雨 洗 山 嵐 盡 비 내려 산 안개 말끔히 씻어가니
尖 峯 畵 裏 看 그림같이 드러나는 뾰족한 봉우리
歸 雲 低 薄 暮 저물녘 널구름은 낮게 깔리어
意 態 自 閑 閑 그 모습 저절로 한가롭구나
南 冥 曺 植(1501~1572)
올 해 첫번째인 춘계 정기모임은 4월 26일(금) 강화도에서 권혁성, 김동기, 김원하, 장삼열, 신현돈, 이홍기,
임흥빈, 정근서(S), 조정현 부부 등 아홉 가족이 참석하였습니다. 각자의 차량으로 이동해서, 강화도 평화
전망대에서 10시 30분에 만났습니다. 제일 먼저 전망대 브리핑룸에서 강화군청 소속의 여성 문화해설사로
부터 자세한 관광해설을 청취하였습니다. 지형설명을 들어 보면 전방의 임진강과 한강이 합류된 (바로 앞)
지점, 즉 비무장지대에 해당하는 해수면을 건너는데 국가대표급 수영선수라면 단 20분이면 도하할 수 있다
고 하는 것을 보니 이곳 강화도 북단은 남북간 이격된 거리가 매우 가까운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곳으로 귀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데 그 이유는 이러한 취약점에 대비하여 사단에서 마을
(해창리) 좌우측 해안선을 따라 근무 초소를 여러 군데 설치하여, 아예 귀순 의도를 차단했기 때문이랍니다.
핸드폰으로 이곳 저곳에서 기념 촬영 후 우리 일행은 맛있는 점심식사를 하기 위하여 차량으로 약 35분
거리의 남쪽 항구 외포리로 향했습니다.
미리 예약된 식당 <서울횟집> 입구에 들어가니 관광버스가 주차되어 있어서 많은 사람들로 인해 복잡할
줄 알았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여러 개의 방으로 분리되어 있어서 우리끼리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식사 전 임흥빈 회장님은 "할 수 있을 때 (기회를 놓쳐서) 하지 못하게 되면 결국 나중에 후회하게 된다"는
어느 분의 말씀을 인용, "더 이상 늙고 거동할 수 없기 전에 자주 만나서 재미있게 여행하며 잘 지내보자"
는 취지의 훈시(?)에 다 같이 이해하고 동의하면서 힘차게 건배를 하였습니다.
식사는 강화도의 명품 밴댕이 구이와 무침이 먼저 나왔는데 상추와 깻잎에 쌓아서 입에 넣으니 목을 넘어
가면서 온 몸에 전해지는 고소한 풍미가 그야말로 일품이었습니다. 이어서 나온 농어, 우럭회를 상추에 싸서
맥주+사이다와 함께 한 잔하다 보니 바로 앞, 옆 사람도 안보일 만큼 食道樂에 빠져 들었습니다. 회를 맛있게
배불리 먹었기 때문에 마지막에 나온 밥은 반 그릇 정도씩만 나눠서 매운탕과 함께 식사를 하였습니다.
중식 후 식당 바로 위에 망양돈대(望洋墩臺 : 조선 숙종때 세워놓은 48개 감시 진지 중 하나)가 있다고 하여서
구경삼아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올라가는 도중에 웬 진돗개 조형물과 비석이 세워져 있어 자세히 읽어보니
이 곳 외포리港이 그 유명한 고려 삼별초가 진도로 망명 정부를 세우기 위해 떠났던 역사적인 장소였습니다.
1232년 몽골의 침략을 피해 강화도로 천도하여 약 40년간 버텨온 무신 정권(최우)은 고려 원종이 1270년
6월 元나라에 항복하면서 삼별초 해체와 개경으로 출육할 것을 하명하자 이에 분연히 항거하였습니다.
지도자 배중손 장군은 1270년 6월 초 왕족 승화후 온(溫)을 왕으로 삼아 약 1천여척의 선박에 분승하여
진도로 이동해 새로운 망명 정부를 세운 것입니다. 이들은 약 1년간 진도에서 남해안 일대를 장악하면서
활동하다가 1271년 5월 여몽연합군의 공격을 받게 되자 다시 제주도로 이동하게 됩니다(이 때 일부는
오키나와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함 : 그곳에서 진도 용장성에 사용했던 기와가 많이 나옴). 김통정 장군의
지휘 아래 제주 항파두리(애월읍 고성리 일대)를 중심으로 약 3년간 끝까지 항거했던 삼별초는 마침내
1273년 2월 김방경, 흔도, 홍다구 등 려몽연합군에게 토벌됨으로써 장렬한 최후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 김통정 등 삼별초 지휘부 일원은 한라산으로 들어가 1274년까지 여몽연합군에 항전하다가 결국 모두 자결함
강화군수, 진도군수, 북제주군수는 삼별초의 이와 같은 대몽항쟁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05년 만나서
자매결연을 맺었으며 이 곳 외포리에 삼별초 유허비를 세웠던 것입니다. 우리 軍에서도 별 관심을 갖고
있지 않는 고려 삼별초의 불굴의 무사정신을 일선 행정기관장들이 나서서 높이 평가해준 것을 보면서
예비역의 한 사람으로서 한편으로 부끄러우면서도 그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었습니다.
망양돈대에 올라가서 주변 일대를 둘러보며 기념사진을 촬영한 우리는 차량으로 약 10분 거리의 남쪽에
있는 ' 스페인 마을' 근처의 < 바닷 >이라는 카페에서 만나 차를 마시며 후반기 모임에 대해 논의하였습니다.
행사일자는 오늘 참석한 회원이 과반수이므로 대부분 참석 가능한 10월 25일(금요일)을 선정하였습니다.
장소에 대해 토의하면서 이홍기 사무총장은 멀리 있어서 참석하기에 곤란한 홍천의 정 공을 우선 고려하여
가평 또는 양평 근처를 타진함으로써 일단은 양수리(두물머리) 일대를 잠정적으로 정하고 더 좋은 곳이
있는지 계속 연구해보기로 했습니다. 따라서 오늘 불참하신 회원님들은 일단 다음 행사 일자인 10월 25일을
잊지말고 비워두시면 좋겠다는 모두의 뜻을 전달합니다.
* 또한 임 회장께서는 내년에는 고희(古稀) 기념으로 용인민속촌에서 부부끼리 한복을 입고서 쌍쌍파티를 계획하면
어떻겠냐는 의견을 제시하신 바 내년 회장단(조인섭, 박성조)에서 참고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바닷 카페에서 일부는 스페인 마을로 이동했으며 이미 가 본 적이 있는 회원들은 거기서 아듀를 告하고
아쉽지만 헤어졌습니다. 이틀전만해도 비가 내렸지만 오늘은 맑게 개인 하늘과 강화도의 시원한 바다 풍경,
또한 맛있는 밴댕이 회 등 삼박자가 잘 갖춰진 춘계 행사였습니다. 수고하신 회장님과 사무총장님께 재삼
감사드리면서 모든 회원들의 건승을 빕니다. 안~뇽
* 오늘 참석 못하신 분들은 5월에 장삼열 공께서 주관하시는 번개모임 때 뵙겠습니다.
첫댓글 카페지기 대단히 수고하셨습니다...
글과 사진 기록에 존경합니다...
역시 대단하십니다.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게 해 주셔서 늘 감사드립니다.
진도는 또 언제 갔다 왔나요?
강화도구먼
잘못 알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