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복제도는 '오복제도'라 하여 참최, 재최, 대공, 소공, 시마의 5등급으로 나누어 상복기간을 정했다. 이러한 근거는 계절의 순환에 따른 자연법칙에서 찾을 수 있다. 즉, 3개월만에 한 계절이 변화해 이것이 시마이고, 6개월만에 다시 한 계절이 변화하니 양수를 취해서 5월이 소공이고, 9개월만에 다시 계절이 변화되어 대공이고, 4계가 한번 변하는 것이 재최 1년이고, 다시 변화한 것이 3년복 참최(벨듯 거친 상옷)인 것이다.
오복 중 첫째는 참최 3년이니, 아들이 아버지를 위해 입는 복인데 적손이 그 아버지가 안 계실 때 조부나 증조 고조를 위해서 승중하는 자와 또 아버지가 적자를 위해 입는 복도 마찬가지이다. 둘째는 재최 3년으로 아들이 어머니를 위해서 입는 복이다. 셋째, 대공 9월은 종형제와 종자매를 위한 복이다. 이미 시집간 손녀와 적자가 있을 때 장손을 위해서도 같다. 넷째, 소공 5월은 종조부와 종조모, 형제의 손자, 종형제의 아들, 재종형제를 위해서 입는 복이다. 외조부모와 외숙, 생질에게도 같다. 다섯째, 시마 3월은 종증조부, 종증조모, 증조의 형제나 자매, 형제의 증손과 증조부, 증조모를 위해서 입는다.
* 상복 = 소복 = 흰색? 상복을 흔히 소복이라고도 하는데 이 소복이 흔히 흰옷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그래서 소복 하면 곧 흰옷으로 통할 정도이다. 그러나 실제 상복에는 주로 삼베가 쓰인다. 삼베의 색깔은 황색 계통이다. 따라서 상복은 소복, 소복은 흰옷 곧 상복은 흰옷이라고 단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소복은 상복의 색깔 및 꾸밈 상태를 두고 일컫는 말이다. 곧 옷감에 물감을 별도로 들이지 않은 소색(素色)의 옷 또는 장식이나 무늬를 넣어서 모양을 내지 않은 상태의 소박한 옷을 뜻한다. 상복은 옷감에 별도로 색을 내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색을 취한다. 자연히 거친 삼베를 상복의 감으로 쓰는 경우 상복은 으레 어두운 황색의 옷이 되기 마련이다. 무명을 감으로 하여 만든 상복의 경우에만 흰옷이 상복이 되는 것이다.
* 상주가 짚는 지팡이(상장) 상주가 지팡이를 짚는 것은 부모상을 당하여 슬픔으로 쇠잔한 몸을 부축하기 위한 것이고, 또한 상주의 신분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다. 아버지를 잃은 경우에는 대나무 지팡이(죽장)를, 어머니를 잃은 경우에는 오동나무 지팡이(삭장:깎아 만든 지팡이)를 짚는데, 이는 상주와 죽은 이의 관계를 쉽게 알리는 구실을 한다.
호상, 사서, 사화를 정한다. 주검을 지키며 곡을 끊이지 않아야 하는 상주의 처지에 모든 일들을 두루 처리하기란 힘든 것이라 상가에 호상소를 세운다. 호상소는 손님이 출입하면서 거치기가 쉬우며 주상과의 연락이 편한 곳에 만든다. 호상이란, 요즘식으로 말하면 장례위원장인 셈이다.
호상은 상주의 가까운 일가 어른 가운데 상례에 밝고 덕망 있는 사람을 뽑는데 상주를 도와 상례 일체를 관장하며, 상례에 밝은 사람을 집사로 뽑아 호상을 보조하게 한다. 이때부터 호상은 지필묵을 준비하여 물품이나 금전의 출납을 기록하고 조객의 출입도 기록한다. 호상은 찬축, 사빈, 사서, 사하를 별도로 뽑아 역할을 분담하는데 각기 의례의 진행, 찬 및 축문 담당, 기록 담당, 경비 출납 등을 맡겨서 일을 돕도록 한다. 사서나 사화는 이복들 중에서 정하는데, 사서는 문서를 맡아 모든 것을 기록하며, 사화는 재물을 맡아 처리하는 사람을 말한다.
축문 등은 친척이 맡아 보게 하고, 집사(사화)는 백지로 된 두 권의 공책을 준비하여 부의금 수납과 장례기간에 지출하는 비용을 각기 기록하며 사서는 부고를 보낸다. 조문객을 기록하는 공책 이름을 남자상에는 조객록, 여자상에는 조위록이라 하여 달리 불렀다. 부의록, 금전출납장, 물품수납장, 축문집 등도 필요하다. 부의록은 부조하는 내용을 기록하는 장부로 금전, 물품, 조화, 조전, 제문, 만사 등의 접수 내용을 기록한다. 축문집은 상가에서 의식할 때마다 필요한 축문을 미리 써서 (삼우때까지) 책으로 묶어 놓고 순서에 따라 쓴다. 발상이 끝나면 상가에 호상소를 마련한다. |
<예기>에는 '조상이라는 것은 주인에게 따르는 것만이 아니다. 40살 된 자는 삽을 잡고, 마을 사람으로서 50이 된 자는 주인을 따라 반곡하고, 60이 된 자는 흙이 광중에 차는 것을 기다린다'라고 하여 이웃이 힘을 모아 장사를 치르도록 하였다. 부의를 상가에 보낼 때는 반드시 단자를 써서 봉투에 넣어 보내야 하며, 단자를 쓰지 않을 때는 피봉에 물목을 쓴다. 조물을 보내는 경우, 물품은 따로 싸고 단자만 봉투에 넣는다. 초상 때 부의 문구는 부의, 근조, 조의, 향촉대 등이고 소대상 부의 문구는 전의, 향전의, 비의, 비품 등이다.
생전에 은혜를 입었거나 정리를 서로 나누던 사람의 마지막 성의로 슬픔을 담아, 그들은 찹쌀이나 멥쌀을 부조하기도 하고, 술을 빚은 동이나 떡시루, 또는 팥죽 함지를 이고 오기도 했으며, 달걀꾸러미·호박·가지·채소, 아니면 무명·명주·삼베 등, 무엇이든지 상가에 소용되는 것이라면 가지고 와 내놓았고, 다른 많은 사람이 형편껏 금전으로 마음을 표시하였는데, 이렇게 만장으로 조의를 표한다는 것은 망인이 가는 마지막 길을 위하여 또 얼마나 서럽고 아름다운 배웅의 손짓이랴!
* 절은 몇 번, 어떻게 해야 옳은가 의식행사에 참석했을 때와 전통배례를 할 때 또는 어른 앞에서 공손한 자세를 취하려면 공수를 했다. 공수법은 남녀가 다르고 평상시와 흉상시가 다르다. 때문에 제대로 하지 않으려면 오히려 공수하지 않는 것이 낫다 하겠다.
평상시(제사 등) 공수는 남자는 왼손이 위이고 여자는 오른손이 위이다. 이는 왼쪽은 동쪽으로 양이기 때문에 왼손이 위이고, 여자는 음이기 때문에 오른손이 위로 가게 했던 것이다.그러나 흉사시에는 평상시와 반대로 남자는 오른손이 위이고, 여자는 왼손이 위가 된다. 흉사란 사람이 죽은 순간부터 약 백일간(졸곡 직전까지)을 말한다. 초상집, 영결식, 상중인 사람에게 인사할 때는 흉사의 공수를 하는 게 바른 예법이 된다.
산 사람에게는 양의 도를 따르기 때문에 한번 절하고, 죽은 사람에게는 음의 도를 따르기 때문에 재배라 하여 두번 절한다. 여자는 사배라 하여 네번 절하는데 그 이유는 여자는 음이므로 양인 남자의 갑절 수로 절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장례의식에서 죽음을 인정하는 의식인 입관 전까지는 산 사람에게 하는 의례에 따라 한번(남자의 경우), 입관 후부터는 두번(남자의 경우) 절하는 것이 예법에 맞다.
조상은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하여 찾아가 인사하는 것을 말한다. 전통식 상례의 경우 조상은 원래 성복 후에 하도록 되어 있다. 성복 전에는 가까운 일가 친척이나 친한 친구가 가서 상주에게만 인사하고 영구에게는 절을 하지 않는다. 이에 비해 문상은 객지에 나와 있다가 부모의 상을 듣고 돌아오는 것을 일컫는다. 부음을 듣는 즉시 곡을 하며 부고를 가지고 온 사람에게 절을 하고 흰 옷으로 갈아 입는다. 집에 돌아오면 상복으로 다시 갈아입고 시신 앞에 나아가 슬피 곡을 한다.
* 조문 예절 조문은 원칙적으로 성복 후에 해야 한다. 성복 전에는 상주에게만 인사하고 시신에 대해서는 절하지 않는다. 이는 상주가 성복을 한 후에야 부모의 죽음을 비로소 받아들이고 상주로서 역할을 행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성복 후에는 먼저 고인의 영좌 앞에서 곡하고 재배한 뒤 주인과 맞절로 인사한다. 그러나 성복 후라도 고인과 면식이 없거나, 아랫사람이거나, 면식이 있더러도 연령 차가 별로 없는 여자인 경우에는 빈소에 절하지 않고 곡만 하고는 상주에만 인사한다. 만일 일행이 여럿이면 그 중 한 사람만 조상한다. 길이 멀어서 갈 수 없을 때는 편지로 위문해도 된다. 상에는 반드시 남주가 있어 남자 조문객을 대하고, 또 여주가 있어 여자 조문객을 맞아야 한다.
조문 가는 시간은 즉시 달려가서 도와주어야 하지만 친분이 가깝지 않은 사람은 성복을 끝내기를 기다려 문상하는 것이 예의이다. 가까운 사람이라면 염습이나 입관을 마친 때건 아무 때나 조문을 가도 결례는 아니다. 그러나 가까운 친지가 상을 당한 경우엔, 가급적 빨리 상가에 가서 장례 준비를 도와야 한다. 음식은 간단히 차려 대접하도록 하고 조문객들도 먹고 마시며 노는 곳으로 어수선하게 만드는 것은 삼가야 한다.
조객이 호상에게 성명을 밝히면 상가에서는 불을 밝히고 자리를 깔고, 상주 이하 상제가 자리에 나가 영좌 동남쪽에 서서 모두 '애고 애고' 하고 곡을 하면서 조객을 맞는다. 이윽고 조객이 호상의 안내를 받아 빈소에 도착하면 먼저 상제에게 목례를 한다. 조객은 영정을 향하여 '허희 허희(어이 어이)' 하고 슬피 곡을 한 뒤 두 번 절을 한다. 이어 분향을 하고, 무릎을 꿇고 앉는다.
집사가 무릎을 꿇고 잔을 꿇어 앉아 있는 조객에게 주고 술을 따른다. 조객이 이것을 다시 집사에게 주어 영좌 앞에 놓게 하고 일어서면, 호상이 상주의 곡을 그치게 한다. 축관이 서쪽을 향하여 무릎을 꿇고 제문을 읽고 조객이 가져온 부의의 명세를 바치고 나면 조객과 상주가 모두 슬피 곡한다.
고인에 대한 인사가 끝나면 조객은 상주와 맞절을 한 다음 무릎을 꿇고 간단한 애도의 말을 전한다. 흔히 "상사를 당하시어 얼마나 망극하십니까" 또는 "상사 말씀, 무슨 말씀으로 여쭈오리까" 또는 "병환이 침중하시더니, 상사를 당하시어 얼마나 망극하십니까"라고 인사를 한다. 상주는 머리를 숙여 슬픈 표정으로 한숨을 쉬며 대답을 대신하기도 하고, "망극하옵니다""원로에 수고하시니 죄송합니다"라고 대답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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