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부터 입주까지, 맘먹으면 억대뇌물 아현뉴타운 조합장 비리 이후 600억원 조합원 부담 발생 하도급 업자에게 빚 낸 후 공사주는 입도선매식 뇌물 유행
2011-03-15 12:46:03 게재
"매달 30억원씩 2년간 600억원의 이자가 생돈으로 깨지고 있다." 서울 아현3구역 재개발조합 김정일 조합장 직무대행의 말이다. 아현3구역은 5000세대가 넘는 대규모 뉴타운 개발로 사업규모가 1조원을 넘는다. 유 모 전 조합장이 뇌물수수로 구속되면서 2년간 조합의 내부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사업진행이 정체되자 조합원들이 융자받은 이주비용의 은행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재개발조합장들의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조합장이 받은 뇌물의 대가는 조합원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일부 재개발조합장들의 뇌물수수 실태를 법원 판결을 통해 살펴보았다.
일부 조합장들의 비리는 재개발의 처음부터 끝까지 사슬처럼 이어진다. 조합설립을 추진하는 단계에서부터 시공사와 하도급업체 선정, 사업비 인상 결정 등 주요 사업단계마다 조합장들의 이권챙기기는 끝이 없다. 업자에게 빚을 낸 후 하도급업체로 선정해 주는 입도선매식 뇌물 수수도 비리조합장들이 애용하는 수법이다.
◆'입도선매'로 뇌물받았다가 들통= 서울 상도11지구 재개발조합장은 첫단계인 토지 매입에서 문제가 됐다. 한 시행사가 민영개발을 염두에 두고 양녕대군 묘지관리 법인인 지덕사로부터 토지를 매입했다. 그러나 이 지역이 민영개발이 아닌 재개발로 추진되자 다급해진 시행사 사장은 수십억원을 뿌려 자기보호에 나섰다. 최 모 조합장은 8억여원을 받았고, 지덕사의 이 모 이사장은 22억원을 챙겼다. 600억원 넘게 구매하겠다는 회사가 있었으나, 이 모 이사장은 550억원을 제시한 이 시행사에 땅을 넘겨주었다.
비리는 재개발 조합 설립인가와 시공사 선정 단계로 이어진다. 경기도 고양 탄현주공아파트 고 모 재건축조합장은 징역 5년형을 살고 있다. 이 사업엔 대우건설이 시공사로 가계약된 상태였다. 고 조합장은 이를 제치고 다른 시공사를 선정하겠다고 마음먹었다. 토목공사업체를 미리 점찍고 1억원을 뇌물로 받아썼다.
그러나 시공사 선정권한은 조합원 총회에 있다. 조합원 총회에서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결정하자 미리 점찍은 토목회사에 하도급을 줄 수 없게 되면서 비리가 탄로났다. 끝까지 범행을 부인하자고 약속했던 토목업자가 먼저 자백했다. 그 바람에 고 조합장은 '범행 부인'으로 1심에서는 7년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아현 3구역 유 모 재개발조합장은 시공사들이 낸 입찰보증금 60억원을 자기 돈인양 은행에 담보로 잡히고 23억원을 대출받아 쓰기도 했다.
◆하도급 업체 선정 때 비리는 절정기 = 시공사와 본계약이 체결되면 이때부터 하도급업체 선정을 놓고 비리 조합장들은 문어발식 수금에 나선다. 인천 부평5구역 오 모 재개발조합장은 감사, 업무이사, 총무이사와 짜고서 하도급업체별로 뇌물를 거둬 고루 분배했다. 조합의 행정용역을 대행하는 회사의 용역비를 조합원 총회에서 인상 결의한 다음 1억 2000만원을 챙겼다. 철거회사를 지정해 준 사례금을 받는가 하면, 설계회사에는 단가를 인상해준 후 뇌물을 받았다.
심지어 조합원 총회를 홍보대행하는 회사의 용역비를 인상해주고 대가를 받는 등 3억 6000만원을 받아서 4명이 9000만원씩 고르게 나눠가졌다.
춘천 근화주공 임 모 조합장은 서울의 발코니 창호 업체가 모델하우스에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허가한 뒤 3억원을 받기로 했다. 1년이 되도록 뇌물을 주지 않자 서울로 쫓아가 "약속을 지키지 않으려면 춘천에 내려올 꿈도 꾸지 마라"고 압박했고, 우연히 마주칠 때면 다른 사람 앞에서 약속 안지키는 자라고 수모를 주었다. 재판부는 "이러한 노력 끝에 1억 5000만원을 받았다"며 징역 5년형을 선고했다.
인천 남구 의회 의장이기도 한 주안3구역 백 모 조합장은 50억원짜리 철거공사를 주겠다며 한 업체로부터 1억원을 받았다. 1년간 계약을 미루던 그는 두 개 업체 사장을 불러 '반반씩 나누어 하라'고 요구했다가 업자의 반발로 범행이 들통났다. 죄질이 나쁘다고 본 법원은 징역 5년형을 선고했다.
◆하청업체, 시공사의 뇌물제공 공범 운명= 재개발 사업이 본격화되면 사업비 인상을 위한 조합원 총회가 종종 열린다. 사업비 인상을 위한 조합원 총회는 비리조합장이 한몫을 챙기는 길목이다.
원가상승이나 잘못된 설계를 바로잡다보면 사업비 인상이 불가피한 면도 있지만, 비리조합장들은 시공사의 로비를 받아 사업비를 인상했다. 수원 매탄주공1단지 방 모 재건축조합장은 평당건축비를 215만원에서 243만원으로 올렸다. 이는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요구한 액수 그대로 였다. 조합원 분담금이 300억원 정도 더 늘어난 대가로 그는 시공사로부터 3억원을 받았다. 현대건설은 토목회사에게 공사비를 10억원 부풀려 준 다음 그 하도급회사가 조합장에게 뇌물을 주는 수법을 썼다.
이는 시공사들이 즐겨쓰는 수법이다. 대구 신평리재건축아파트 김 모 조합장은 징역 6년에 벌금 5억원형을 선고받았다. 추징금도 6억 7000만원이 나와 현재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김 조합장은 시공사의 현장소장인 대우건설 상무에게 "조합설립 운영에 개인재산 10억원을 들였으니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현장소장은 하도급업체 사장에게 "토목공사 기성금을 부풀려 줄테니 조합장에게 5억원을 주라"고 조치했다. 조합장은 이미 하도급 사장에게 빌려달라는 명목으로 1억 7000만원을 가져다 쓴 관계였다. 하도급 사장은 "공사를 따내면 빌려준 돈은 받을 생각이 없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빌려준 돈도 뇌물로 판단했다.
◆'마무리 뇌물'은 조합장 자택 가구 제공 = 재개발 사업이 마무리단계에 들어설 때면 비리조합장들의 마지막 훑기가 진행된다.
서울 고덕1단지 김 모 조합장은 자기 아파트의 가구를 온통 시공사의 뇌물로 채웠다. 시공사가 조합장에게 주는 '마무리성 뇌물'이었다. 당시 현대산업개발 관리부장이 시스템에어컨 1200만원 주방장식장 300만원 등 3000만원 상당의 가구를 제공했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김 조합장은 검찰수사관을 대동한 채 증거인멸을 시도했다. 시공사측에 정상적인 계약서류를 꾸미라고 요구해 검찰에 제출했다. 증거위조 사실까지 드러나자 조합장은 범행을 자백했다. 재판부는 조합장 뇌물 사건치고 3000만원의 소액인 점과 자백을 참작해 집행유예형을 선고했다.
재개발조합장들은 통상 200만원~500만원의 급여를 받는다. 이 정도 급여만으로 골치아픈 재개발 사업을 총괄하라면 선뜻 나설 사람이 있을까.
아현3구역의 김정일 조합장직무대행은 "조합집행부가 짜고 덤비면 수많은 이권에 개입할 수 있기 때문에 조합장 자리를 차지하려고 혈안이 된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사업권 발주를 공개입찰로 진행하는 등 이권개입을 차단해야 비리조합장으로 전락하는 걸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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