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용산 집 판 사람 절반이 60대 이상…세 부담에 고령 보유자 매도 확산
보유세 등 세금 압박에 정든 집 파는 은퇴자들
서울 고령자 매도 비중 전국 대비 7%p 높아
강남·용산·송파 등 고령자 매도 비중 44~47%
정부 규제 압박 등으로 부동산→증시 머니무브도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30년 가까이 살아온 박모(72)씨는 지난달 정든 집을 처분했다.
이웃과도 잘 알고 생활도 편리해 여생을 이 집에서 보내자고 마음 먹었지만 앞으로 보유세가 늘어날 것이라는 압박에 결국 집을 내놓은 것이다
박씨는 “자식들에게 물려주려고 했던 집인데 증여나 상속도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많았는데 매수 문의가 많아진 걸 계기로 삼았다”며 “적지 않은 현금을 손에 쥐게 돼 안심이 되는 한편 정든 집을 떠나려니 헛헛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9일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서울 아파트 거래가 활성화된 가운데 매도자 10명 중 4명이 60세 이상 고령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서울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 매도자 중 60세 이상 거래는 1만 9125건으로 전체(5만 122건)의 38.2%를 차지했다.
1분기(1만 2039건·36.9%)보다 건수는 7086건, 비중은 1.3%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특히 3월 한 달만 보면 40.3%(6468건)까지 비중이 늘어 2023년 1월(40.6%) 이후 약 3년 2개월 만에 40%선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전국은 7만3061건(31.0%)으로 서울과의 격차가 7.1%포인트에 달했다.
지난해 1분기 격차(6.6%포인트)보다 차이가 더 벌어진 셈으로 서울 고령자의 매도 집중 현상이 전국보다 뚜렷하게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가 아파트의 보유세 부담이 은퇴 고령자를 아파트 매도로 내몰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서울 개별 자치구의 연령별 매도 비중을 살펴보면 강남구의 1분기 비중이 47.5%로 가장 높았고 용산구(44.3%), 송파구(44.3%), 서초구(43.6%)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광진구의 경우 지난해 2분기까지 60대 이상 매도자 비중이 전체의 32.8%였지만 올해 1분기 44.4%로 11.5%포인트 껑충 뛰었다.
강남구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은퇴한 고령자들의 경우 고가 아파트 한 채가 재산의 전부로 세금을 낼 현금은 극히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자녀에게 물려주려고 해도 증여나 상속 부담이 만만치 않아 매도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서울 아파트 중심의 규제 정책을 잇따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아파트를 팔아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자금을 옮기는 수요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피지수가 6500선도 넘으면서 주식 투자 한 번 안해본 고령자들의 증권사 방문이 부쩍 늘었다”며 “골치아픈 아파트를 처분하고 배당형 ETF 등을 보유하면서 은퇴 후 현금 흐름을 만들려는 추세”라고 말했다.
https://www.sedaily.com/article/20039281?ref=z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