들을 내 곁에 세워 주실 것이다. 54 그러면 일이 이렇게 되어야 한다는 성경 말씀이 어떻게 이루어지겠느냐?” 55 ○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그 무리에게도 이렇게 이르셨다. + “너희는 강도라도 잡을 듯이 칼과 몽둥이를 들고 나를 잡으러 나왔단 말이냐? 내가 날마다 성전에 앉아 가르쳤지만 너희는 나를 붙잡지 않았다. 56 예언자들이 기록한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이 모든 일이 일어난 것이다.” ○ 그때에 제자들은 모두 예수님을 버리고 달아났다. 57 무리는 예수님을 붙잡아 카야파 대사제에게 끌고 갔다. 그곳에는 율법 학자들과 원로들이 모여 있었다. 58 베드로는 멀찍이 떨어져 예수님을 뒤따라 대사제의 저택까지 가서, 결말을 보려고 안뜰로 들어가 시종들과 함께 앉았다. 59 수석 사제들과 온 최고 의회는 예수님을 사형에 처하려고 그분에 대한 거짓 증언을 찾았다. 60 거짓 증인들이 많이 나섰지만 하나도 찾아내지 못하였다. 마침내 두 사람이 나서서 말하였다. 61 ▣ “이자가 ‘나는 하느님의 성전을 허물고 사흘 안에 다시 세울 수 있다.’고 말하였습니다.” 62 ○ 대사제가 일어나 예수님께 물었다. ● “당신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소? 이자들이 당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는데 어찌 된 일이오?” 63 ○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입을 다물고 계셨다. 대사제가 말하였다. ● “내가 명령하오. ‘살아 계신 하느님 앞에서 맹세를 하고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 메시아인지 밝히시오.’” 64 ○ 예수님께서 대사제에게 말씀하셨다. + “네가 그렇게 말하였다.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이제부터 ‘너희는 사람의 아들이 전능하신 분의 오른쪽에 앉아 있는 것과 하늘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볼 것이다.’” 65 ○ 그때에 대사제가 자기 겉옷을 찢고 이렇게 말하였다. ● “이자가 하느님을 모독하였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무슨 증인이 더 필요합니까? 방금 여러분은 하느님을 모독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66 여러분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 그들이 대답하였다. ▣ “그자는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67 ○ 그때에 그들은 예수님의 얼굴에 침을 뱉고 그분을 주먹으로 쳤다. 더러는 손찌검을 하면서 말하였다. 68 ▣ “메시아야, 알아맞혀 보아라. 너를 친 사람이 누구냐?” 69 ○ 베드로는 안뜰 바깥쪽에 앉아 있었는데 하녀 하나가 그에게 다가와 말하였다. ● “당신도 저 갈릴래아 사람 예수와 함께 있었지요?” 70 ○ 베드로는 모든 사람 앞에서 부인하였다. ● “나는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소.” 71 ○ 베드로가 대문께로 나가자 다른 하녀가 그를 보고 거기에 있는 이들에게 말하였다. ● “이이는 나자렛 사람 예수와 함께 있었어요.” 72 ○ 베드로는 맹세까지 하면서 다시 부인하였다. ●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 73 ○ 조금 뒤에 거기 서 있던 이들이 베드로에게 다가와 말하였다. ▣ “당신도 그들과 한패임이 틀림없소. 당신의 말씨를 들으니 분명하오.” 74 ○ 그때에 베드로는 거짓이면 천벌을 받겠다고 맹세하기 시작하며 말하였다. ●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 ○ 그러자 곧 닭이 울었다. 75 베드로는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생각나서, 밖으로 나가 슬피 울었다.
자식이 잘되면 부모의 자랑거리입니다.
세상을 살면서 다른 사람들로부터 칭찬과 박수갈채를 받거나 잘 했다고 상을 받으면 어린이나 어른이나 기분이 참 좋습니다.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면서 상을 받으면 그 부모들이 더 좋아합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 학교에서 상장을 받으면 사진을 걸어두는 액자에 잘 붙여서 벽에 걸어두고 손님이나 사람들이 집에 오면 자랑을 하는 것이 부모님들의 가장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자식들이 잘되고 무슨 일이든지 잘하면 가장 기뻐하고 가장 행복해 하는 것이 그의 부모들입니다. 자식의 잘못도 잘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자식들의 일에 긍지를 가지고 삶의 희망을 찾으며 그 속에서 생의 전부를 걸고 있는 것이 어버이들입니다. 마찬가지로 제자들이 잘되고 제자들의 행동이나 학문이 탁월하면 가장 반갑고 좋아하고 제자를 둔 것을 크게 자랑으로 생각하는 것이 제자들의 스승입니다.
한 나라의 임금님도 마찬가지입니다. 충신을 두어서 나라의 정치를 잘하고 백성들로부터 칭송을 들으면 그 모든 공로는 임금에게 돌아가고, 임금은 그 충신들을 극진한 예로 대접하는 것이 동서고금(東西古今)을 통해서 한결 같은 원칙입니다. 그래서 효경에서는 이렇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라 불감훼상이 효지시야요 입신행도하여 양명어후세하여 이현부모가 효지종야니 부효는 시어사친이오 중어사군이오 종어입신이니라.”
身體髮膚는 受之父母라 不敢毁傷이 孝之始也요 立身行道하여 揚名於後世하여 以顯父母가 孝之終也니 夫孝는 始於事親이오 中於事君이오 終於立身이니라.
이 말은 우리가 많이 듣고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신체와 머리털과 피부는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라 감히 훼상하지 않음이 효의 시작이요, 입신하여 도를 행하고 이름을 후세에 날려, 이로써 부모를 드러나게 함이 효의 마침이니, 대저 효는 부모를 섬기는데서 시작하여 다음으로 임금을 섬기고, 끝으로 입신하는 것이니라.>라는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행도입신(行道立身)이라는 말은 '도를 행하여 자랑스러운 자녀가 되고 제자가 되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정말 이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완벽한 자녀이며, 완전한 크리스천이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하느님의 사랑 받는 자녀가 되는 것이 효도의 마지막입니다. 자녀와 제자가 그러해야 하며, 신하된 자가 당연히 그렇게 입신(立身)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가슴이 무너지는 아픔을 겪으십니다. 제자들로부터 배신을 당하기 때문입니다. 정치적이든 경제적이든, 사회적 현실이든, 배신은 정말 뼈아픈 일입니다. 특히 사랑하는 자식들이나 제자로부터의 배신은 정말 견디기 어려운 아픔이며 도저히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아픔인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유다의 배신은 예수님 구원사업의 결정적인 계기를 만 들어준 사건일 뿐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사탄은 쾌재를 불렀을 것입니다. “봐라, 예수의 제자까지도 내 유혹에 넘어갔다. 너희들의 신앙이 아무리 기고만장(氣高萬丈)하여도 나를 이기지 못할 것이다.”라고 자신만만하게 자랑할 것입니다. 그와 동시에 베드로의 배신도 한 몫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목숨까지 버리면서 주님을 지키고, 죽음도 불사하겠다는 베드로의 약속도 결국은 사탄의 유혹 앞에서 물거품처럼 사라질 수 있습니다. 주님을 아프게 한 사실은 제자들의 호언장담입니다. 아무 것도 모르면서 큰소리치는 호언장담을 주님은 안타깝게 생각하시고 주님을 아프게 하였습니다. 신앙인으로 살면서 겸손하게 크리스천이 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 모든 것을 잊고 교만한 마음으로 언제나 주님을 따를 수 있다고 장담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겸손하게 주님을 따르겠다고 안으로 결심하고 말없이 실천하는 사람은 정말 복될 것입니다. 나는 주님께서 얼마나 아파하실지 알지도 못하면서 교만하게 장담하기도 합니다. 하루에도 셀 수 없을 만큼 주님을 배반하면서 얼굴을 버젓이 들고 뻔뻔스럽게 살아갑니다. 이런 내 모습이 주님 보시기에 얼마나 가증스러워하실까? 이제는 마음을 다스려 다시는 쓸데없는 것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도록 결심해봅니다.
저희의 호언장담에 항상 마음 조리시며 걱정하시는 주님!
하루에도 수없이 배반하고 사탄의 유혹에 빠져 살고 있는 불쌍한 저희들을 어여삐 여기소서! 당신의 사랑 안에 살면서도 그 사랑이 얼마나 따뜻하고 포근하게 느끼지 못하고 순식간에 의심하고 외면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당신의 십자가의 길이 영광의 길임을 깨닫게 하시고 저희도 그 길을 올곧게 걸을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어 이제 저희가 사랑스러운 당신의 효자로 새로 나게 하시어 진정한 크리스천으로 감사의 기쁨을 찾게 하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