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 청약 앞두고 수상한 상한가 행진... 부채비율 1000% 넘는 이 회사
김종용 기자
입력 2023.09.21 06:00
에이스테크 주가 차트.
통신장비 기업 에이스테크의 주가가 폭등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에이스테크(4,015원 ▲ 215 5.66%)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유상증자 흥행을 위해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에이스테크는 전날 5.66% 상승해 4015원에 거래를 마쳤다. 유상증자 가격 1436원 대비 179.5%가량 높은 금액이다. 현재 주가가 신주상장일까지 유지되면 바로 100%대 차익이 생기기 때문에 전날 실권주 청약에는 2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부채비율이 1000%가 넘는 에이스테크는 연일 급등 중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주 에이스테크의 주가는 62.76% 상승했고, 이로 인해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많이 오른 종목으로 꼽혔다. 그럼에도 구주주 청약이 미달되면서 20%(487만3170주)가량 실권주가 나왔다. 이후 일반 공모 청약이 진행된 19일엔 전일 대비 29.91% 치솟은 3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20일)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통상 유상증자는 주식 시장에서 악재로 통한다. 발행 주식 수가 늘어나면서 주식 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이다. 실적은 그대로인데 주식 수가 늘어나면 그만큼 주당 이익은 줄어들게 된다. 특히 에이스테크의 유상증자는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것이 아닌, 채무 상환 목적이다. 에이스테크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 받은 금액으로 총 480억원 규모 44회차 CB와 45회차 BW를 상환할 예정이다.
채무 상환을 위한 유상증자는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CJ CGV다. CJ CGV는 지난 6월 20일 415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다. 이 중 54%인 2253억원이 채무상환을 위한 자금이었다. 유상증자가 발표된 다음날 CJ CGV 주가는 하루 만에 21.1% 폭락했다.
그러나 구주주 청약 하루 전인 지난 9월 13일 에이스테크의 주가는 29.75% 올랐다. 당일 에이스테크가 글로벌 통신장비 기업과 양산 생산기지에 대한 협의를 진행한다는 내용을 발표하면서다. 그 외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공급계약 등 호재성 보도자료를 배포했는데, 판매 계약 공시는 따로 하지 않아 진위가 의심스럽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유상증자 청약을 흥행시키려는 의도가 반영된 거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에이스테크의 실적은 수년간 악화하는 상황이다. 에이스테크의 영업손실은 2021년 354억6000만원, 지난해 200억5000만원에 이어 올해 1분기 83억6000만원, 2분기 234억4000만원으로 적자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반기 부채비율은 1083.85%를 기록해 업종 평균인 33.68%를 대폭 상회하고 있고, 총차입금의존도 역시 60.01%로 업종 평균인 5.73% 대비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에이스테크는 해외 법인 축소와 50% 이상 인력 구조조정, 사업 구조 재편 등 고정비 절감을 단행 중이다.
에이스테크 측은 투자설명서에 “영업손실 및 당기순손실이 연이어 발생한 점 등으로 인해 외부감사인은 2020~2022년 결산 감사보고서에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함을 표명했다”며 “에이스테크가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할 경우 상장 폐지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에이스테크가 전환사채 차환 발행을 추진하다가 여의찮아 주주배정 증자에 나섰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상장사는 주가 영향이 덜한 CB 발행을 선호하지만, 에이스테크는 부채비율이 너무 높아 투자자들이 나서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에이스테크의 유상증자는 3자 배정 방식과 달리 기존 주주들로부터 자금을 조달 받아야 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이기 때문에 흥행 여부가 중요하다. 에이스테크의 최대주주 구관영 회장이 100% 청약을 약속한 이유다. 그러나 구 회장이 청약을 약속한 당시 지분율은 4.74%로 유상증자 배정분의 100%를 청약한다고 해도 실제 지분율은 0.01%p 오를 뿐이다. 실제 청약 물량은 미미한 것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에이스테크는 채무를 상환하기 위해 수차례 자금 조달을 한 만큼 또다시 자금 조달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신용등급도 매년 하향 조정되고 있어 향후 자금 조달에서 채권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에이스테크는 지난 3년 동안 총 8차례 자금 조달을 시도했고, 이 중 채무를 상환하는 데 총 1280억원을 사용했다. 기업 신용등급도 2020년 BBB-에서 올해 B0로 매년 내려가고 있다.
김종용 기자
김종용 기자
오늘의 핫뉴스
유증 청약 앞두고 수상한 상한가 행진... 부채비율 1000% 넘는 이 회사
부채비율 1000%… 유증 청약 앞두고 수상한 상한가 행진
증권 많이 본 뉴스
유증 청약 앞두고 수상한 상한가 행진... 부채비율 1000% 넘는 이 회사
유증 청약 앞두고 수상한 상한가 행진... 부채비율 1000% 넘는 이 회사
금리 6%인데 한달 이자 1300원… 찬밥 신세 ‘초단기적금’
금리 6%인데 한달 이자 1300원… 찬밥 신세 ‘초단기적금’
역시 거품이었던 LG엔솔 ‘1경 신화’... 기관투자자 공모투자 여력 기껏해야 10조원대
역시 거품이었던 LG엔솔 ‘1경 신화’... 기관투자자 공모투자 여력 기껏해야 10조원대
100자평도움말삭제기준
100자평을 입력해주세요.
당신이 관심 있을 만한 콘텐츠
[중견기업 해부] 삼성과 지분 정리 원진號 SFA, 2차전지 속도 - 조선비즈
뻔뻔한 디즈니 사진
이거 하나로 성장판을 극대화하여 평균키보다 +6cm 키우는 방법
‘이차전지 인버스 ETF’ 역대급 성공 거뒀는데… 업계 반응은 시큰둥 - 조선비즈
‘위기의 신세계’ 파격 쇄신 결단 내린 이명희 회장...어깨 무거워진 한채양·박주형 - 조선비즈
키 큰 아이들의 성장 가속화의 비결은???
Recommended by
많이 본 뉴스
1
유증 청약 앞두고 수상한 상한가 행진... 부채비율 1000% 넘는 이 회사
2
태양광부터 그린수소까지… 오만으로 가는 韓 기업
3
태양광 빚투했다, 고금리에 연체 급증
4
구독자 세계 1위 유튜버…200만달러 수소차 리뷰 중 삼성 ‘갤럭시Z플립5′ 꺼내들어
5
[르포] 3200원 커피 시키고, 7시간 자리 차지…‘전기도둑’ 쫓으려 콘센트 막는 카페 사장들
6
TSMC 3나노 공정 “성능 향상 기대 이하”… 삼성전자 반격 기회 잡나
7
역시 거품이었던 LG엔솔 ‘1경 신화’... 기관투자자 공모투자 여력 기껏해야 10조원대
8
금리 6%인데 한달 이자 1300원… 찬밥 신세 ‘초단기적금’
9
“주가 향방은 귀신도 몰라”…증여했다 취소하는 재벌가 오너들
10
뉴욕증시, 美 연준 연내 추가 금리인상 전망에 하락 마감
연예 많이 본 뉴스
1
제니, 이런 의상까지 소화.. 존재 자체가 ‘아트(Art)' [화보]
2
'문희준 딸' 희율, 너무 잘 자랐다···스테이씨 시은+라이즈 앤톤 잇는 아이돌 2세 될까('슈돌')[종합]
3
'안보현♥' 블핑 지수, 이 모습에 어떻게 안 반해…첫사랑 비주얼
4
차인표♥신애라, 여전한 금슬…비 온 뒤 맨발로 산길 걷기 중
5
'최애의 아이'가 '엠카'에 뜬다…요아소비, 21일 스페셜 스테이지 [공식]
6
송혜교, 박솔미 손만한 작은 얼굴…'입술 쭉' 귀요미
7
권정열→문상훈까지...'소년 소녀 연애하다', 프로과몰입러 패널 군단 완성
8
'나솔' 16기 영숙 "저 응원하지 마세요"...끊임없는 악플에 심경 토로
9
지영옥, "사기만 5번, 지인에 대출·카드 빌려주고 전 재산 다 날렸다" ('마이웨이') [종합]
10
'나는솔로' 16기 상철, 영숙or영자? "한국 가는 중"
개인정보처리방침
앱설치(Andro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