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프리패스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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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패스로 헬스장과 복지관에 아예 입장할 수 없게 되었다. 백신 패스 적용시설에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백신 종료 확인증이나 음성확인서, 백신을 맞으면 안 된다는 진단서를 가지고 오라 했다. 요구하는 것을 들어줄 수 없으니 헬스장과 복지관의 입장을 거절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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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백신을 맞기가 겁이 났다. 아직 완벽한 검증이 되지 않은 백신을 맞는 것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위의 지인들이 백신 맞고 일상생활을 2달 이상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 더 겁이 났다. 무기력증과 대상포진, 심지어 마비증세등이 있었다. 심근염인 줄 모르고 감기 치료만 하다 보니, 병이 커져서 입원까지 한 지인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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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직원이 백신 종료 확인증이 없으면 음성확인서를 가지고 오라고 하는데, 48시간만 유효하다고 했다. PCR검사를 하면 이튿날 확인 문자가 온다. 매일 보건소에 가서 음성확인을 해야 한다는 결론이었다. 한 두번 코를 쑤셔도 힘든데 한시간의 운동과 취미 생활을 위해 24km 떨어진 보건소에 가서 매일 검사받는 것은 나에게 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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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백신을 맞지 못하는 큰 이유가 있다. 작년에는 두드러기를 달고 살았다. 몇 번 약을 먹기도 했지만, 속이 쓰리고 아파서 차라리 두드러기로 괴로워하는 것이 나을 정도였다. 그리고 알레르기가 있어서 몸의 모든 기관이 예민하다. 이런 이유로 지금까지 독감 백신도 맞아 본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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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동안 코로나 19 발병 이후 세계는 모두 힘든 시기를 지내고 있다. 수십억 중의 한 사람인 나도 우울한 마음을 운동과 취미 생활을 하며 견뎌내고 있었다. 모처럼 남편과 함께 가곡 반에도 다니면서 새로운 기운을 얻게 되었다. 그런데 지난달, 갑자기 모든 활동에 제동이 걸렸다. 어제는 백화점과 음식점에 손님과 같이 갔다가 거절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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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만 해도 백신패스를 실시하더니, 방역패스로 추가 조치에 들어갔다. 백신 이상 반응에는 코빵귀도 꾸지 않으면서 코로나에 걸리면 다 죽는 것처럼 두려움을 주는 것이 한심스럽다. 이제 나는 백신 접종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입장이 되었다. 하고 싶지 않은 것을 강요당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불편하였다. 미접종자를 차별하는 것에 이해는 되지 않았지만, 백신 접종하기로 마음을 다졌다.
7.
예약한 날짜에 백신 접종을 위해 보건소에 갔다. 선 듯 내키지 않았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들어가 보았던 적이 있었다. 백신 접종 후유증과 사망한 사람의 유가족이 쓴 피눈물 나는 글이 떠오르면서 섬뜩했다. 나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생각에 머리를 저었다. 백신 접종 줄에서 얼른 빠져 나왔다. 대신 PCR 검사 줄에 서서 마음에도 없는 검사를 했다. 콧속이 따끔했다. 눈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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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이나 백신 접종을 하기 위해 달려갔다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결국 백신 접종을 포기했다.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나의 생명과 건강을 잘 알고 있는 나의 결정권을 존중해 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민신문고에 글을 써서 보냈다. 불필요한 백신 접종 강요로 나의 기본권이 제한받고 무시받는 것이 억울해서 구구절절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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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에 답신이 왔다. 건의할 수 있는 부서 전화번호와 질병 관리청 연락처를 안내해 줬다. 안내해 준 지방 담당자에게 전화해서 나의 사연을 말했다. 자신들도 정부 시책에 따를 뿐 도와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잘라 말했다. 질병 관리청에 직접 전화해 보라며 책임을 지지 않으려 했다. 그러면서 나이도 많은데 왜 백신을 맞지 않느냐고 다그쳤다. 빨리 백신을 맞으라며 재촉하는 직원이 야속하였다. 살려고 백신 접종을 하지 않는데, 백신 맞고 죽으면 당신이 책임질거냐며 목소리를 높이는데 전화기에서 뚜뚜뚜... 음이 새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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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질병 관리청에 매일 전화 연결을 시도했다. 일주일 만에 연결이 되었다. 뜸 들일 겨를도 없이 말했다. 코로나 백신의 부작용이 없다는 것과 부작용이 있으면 책임지겠다는 각서를 써 달라고 했다. 각서를 써 주면 죽을 각오로 백신 접종을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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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은 정답만 내놓았다. 백신 접종은 자율적인 것으로써 누구도 책임질 수 없다고 했다. 백신 접종이 자율적이라면 안 맞을 권리도 인정하라며 다그쳤더니, 정부의 시책이라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약자에게 대하는 직원의 태도가 앙칼졌다. 녹음해 두지 않는 것을 후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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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마음이 힘들었다. 성인의 70%만 백신을 접종하면 위드코로나로 간다며 질병청과 전문가들은 장담하며 국민들의 마음을 안았다. 국민들은 자신의 생명을 지키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모두가 백신 접종에 나섰다. 그러나 70%가 모자라서 95%을 접종해도 확진자 수는 하늘로 치솟았다. 2차까지 접종하면 코로나 항체가 생겨서 감염이 없을 거라고도 했다. 여전히 코로나는 천하무적처럼 공포마케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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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 넘도록 방역 패스가 없었던 때는 모든 수칙을 지키며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하였다.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아도 건강했고, 나는 코로나 온상지가 되지 않았다. 차별받거나 권리 제한이 전혀 없었다. 지금은 접종자들을 보호하고 미접종자가 중증환자 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며 내 발목에 엄벌 죄라는 발찌가 채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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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학교에서 함께 했던 선생님과 모 식당에서 만나기로 했다. “고 선생님은 오늘 못 오겠네요?” 총무를 맡은 선생님께서 부아를 질렀다. 더구나 점심을 먹고 나서 백화점에도 들릴 생각이라며 빨리 백신 접종을 하라고 했다. 속으로 소리 지르며 분노를 뿜어댔다. “나도 살고 싶고, 감염만은 피하고 싶다고요. 그런데 신체적 문제로 백신 접종은 겁나는데 어떻게요. 고민 끝에 선택한 것이라고요. 나는 프리패스를 원한다고요.” 오늘도 나는 불순분자 취급을 받으며 버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