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대출자라는 말은 화폐의 공급과 경제의 안정을 담보하는 기관인 중앙은행에게 덧붙여진 별명입니다. 경제가 필요로 하는 돈을 다른 곳에서 빌려오지않고 바로 빌려줄 수 있는 유일최종의 기관이라는 의미입니다. 영란은행(BOE), 미국의 연준(FED), 유로중앙은행(ECB)의 발족에 관해서도 이들의 기능과 역할에서 이 최종대출자는 당연히 포함되는 것으로 이해되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떻습니까?
중앙은행은 본래 사설은행들의 난립과 눈속임, 거짓 예탁증서의 남발이 빚어낸 경제의 혼돈을 불식하고 국민과 국가경제에 믿음과 안정을 확보한다는 명분으로 설립되었습니다. 그래서 개별 은행들의 은행권을 중앙은행권으로 단일화하고, 돈과 은행제도가 국민과 국가에 봉사하는 시스템이 되도록 운영해야 한다는 기본소임이 주어졌음에도 이를 실천하지 못하고 은행들의 대변자 내지는 하수인 노릇에 더 충실하는 '문제아'로 변질되었습니다.
미국 재무부의 웹사이트에서 확인되는 자료들에서 미국 정부의 재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살펴봅니다.
<'23년 하반기 정부채무증서 발행 및 상환 총괄표>
(단위:10억$) | 단기할인채 순발행 | 장기이표채 발행 | 장기이표채 상환 | 장기이표채 순발행 | 전체정부채무순증가 |
3분기 | 829.03 | 671.00 | 493.03 | 177.97 | 1,007.00 |
4분기 | 513.45 | 921.00 | 582.45 | 338.55 | 852.00 |
하반기 | 1,342.48 | 1,592.00 | 1,075.48 | 516.52 | 1,859.00 |
자료: Most Recent Quarterly Refunding Documents | U.S. Department of the Treasury 에서 취합계산
Most Recent Quarterly Refunding Documents
DOCUMENTS RELEASED at 3:00 PM Monday, July 31, 2023Financing Estimates: 2023 - 3rd QuarterEconomic Policy Statements to TBAC: 2023 - 3rd Quarter(The next release is scheduled for October 30, 2023)DOCUMENTS RELEASED at 8:30 AM Wednesday, August 2, 2023Policy Statement: 2023 - 3rd Quarter TBAC Re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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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9월말 현재 미국의 정부채무 잔액은 단기할인채가 5.25조불, 장기이표채가 27.92조불로 합계 33.17조불임에 비추어 반년사이에 5.6%가 불어나고 있습니다.
더우기 위 재무부 홈페이지 문서들이 언급한 표현은 이것을 " NET CASH RAISED THIS QUARTER(분기중 추가로 조성된 현금)"이라 합니다.
미국 재무부는 단기할인채발행을 1주일에 두번, 장기이표채는 한달에 두번씩 발행시장 입찰을 통해서 실시하는데, 만기지급할 기존의 빚을 더 큰 규모의 새로운 빚으로 갚아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정부채무증서가 만기가 최장 30년임에도 액면 그대로 현금처럼 취급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누가 최종대출자입니까? 재무부인가요, 발행시장 입찰에 참가하는 프라이머리딜러인가요? 아님 그 중간의 FED인가요? 제가 보기엔 이들 셋의 합작으로 새돈을 만들어서 나눠갖는 것입니다. 이 새로 만들어진 돈은 전부 디지털, 컴퓨터 데이타베이스에 존재하는 숫자일 뿐입니다.
문제는 이들 셋 사이의 야합으로 결정되는 금리수준입니다. 추가조성되는 현금 1.86조달러 중에 단기할인채에서 조성되는 것이 1.34조달러로 72.2%입니다. 미국의 금리커브는 우하향으로 꺽어진지 오래, 오늘 아침에 보니 6개월 단기물이 5.589%, 10년 장기물이 4.795%로 79.4bp의 격차를 보입니다.
Lender of Last Resort 로서의 중앙은행이 절실합니다.
돈 빌릴 수 있는 마지막 기관이었던 중앙은행이 이 거룩한 사명을 팽개치고 사리사욕의 화신들에게 그 자리를 내어준 연유가 무엇일까요?
절대권력은 절대부패한다는 격언대로 대마불사(Too Big to Fail)의 주술에 정신줄이 휘말린 탓이라고 밖에 달리 무슨 변명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Lender of Last Resort 는 어디 다른 곳에서 돈을 끌어다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돈을 만들어서 빌려줍니다. 그 돈이 어디서 오는지를 굳이 따진다면 미래의 국가경제로부터 끌어온다는 설명이 적합할 것입니다.
최종대출자의 대출자금 조달원가는 저들 관계자 몇명이 모여서 회의하고 보고서/발표문 작성하는 비용 뿐임에도 수익율이 낮으면 입찰에 응할 손님이 없다면서 고금리에 시달리는 민생경제의 고통을 외면합니다.
따라서, 이제는 경제위기의 재발을 예방하고 국가와 국민이 마지막으로 찾아 기댈 수 있는, 국가 금융제도의 최후저지선으로 중앙은행을 재창설하는 차원의 화폐금융 개혁이 필요합니다.
패러다임 쉬프팅!!
1. 인권존중, 주권존중 : 상호존중의 원칙
지구상 80억 인구 개개인의 생명과 인권은 그 가치가 비교불가의 무한대 값이다.
마찬가지로, 지구상 230여 독립국가의 주권 역시 존중되고 보호받아야 한다.
개별국가는 그 국가경제의 운영에 쓰일 화폐에 대해 자주적인 결정을 할 수 있고 국제사회는 이를 존중해야한다.
2. 통화주권과 통화시민권
정치·군사적인 영토주권과 별도로, 돈은 언어와 더불어 그 나름의 통용되는 영역을 형성하여 각각의 세력이 있고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음이 관찰된다.
각 개별 경제주체는 복수의 다른 통화 혹은 그 통화로 표시된 금융자산을 보유할 수 있다.
외국의 통화 혹은 금융자산을 보유한 자는 해당 통화당국의 규제·감독에 순응할 의무가 있는 그 통화의 시민권자이다.
3. 돈(화폐)과 금융기관, 그리고 그 최종 이용자
화폐금융제도의 최종 이용자는 예금자(저축자)와 빌린 자(투자자)의 양대 카테고리로 분류된다. 그리고 이 둘 사이를 연결하여 중개하는 것이 금융기관이고 여기에 공통분모로 작용하는 것이 '돈'이다.
금융기관은 전형적으로 중앙은행, 은행기관, 비은행기관, 보조서비스기관으로 분류·설명된다. 이들은 모두 까다로운 법적 규제를 받는다.
돈은 최종이용자들(End Users) 상호간, 혹은 금융기관과 최종이용자 사이에 주고 받는
데 사용되는 것과, 금융기관들 상호간, 혹은 중앙은행과 금융기관 사이에 결제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이 같아야 하겠으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것은 일반인은 중앙은행에 직접 계좌를 가지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자들은 돈을 중앙은행 돈과 일반은행 돈으로 구분하여 그 통용범위가 다르다고 설명한다.
필자는 국가의 공식 지불수단인 돈을 취급함에 있어서는 그 돈의 통화주권이 미치는 전 영역에 걸쳐 하나의 통일된 원칙하에 거래와 결제 및 계산회계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유일최종대출자는 화폐발행권자인 중앙은행의 양보할 수 없는 지위임을 재확인 한다!
경제에 돈이 부족하면 인구증가와 같은 자연적 성장동력에 제동이 걸리고, 취약계층에선 곡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치열한 생존경쟁을 하고있는 민간영역에선 누구도 감히 속임수를 써서 자신만을 위한 신용창조를 할 수가 없다(하폐위조죄). 그렇다고 공공에게 도와달라 호소하는 것이나 공공이 특정인을 선택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솔직히 낙인효과(유다의 키스)가 두려운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돈을 더 만들어 공급하는 권능은 공공대중의 집합적 권익과 의견을 대변하는 민주적 통치기구에 위임될 수 밖에 없다. 화폐금융시스템에서는 중앙은행이 바로 이 기구인 것이다. 경제의 각 부문이 원활하게 돌아가는지 모니터하고, 국가적인 중장기 비젼과 성장의 적정속도를 책정·발표하며, 화폐금융정책의 큰 그림을 제시하여 우리 돈을 사용하는 모든 시민들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받고,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어야한다.
국채발행이 오래 전부터 이러한 공공금융의 대표적인 사례로 활용되고 있다. 정부와 통화당국의 자유재량에 따른 화폐발행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국채가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때마침 미국은 지금 정부채무의 상한선 문제가 뜨겁다.
정부채무증서인 국채는 원금과 이자를 약속한 날짜에 현금으로 지급키로 예정된 것이므로, 정부는 상환금 전액을 새 돈으로 준비하여 제공하면서 "현금보다 새로운 국채를 원한다면 인프레 억제목표 2% 수익률의 새 국채로 바꿔준다"는 새 돈과 새 국채에 대한 대통령 긴급경제명령을 발동하라!
몇 주 내지 한 두 달 안에 새로운 금융질서가 형성되는 광경을 보게될 것이다.
5. 최종대출자에게 기대되는 금융약자보호를 위한 역할 제언
국리민복에 복무하는 중앙은행은 당연히 자신이 관리하는 돈이 움직이는 모든 영역에서 지나친 고리대나 중도해지 수수료와 같은 약탈적 금융거래를 단속할 책임이 있다.
지방정부나 동종금융업자협회에 부채의 수렁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금융약자의 빚을 이를테면 월1%금리의 대환대출로 인계받는 공공은행의 설립운영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