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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일시차일시(彼一時 此一時)
그때는 그때, 이때는 이때라는 뜻으로, 각각 때에 따라 행한 일이 조금도 모순이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彼 : 저 피
一 : 한 일
時 : 때 시
此 : 이 차
一 : 한 일
時 : 때 시
출전 : 맹자(孟子) 공손추하(公孫丑下) 十三章
그때는 그때, 이때는 이때라는 뜻으로, 각각(各各) 때에 따라 행(行)한 일이 조금도 모순(矛盾)이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그때 그렇게 한 것도 하나의 경우였고, 이때 이렇게 한 것도 또한 하나의 경우여서 그때 그때의 경우에 적응해서 한 것이므로 결코 모순되지 않음을 말한다.
이 성어는 맹자(孟子) 공손추 하(公孫丑章句下 十三章에 나오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맹자(孟子)께서 제(齊)나라를 떠나실 때 제자 충우(充虞)가 길에서 물었다. "선생님께 유쾌하지 않은 기색이 계신 듯 하십니다. 전날에 제가 선생님께서 '군자(君子)는 하늘을 원망하지 아니하며, 사람을 허물하지 아니한다'는 말씀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孟子去齊. 充虞路問曰, 夫子若有不豫色然. 前日虞聞諸夫子曰 君子不怨天, 不尤人.
이 두 귀절은 실제는 공자(孔子)의 말씀인데, 맹자(孟子)가 일찌기 이를 일컬어 사람들을 가르쳤다.
"저도 한 때이며, 이도 한 때이다. 대체로 五百年에 반드시 王者가 일어 나고, 그 사이에 반드시 세상에 이름을 떨치는 賢者가 있게 마련이다.
曰, 彼一時, 此一時也. 五百年必有王者興, 其間必有名世者.
(集註)
피彼 옛날, 차此 오늘. (주자의 해석/그 때와 지금의 상황이 다르다 : 조기 초순 해석/옛날 聖王들이 났을 때도 王者가 나올만한 때였으며, 지금도 王者가 나올만한 때이다)
요순(堯舜)으로부터 탕(湯)에 이르며, 탕(湯)으로부터 문왕·무왕에 이르기까지 모두 500 년에 聖人이 났다. 名世는 그 德業과 學問, 信望이 한 세대에 이름날 만한 사람이 王者를 보좌하는 것을 이르니, 고요, 직, 설, 이윤, 내주, 태공망, 산의생과 같은 사람들이다.
周나라 文·武王 이래로 칠백여 년(七百有餘歲)이 되었다. 그 햇수로 보면 聖人이 날 때가 지났으나, (어지러움이 극에 달하면 다스려지게 됨을) 그 때라고 생각한다면 지금을 그 때라고 할 수도 있는 것이다.
由周而來, 七百有餘歲矣. 以其數則過矣, 以其時考之則可矣.
(集註)
주나라는 문왕, 무왕 무렵을 말한다. 數는 500 년의 기간을 말한다. 時는 어지러움이 극에 달하면 다스려지게 되는 것을 생각하여, (지금이야말로 천하를 다스리는) 일을 해야 할 때라는 말이다. 이에 한번도 일을 해볼(有爲) Chance를 얻지 못하였으니, 이것이 孟子께서 기뻐하지 않는 기색이 없지 못하는 까닭이다.
하늘이 天下를 태평하게 다스리려고 하지 않는 것이지, 만일 天下를 태평하게 하고자 한다면 지금 이 세상에서 나 말고 그 누구이랴? 내 어찌하여 기뻐해 하지 않겠는가?"
夫天, 未欲平治天下也. 如欲平治天下, 當今之世, 舍我其誰也. 吾何爲不豫哉.
(集註)
이 때를 당해서 내가 제나라에서 뜻을 펴지 못하게 하는 것은 하늘이 아직 천하를 태평하게 다스리고자 아니한 것이다. 그러나 하늘의 뜻은 알 수 없고, 그 갖춘 것은 나에게 있으니 내가 어찌 기뻐하지 않아 하겠는가?'라고 하신 것이다. 그런즉 맹자께서 비록 기뻐하지 않아 하신 것이 있는 것 같으나 실상은 일찌기 기뻐하지 않으신 것이 아니다. 聖賢이 세상을 근심하는 뜻과 하늘(天理)을 즐거워하는 정성이 병행하고 어그러지지 않음을 여기서 볼 수 있다.
▶️ 彼(저 피)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두인변(彳; 걷다, 자축거리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皮(피; 원줄기에서 갈라지는 뜻)로 이루어졌다. 갈라진 길의 뜻으로 원줄기에서 갈라져 가는 데서, 먼 곳의 물건 또는 사람을 가리킨다. ❷회의문자로 彼자는 '저'나 '저쪽'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彼자는 彳(조금 걸을 척)자와 皮(가죽 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皮자는 동물의 생가죽을 벗겨내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가죽'이나 '겉'이라는 뜻이 있다. 彼자는 본래 '길 바깥쪽으로 걷다'는 뜻을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래서 '겉'이라는 뜻을 가진 皮자에 彳자를 결합해 '길 바깥쪽'이라는 뜻을 표현했었다. 그러나 지금의 彼자는 '저'나 '저쪽', '그'와 같이 바깥쪽이라는 뜻으로만 쓰이고 있다. 그래서 彼(피)는 ①저 ②그 ③저쪽 ④덮다 ⑤아니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나 아(我), 이 차(此)이다. 용례로는 저것과 이것을 이르는 말을 피차(彼此), 저쪽이나 저편을 이르는 말을 피변(彼邊), 그와 나 또는 저편과 우리편을 피아(彼我), 저 사람을 이르는 말을 피인(彼人), 저 땅을 이르는 말을 피지(彼地), 저곳을 문어적으로 이르는 말을 피처(彼處), 소송 행위에서 당사자가 서로 상대편을 이르는 말을 피척(彼隻), 강의 건너편 기슭을 피안(彼岸), 저편과 이편의 사이를 이르는 말을 피차간(彼此間), 그와 나와의 사이를 이르는 말을 피아간(彼我間), 상대방인 저쪽은 그르고 나는 올바르다는 말을 피곡아직(彼曲我直), 저것은 옳고 이것은 그르다는 말을 피시차비(彼是此非), 저것이나 이것이나 마찬가지를 이르는 말을 피차일반(彼此一般), 이것이나 저것이나 또는 이러나 저러나를 이르는 말을 이차이피(以此以彼), 저기의 것을 걷어내어 이곳에 얽어 만듦을 이르는 말을 철피구차(撤彼搆此), 오늘 내일 하며 자꾸 기한을 늦춤을 이르는 말을 차일피일(此日彼日), 이렇게 하거나 저렇게 하거나 어쨌든 이라는 말을 어차어피(於此於彼),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한다는 뜻으로 적의 형편과 나의 형편을 자세히 알아야 한다는 말을 지피지기(知彼知己), 자기의 단점을 말하지 않는 동시에 남의 잘못을 욕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망담피단(罔談彼短) 등에 쓰인다.
▶️ 一(한 일)은 ❶지사문자로 한 손가락을 옆으로 펴거나 나무젓가락 하나를 옆으로 뉘어 놓은 모양을 나타내어 하나를 뜻한다. 一(일), 二(이), 三(삼)을 弌(일), 弍(이), 弎(삼)으로도 썼으나 주살익(弋; 줄 달린 화살)部는 안표인 막대기이며 한 자루, 두 자루라 세는 것이었다. ❷상형문자로 一자는 '하나'나 '첫째', '오로지'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一자는 막대기를 옆으로 눕혀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다. 고대에는 막대기 하나를 눕혀 숫자 '하나'라 했고 두 개는 '둘'이라는 식으로 표기를 했다. 이렇게 수를 세는 것을 '산가지(算木)'라 한다. 그래서 一자는 숫자 '하나'를 뜻하지만 하나만 있는 것은 유일한 것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오로지'나 '모든'이라는 뜻도 갖게 되었다. 그러나 一자가 부수로 지정된 글자들은 숫자와는 관계없이 모양자만을 빌려 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一(일)은 (1)하나 (2)한-의 뜻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하나, 일 ②첫째, 첫번째 ③오로지 ④온, 전, 모든 ⑤하나의, 한결같은 ⑥다른, 또 하나의 ⑦잠시(暫時), 한번 ⑧좀, 약간(若干) ⑨만일(萬一) ⑩혹시(或時) ⑪어느 ⑫같다, 동일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한가지 공(共), 한가지 동(同),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무리 등(等)이다. 용례로는 전체의 한 부분을 일부(一部), 한 모양이나 같은 모양을 일반(一般), 한번이나 우선 또는 잠깐을 일단(一旦), 하나로 고정되어 움직이지 않음을 고정(一定), 어긋남이 없이 한결같게 서로 맞음을 일치(一致), 어느 지역의 전부를 일대(一帶), 한데 묶음이나 한데 아우르는 일을 일괄(一括), 모든 것 또는 온갖 것을 일체(一切), 한 종류나 어떤 종류를 일종(一種), 한집안이나 한가족을 일가(一家), 하나로 연계된 것을 일련(一連), 모조리 쓸어버림이나 죄다 없애 버림을 일소(一掃), 한바탕의 봄꿈처럼 헛된 영화나 덧없는 일이란 뜻으로 인생의 허무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일장춘몽(一場春夢), 한 번 닿기만 하여도 곧 폭발한다는 뜻으로 조그만 자극에도 큰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아슬아슬한 상태를 이르는 말을 일촉즉발(一觸卽發), 한 개의 돌을 던져 두 마리의 새를 맞추어 떨어뜨린다는 뜻으로 한 가지 일을 해서 두 가지 이익을 얻음을 이르는 말을 일석이조(一石二鳥), 한 번 들어 둘을 얻음 또는 한 가지의 일로 두 가지의 이익을 보는 것을 이르는 말을 일거양득(一擧兩得), 한 사람을 벌주어 백 사람을 경계한다는 뜻으로 한 가지 죄와 또는 한 사람을 벌줌으로써 여러 사람의 경각심을 불러 일으킴을 일컫는 말을 일벌백계(一罰百戒), 한 조각의 붉은 마음이란 뜻으로 한결같은 참된 정성과 변치 않는 참된 마음을 일컫는 말을 일편단심(一片丹心), 한 글자도 알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일자무식(一字無識), 한꺼번에 많은 돈을 얻는다는 뜻으로 노력함이 없이 벼락부자가 되는 것을 이르는 말을 일확천금(一攫千金), 한 번 돌아보고도 성을 기울게 한다는 뜻으로 요염한 여자 곧 절세의 미인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일고경성(一顧傾城), 옷의 띠와 같은 물이라는 뜻으로 좁은 강이나 해협 또는 그와 같은 강을 사이에 두고 가까이 접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일의대수(一衣帶水), 밥 지을 동안의 꿈이라는 뜻으로 세상의 부귀영화가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일취지몽(一炊之夢), 화살 하나로 수리 두 마리를 떨어 뜨린다는 뜻으로 한 가지 일로 두 가지 이득을 취함을 이르는 말을 일전쌍조(一箭雙鵰), 한 오라기의 실도 흐트러지지 않았다는 뜻으로 질서나 체계 따위가 잘 잡혀 있어서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일사불란(一絲不亂), 하루가 천 년 같다는 뜻으로 사랑하는 사람끼리의 사모하는 마음이 간절함을 이르는 말을 일일천추(一日千秋), 그물을 한번 쳐서 물고기를 모조리 잡는다는 뜻으로 한꺼번에 죄다 잡는다는 말을 일망타진(一網打盡), 생각과 성질과 처지 등이 어느 면에서 한 가지로 서로 통함이나 서로 비슷함을 일컫는 말을 일맥상통(一脈相通), 한 번 던져서 하늘이냐 땅이냐를 결정한다는 뜻으로 운명과 흥망을 걸고 단판으로 승부를 겨룸을 일컫는 말을 일척건곤(一擲乾坤), 강물이 쏟아져 단번에 천리를 간다는 뜻으로 조금도 거침없이 빨리 진행됨 또는 문장이나 글이 명쾌함을 일컫는 말을 일사천리(一瀉千里), 하나로써 그것을 꿰뚫었다는 뜻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변하지 않음 또는 막힘 없이 끝까지 밀고 나감을 일컫는 말을 일이관지(一以貫之), 기쁜 일과 슬픈 일이 번갈아 일어남이나 한편 기쁘고 한편 슬픔을 일컫는 말을 일희일비(一喜一悲), 한 입으로 두 말을 한다는 뜻으로 말을 이랬다 저랬다 함을 이르는 말을 일구이언(一口二言) 등에 쓰인다.
▶️ 時(때 시)는 ❶형성문자로 峕(시), 时(시)는 통자(通字), 时(시)는 간자(簡字), 旹(시)는 고자(古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날 일(日; 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寺(시)로 이루어졌다. 태양(日)이 일정한 규칙에 의해 돌아간다는 뜻이 합(合)하여 '때'를 뜻한다. 나중에 날 일(日; 해)部와 寺(시)는 之(지)로부터 생긴 글자이고 음(音)도 뜻도 거의 같으며 일이 진행됨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時자는 ‘때’나 ‘기한’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時자는 日(해 일)자와 寺(절 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갑골문에서는 日자와 止(그칠 지)자만이 결합해 있었다. 이것은 “시간이 흘러간다.”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후에 소전에서는 寺자가 발음역할을 하게 되면서 지금의 時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時자는 ‘때’나 ‘시간’과 관련된 글자이기 때문에 때로는 ‘기회’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래서 時(시)는 (1)시간의 단위로 곧 하루의 1/24. (2)시각을 나타내는 단위로 하루를 24시로 나눔. (3)1주야(晝夜)의 구분으로 지금은 자정(子正)으로부터 오정(午正)까지를 오전(午前), 그 다음부터 자정까지를 오후(午後)라 하며, 그것을 각각 12등분함. 옛날에는 현재의 24시간을 12지(支)에 따라 12등분 하였으며 자시(子時)에서 시작되어 축시(丑時), 인시(寅時), 묘시(卯時) 등으로 불렀음. (4)사람이 난 시각으로 자시(子時), 인시(寅時) 등으로 일컬음. (5)일정한 일이나 현상이 일어나는 시간. 등등의 뜻으로 ①때 ②철, 계절(季節) ③기한(期限) ④세대(世代), 시대(時代) ⑤기회(機會) ⑥시세(時勢) ⑦당시(當時), 그때 ⑧때마다, 늘 ⑨때를 맞추다 ⑩엿보다, 기회(機會)를 노리다 ⑪좋다 ⑫훌륭하다 ⑬관장(管掌)하다, 주관(主管)하다 ⑭쉬다, 휴식(休息)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기약할 기(期)이다. 용례로는 어떤 시각에서 어떤 시각까지의 사이를 시간(時間), 역사적으로 구분한 어떤 기간을 시대(時代), 어떤 일이나 현상이 진행되는 때를 시기(時期), 때가 절박하여 바쁨을 시급(時急), 시간의 흐름 위의 어떤 한 점을 시점(時點), 사람의 한평생을 나눈 한 동안을 시절(時節), 기한이 정해진 시각을 시한(時限), 시간의 어느 한 시점을 시각(時刻), 시간을 재거나 가리키는 기계를 시계(時計), 어느 일정한 때의 어떤 물건의 시장 가격을 시세(時勢), 그 당시에 일어난 일을 시사(時事), 당면한 국내 및 국제적 정세를 시국(時局), 일이 생긴 그때를 당시(當時), 때때로나 그때그때를 수시(隨時), 같은 때나 같은 시간이나 같은 시기나 시대를 동시(同時), 잠시간의 준말로 오래지 않은 동안을 잠시(暫時), 본래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닌 어떤 일에 당하여 정한 때를 임시(臨時), 그 자리에서나 금방이나 바로 그때나 당장에를 즉시(卽時), 날짜와 시간을 일시(日時), 전쟁이 벌어진 때를 전시(戰時), 임시가 아닌 관례대로의 보통 때를 상시(常時), 나라가 태평하고 곡식이 잘 됨을 시화연풍(時和年豐), 오히려 때가 이르다는 뜻으로 아직 때가 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시기상조(時機尙早), 자꾸 자꾸 시간 가는 대로를 시시각각(時時刻刻), 한 번 지난 때는 두 번 다시 오지 아니하므로 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말을 시불가실(時不可失), 한 번 지난 때는 두 번 다시 오지 아니한다는 말을 시부재래(時不再來), 세월이 흐르면 그 사물도 변한다는 시이사변(時移事變), 좋을 때를 만난 기뻐 감탄하는 소리를 시재시재(時哉時哉), 어떤 일에 알맞은 때가 닥쳐옴을 시각도래(時刻到來), 세상을 화평하게 다스리는 정치를 시옹지정(時雍之政), 갑자기 생긴 일을 우선 임시로 둘러 맞춰서 처리함을 임시변통(臨時變通), 해가 돋는 때부터 지는 때까지의 시간을 가조시간(可照時間) 등에 쓰인다.
▶️ 此(이 차)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그칠 지(止; 그치다, 발자국)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匕(비; 줄짓다, 차)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계속 이어진 발자국의 뜻이 전(轉)하여, 지시사(指示詞) '여기'란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此자는 '이곳'이나 '이것'과 같이 가까운 곳을 뜻하는 글자이다. 此자는 止(발 지)자와 匕(비수 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匕자는 사람을 그린 것이다. 여기에 발을 그린 止자가 더해진 此자는 사람과 발을 함께 그린 것이다. 此자는 이렇게 사람과 발을 함께 그려 '사람이 멈추어 있는 곳'이란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此자는 가장 가까운 곳이란 의미에서 '이곳'이나 '여기'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此(이 차)는 ①이 ②이에(발어사)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저 피(彼)이다. 용례로는 때마침 주어진 이 기회를 차제(此際), 이 뒤나 이 다음을 차후(此後), 이 번을 차회(此回), 이 밤 또는 이날 밤을 차야(此夜), 이승을 차생(此生), 생사의 세계로 나고 죽고 하는 고통이 있는 이 세상을 차안(此岸), 살아 있는 이 세상을 차승(此乘), 이 시기나 이 계제를 차기(此期), 이것들이나 이들을 차등(此等), 이것도 또한을 차역(此亦), 이 밖이나 이 외를 차외(此外), 이때나 지금을 차시(此時), 이 마음을 차심(此心), 이 사람을 차인(此人), 이 땅이나 이 지방을 차지(此地), 이와 같음이나 이렇게를 여차(如此), 저것과 이것이나 서로를 피차(彼此), 이것과 같이 본을 떠서 함을 방차(倣此), 이곳을 지남을 과차(過此), 이렇게를 약차(若此), 이로부터나 이 뒤를 종차(從此), 오늘 내일 하며 자꾸 기한을 늦춤을 일컫는 말을 차일피일(此日彼日), 이 달 저 달로 자꾸 기한을 미룸을 일컫는 말을 차월피월(此月彼月), 이 시름을 잊는 물건이라는 뜻으로 술을 이르는 말을 차망우물(此忘憂物), 이 일로 미루어 다른 일을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추차가지(推此可知), 이 한번으로 담판을 짓는다는 뜻으로 단 한 번의 거사로 흥하거나 망하거나 끝장을 냄을 일컫는 말을 재차일거(在此一擧), 좋아서 하는 일은 아무리 해도 지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요차불피(樂此不疲), 이렇게 하거나 저렇게 하거나 어쨌든을 일컫는 말을 어차어피(於此於彼), 어떠한 한계에 얽매이지 않고 그 구속을 벗어날 수가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부재차한(不在此限), 이미 있는 사실로 미루어 보아 다른 나머지도 다 이와 같음을 일컫는 말을 여개방차(餘皆倣此), 저것이나 이것이나 마찬가지로 다 같음을 일컫는 말을 피차일반(彼此一般), 이미 일이 여기에 이르렀다는 뜻으로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말을 사이지차(事已至此), 이 일로 미루어 다른 일을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추차가지(推此可知)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