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불초 아랑입니다.
미네소타가 어제 밀워키를 상대로 의외의 대승을 거두면서 최근 10경기 5승 5패를 기록했습니다.
그 과정을 간단하게 살펴보면...
12/11 VS 골스 116:108 패 - 4쿼터 자연재해
12/13 @ 시카고 99: 94 승 - 티보듀 친정팀 상대 첫경기 승리, 올시즌 NBA 최다점수차(21점)
역전승 기록
12/17 VS 휴스턴 111:109 패 - 역사에 길이남을 미네타임. 본헤드 플레이의 향연.
1분간 9점차 못지키고 연장끝 패배
12/19 VS 피닉스 108:115 승 - 전경기를 그따위로 지고도 바로 이기다니 생각보다 뻔뻔해서 다행
12/21 @ 애틀랜타 92:84 승 - 작년부터 이상하게 애틀랜타 상대로는 극강
12/23 VS 킹스 109:105 패 - 잭 라빈 40점. 4쿼터 역전패. 커즌스에게 당했다기보다 톨리버와 로슨에게;;
12/25 @ 오클라호마 100:112 패 - 창단 첫 크리스마스 경기. 거북 being 거북, 아이유라에게 골밑 홀림.
12/26 VS 애틀랜타 104:90 승 - 백투백에 애틀의 드와잇 하워드도 복귀했지만 왠지 대승.(2시즌 연속 스윕)
12/28 @ 덴버 105: 103 패 - 4쿼터 대추격전을 펼쳤으나...클러치에 다시 한번 위긴스의 욕받이 무녀화
(자유투 3개 연속 실패 & 클러치 피블락)
12/30 VS 밀워키 116:99 승 - 욕먹기 지친(?) 위긴스의 무력시위(31-6-5). 밀워키전 4연패 끝.
...참 이제 실망하고 욕하기도 지칠 때 쯤, 그것도 정말 역사에 남을 견공자제분최종결과물배출구같은 역전패를 당한 후에야...
팀이 좀 궤도에 오르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드는 성적이네요. 물론 여전히 클러치와 역전패라는 이제는 너무나 익숙한 문제를 안고
가고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미네소타의 가장 큰 문제는 클러치 순간에 탑에 서 줘야 할 에이스 - 현재는 이게 위긴스죠 - 가 볼핸들링이 약하고
클러치에 자유투를 정말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잘 흘린다는 것입니다. 위긴스의 시즌 자유투 성공률은 74.3%로 정말 so so
한 수준인데 이게 4쿼터로 가면 66.7%로 급감합니다. 더 웃기는건 야투율은 51.7%로 굉장히 좋다는거죠. 4쿼터가 되면 야투율이
곤두박질치는 타운스(38.9%)와 라빈(36.8%)보다 위긴스가 클러치의 Go-To 가이로 선택되는 이유는 사실 여기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니 티보듀가 참 머리가 아플 것 같습니다. 매 경기 20+를 기록하고, 삘 받으면 40점도 쏟아붓는 21살의 영건이
셋이나 그것도 2-3-5 포지션에 골고루 있는데, 막상 수비 텐션이 최고로 올라가는 승부의 순간에 두 넘은 잘 넣질 못하고 한 넘은
공과 자유투를 질질 흘려대니.....
정말 애써서....성장통이라고 생각하고 싶군요. 그리고 어쨌거나 위긴스가 팀의 1옵션이 되어줘야 한다면 (물론 최근에는 라빈의
득점이 양과 효율 면에서 모두 나은 상황입니다만;; 친구고 브라더스고 간에 데뷔 당시의 기대치를 생각해 보면 라빈과 위긴스가
팀내 입지가 비슷하다는 것 자체가 사실 위긴스가 각성을 해야 할 부분입니다. 위긴스는 최고 르브런, 못되어도 폴 조지는
기대된다던 1라운드 1픽이었고 라빈은 대학에서도 주전을 못 하던 선수였어요;13픽으로 뽑힌 것 조차도 과대평가 아니냐는 말이
나오던...)
정말 좀더 집중력있고, 생각하는 농구를 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종료 직전 샷클락 6초를 남겨놓고 오펜리바를 잡고도 어설프게
바로 풋백을 시도하다 블락당하고, 마지막 순간 돌파 상황에서 덩크가 아닌 레이업을 올리려다가 블락당하고....결국 두 번 다 팀은
석패....이런 에이스는 동료들의 믿음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하아...정말 위긴스 생각만 하면 아 내게 아직 마음속 깊은 곳에 열정(이라 쓰고 열불이라 읽습니다.)이
남아 있구나 싶습니다. 그깟 공놀이라는 생각을 기본으로 깔고 즐기는 NBA인데 한번씩 위긴스가 클러치에 하는 짓을 보면 저도
모르게 또 주먹을 불끈 쥐게 되니 참 고마워해야 하는 것인지...허허허허. 그런데 위에서 살짝 언급했듯 현 상태에서는 라빈이나
타운스가 그 역할을 대신 해주기는 어렵습니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위긴스가 중뿔나게 나서서 탑에 서는 것이 아니라 팀 전술이
그러한 것이고, 아직 위긴스가 그런 상황에서 매번 팀을 승리로 이끌 만한 능력이 안되는 것이 팩트죠. 그렇다고 감독을 욕해야
하냐 하면, 수치상으로 볼 때 위긴스 이상의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대안이 없는것도 팩트입니다. 결국 미우나 고우나 위긴스가
발전을 해줘야 하는 부분이고, 여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습니다.
그리고....자바리 파커와의 맞대결에서 무력시위를 하는 모습을 보니 아직 기대할 거리가 남아 있구나 싶기도 합니다.
그럼 95 트리오, 이제는 명실상부 미네소타 Big3라고 불리고 있는 세 얼간이....아니 영건들의 성적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앤드류 위긴스
최근 10경기: 38.1분 출장 22.1득점(47.8%) 4.8리바운드 2.6어시스트 1.4턴오버
딱 자기 시즌 평균만큼 해주고 있습니다만, 효율이 아주 조금 좋습니다. (TS% 시즌 53.4%, 최근 10경기 54.3%) 15대에서 놀던
PER도 16+로 올라왔습니다. 앞서도 언급했다시피 현 시점에서는 수비가 빡세지는 4쿼터에 높은 효율로 득점을 올릴
수 있는 팀내 유일한 득점원입니다. 점퍼 기반의 플레이를 펼치는 라빈과 아직 더블팀 대처가 미숙한 타운스는
현재로서는 대안이 되기 어렵습니다. 휴스턴전, 덴버전같이 본인이 욕받이 무녀가 되는 상황이 싫다면 좀더 집중력
있는 모습, 적어도 황당한 본헤드플레이는 안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참...기대를 접는다 접는다 해도 이런걸 보면....결국 또 기대를 하고, 또 욕하게 됩니다. 어흐흐흐흐.
칼 앤서니 타운스
최근 10경기: 36.7분 출장 22.8득점(51.2%) 13.8리바운드 3.9어시스트 1.4블락
다른 것을 떠나서, 점점 보드장악력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몸싸움과 위치선정에 요령이 붙었다는 이야긴데,
굉장히 고무적인 부분입니다. 팀이 정말 최악의 수비리바운드 능력을 보이고 있었는데 타운스가 소소한 각성모드로
들어가면서 어이없는 오펜리바 허용이 많이 줄어든 느낌입니다.
또 최근에는 포스트업 과정에서 비어있는 동료에게 패스를 찔러주는데 재미를 붙인 것 같습니다. 이래저래 팀내
최고의 재능이 이 친구 인 점은 분명합니다. 요즘 골귀 졩이 어거지로나마 상대 센터들과 매치업을 해주면서 수비
부담도 많이 덜었더군요. 전매특허(?) 중 하나였던 폭풍 2파울 후 조기 벤치행 하는 모습이 거의 안보입니다.
이 장면에서 보이듯, 최근 타운스는 공수에서 매우 적극적입니다. 명실상부 팀의 중심이 되어가는 모습입니다.
잭 라빈
최근 10경기: 38.5분 출장 23.2득점(48.5%, 3P 51.9%) 3.0 리바운드 3.7어시스트
2014 드래프트 당시에, 잭 라빈이 3년차에 20+ 평득을 기록하는 득점원 - 그것도 TS% 가 60%를 넘어가는
고효율의 - 이 될 것이라고 누가 이야기 했다면 아마 '저놈 영건보는 눈이 아랑급이네' 하는 이야기를 들었을 겁니다.^^;
그 정도로 못했죠. 사실 대학에서도 벤치멤버였고 평득이 한자리수였던 선수니....
지금 라빈은 리그에서 가장 긴 출장시간(37.6분: 2위 갈매기 37.2분)을 기록하면서 리그 7위의 3점슛 성공 갯수,
10위의 시도수, 그리고 3P성공 10걸 가운데 4위의 성공률(41.9%)을 기록하고 있는 리그 최고의 외곽 슈터 중 한
명입니다. (1위 카일 라우리 44.4%, 2위 닉 영 42.8%, 3위 에릭 고든 42.5%).
최근 10 경기에서는 덴버전에서 40점을 득점하는 등 슈팅감각이 절정에 올라 있습니다. 팀 평균 득점 1위이기도
하죠.
사실 라빈이 유독 미네소타 팬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화려한 덩크나 잘생긴 외모 때문이 아니라, 한마디로
'기대 이상'의 선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미네소타 팬들에게는 너무나 생소한 존재죠. 미네소타 선수가
기대 이상이라니!!
이번 시즌 라빈의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리그에서 오프볼 무브가 가장 많은 선수 중 하나로 거듭났다는 것입니다.
경기 중계 중에 나왔던 스탯이라 숫자를 딱 제시하지는 못하지만, 축구에서처럼 선수의 동선의 길이를 피트로
나타낸 숫자가 있었는데 이게 라빈이 리그에서 몇 번째다 하는 숫자가 화면에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마치 레지
밀러나 리처드 해밀턴처럼 요리조리 스크린을 타고 돌아다니다가 순간적으로 오픈상태가 되면서 점퍼를 던지는
모습이 경기 중에 많이 보입니다.
주절주절 쓰다보니 길어졌는데, 결론적으로....드리고 싶은 말씀은 간단합니다.
발전한 것도 알겠고, 노력하는 것도 알겠는데....
이제는 이겨라 좀. 제발 좀.
첫댓글 정말 좋은 재능들이 많은 팀입니다.. 아직 성적으로는 이어지지는 않고 있기는 하지만.. 재능을 모으는게 리빌딩의 가장 큰 어려움인데.. 이제 어떻게 조합을 할 수 있는가만 남았네요.
위긴스가 에너지를 좀더 냈으면 좋겠네요..ㅜㅜㅜㅜ 뭔가폭발적인 모습을 보고싶은데ㅜㅜ..욕심인가여..??
잘읽었습니다.
구구절절 정말 동감합니다. 재밌는 글 잘보고 갑니다. 그래도 계속 응원해야죠 혹시 아나요 남은 경기 6할승률로 막차타고 플옵 갈지 ㅋㅋ
잘 읽었습니다. 라빈의 성장이 놀랍네요!
동부팀만 아주 열심히 잡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