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말 대구의 낮 기온이 37.3도를 기록했다. 1907년 대구 지역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후 108년 만에 가장 높았고 5월 기준으로는 전국 최고였다.
기온이 상승하는 여름철, 자동차 관리는 다른 계절보다 상대적으로 소홀하기 쉽다. 그러나 혹서기 차량관리는 겨울철보다 차량 손상 정도가 크고 특히 안전사고에 노출될 위험성이 크다는 점에서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계절별 교통사고 현황을 봐도 여름철(6월∼8월)에는 4만 5140건이 발생해 겨울철(12월∼2월) 4만9719건과 크게 차이가 없다. 특히 차량 정비 및 관리 소홀에 따른 교통사고 발생율은 더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여름철 교통사고는 졸음운전과 정비불량, 그리고 빗길 안전사고가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겨울철 못지않게 폭염이 시작되는 여름철에는 안전사고에 대비한 철저한 차량 관리와 예방 점검이 필요하다.
열 받은 자동차, 식혀야 산다=여름철 자동차 관리의 핵심은 '열(熱)'을 다스려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자동차는 냉각수를 이용한 수냉식 냉각 장치로 엔진의 열을 식히고 있다.
엔진룸의 온도는 기온이 크게 오르는 여름철 높게는 300도까지 치 솟는다. 따라서 냉각 계통에 대한 소홀한 관리는 차량 화재로 이어지거나 고장의 원인이 되기 쉽다.
냉각수가 모자라거나 라디에이터, 냉각팬, 서머스탯, 워터 펌프 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가장 먼저 나타나는 현상은 엔진 과열에 따른 오버히트 현상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보조 탱크에 적정량의 냉각수가 유지되고 있는 살펴보고 필요시 보충을 해 줘야 한다. 또한 계기판에 표시되는 냉각수의 온도가 갑자기 상승하면 운행을 멈추고 반드시 점검을 받아야 한다.
부식된 부동액이 차량 화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라디에이터 그릴 상단에 있는 캡(자동차의 엔진이 완전하게 식은 후)을 열고 냉각수의 색이 녹색에서 짙은 갈색으로 변해있다면 냉각수 전체를 즉시 교환 해주는 것이 좋다.
가장 피곤한 타이어, 각별한 애정=계란이 익을 정도로 달궈진 아스팔트 도로, 물이 고인 도로, 장대비로 여기 저기 파여있는 포트홀까지 타이어는 여름철 가장 혹독한 조건을 견뎌내야 한다.
따라서 폭염과 비가 잦은 여름철, 타이어 마모 상태와 공기압 점검은 가장 중요하고 필수적인 점검 대상이다. 마모가 심한 타이어는 빗길 운전시 수막현상에 따른 차체의 미끄러짐이 더욱 심해져 대형 교통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저속으로 달리는 겨울철 눈길 운전과 달리 빗길 사고는 대부분 중고속으로 달리면서 나기 때문에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마모상태를 확인하는 방법도 간단하다. 타이어의 홈에 100원짜리 동전을 끼워 이순신 장군의 관모가 보이기 시작하거나 타이어의 홈에 있는 돌기(사진)가 표면과 같은 위치로 드러나기 시작하면 교환을 해야 한다.
이 밖에도 타이어의 표면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고 공기압을 평소보다 10% 가량 더 높게 유지하는 것도 올바른 여름철 타이어 관리 요령이다.
잦은 비 극복하려면, 와이퍼와 에어컨 점검=여름철에 내리는 비(雨)는 안전운전에 큰 위협이 된다.
이 비를 극복하는 가장 효과적인 무기는 와이퍼. 그러나 혹독한 겨울을 버틴 와이퍼는 대부분 고무 부분에 작은 손상이 발생하기 마련이어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육안으로 봤을 때 와이퍼 고무날의 끝 부분이 반듯하지 않거나 휘어져 있다면 교환을 하는 것이 좋다. 와이퍼와 함께 워셔액이 충분한지, 그리고 이 워셔액을 뿌려주는 노즐의 이상유무도 한 번쯤은 살펴봐야 한다.
비가 내리는 날 운행 중 갑작스럽게 와이퍼가 작동하지 않을 때는 담배를 유리 표면에 문질러 주면 일시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보다는 김서림, 그리고 물방울 맺힘을 방지해주는 제품 하나 정도를 비치하고 비상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은 차내 온도를 낮춰주는 역할과 함께 여름철에는 자동차 유리에 자주 발생하는 김서림을 예방하는 역할도 한다.
에어컨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엔진룸에 있는 팬 모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사전에 확인하고 통풍구에 이물질이 끼지는 않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에어벤트에서 바람은 나오지만 냉방이 되지 않는다면 냉매가 부족하지 않은지 살펴보고 에어컨 필터의 청결성, 그리고 에어컨 벨트의 이상유무도 확인해야 한다.
물먹는 습기 제거제 등 보조 용품 비치=여름철 안전 운전에 가장 방해가 되는 것은 습기다. 실내에 습기가 많으면 차량 유리 전체에 하얗게 김이 서리게 하고 또 운전자의 건강에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장마철은 물론이고 세차를 마친 후, 또는 차내에서 마시는 음료도 차내에 습기가 머물도록 하는 만큼 여름철에는 습기 제거제를 상시적으로 비치하는 것이 좋다. 날씨가 좋은 날 차 문을 열고 자연스럽게 건조하는 것도 방법이다.
트렁크에 오염되기 쉬운 물품은 없는지도 확인을 하고 앞에서 언급한 물방울, 김 서림 방지제 같은 보조 용품도 비치를 하면 유용하게 사용 할 수가 있다.
<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