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밑줄 좍좍 그어가며 읽은 책중에 하나가..
500여 페이지의 묵직한 '가이아의 정원'이었다..
퍼머컬처 생태 디자인에 대한 입문서인데..
기존에 우리나라에 소개된 퍼머컬쳐와는 조금 더 깊이가 있는 실용도서라고 할까..
집을 짓고 화단을~또 텃밭을 화단처럼 가꾸기 시작한게 3년전..
생땅과 다름없던 화단에 회초리 같은 묘목들이었지만..
질소고정식물이었던 보리수와 몇몇 관목을 축대앞에 심으면서 시작된 가드닝..
나름 자연농업을 추구했지만 그 즈음 퍼머컬쳐 생태 농업을 접한게 도화선이었다..
좀 더 자연에 가깝고(more natural)
다양한 먹거리를 생산하며 (more productive)
다양성이 풍부하고(more diverse)
보기에도 아름다운(more beuatiful) 퍼머컬쳐 생태정원(텃밭) 만들기..
..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꼭 읽어 보시길..^^
어느 순간 텃밭과 화단의 경계가 별 의미없다고 여겨지면서..
집주변 텃밭만큼은 노후대비용으로 3무 원칙(무경운,무멀칭,무비료)에..
오로지 호미 한 자루로 평정할 수 있도록..
고랑간의 동선이 짧고 제초작업이 쉬운 마트형 텃밭을 구상하고 있다..
길고 좁은 밭 이랑에 군대 사열하듯 작물들을 줄맞춰 심는 대신..
오밀조밀 모아 심어서 화단 인듯~텃밭인듯 가꿀 계획이다..
그래야 일 하는데 진력이 안나고 사지 육신이 안 뒤틀린다..ㅋ
이 책을 보고 나서 곧바로 디자인 해 본 마트형 텃밭..
그 첫 단계 베드 하나 만들기..
땅이 좀 얼었지만 그깟거 엘보우만 안 오면 뭔 대수랴..
보루꾸 30여장 실어다가 줄눈 띄워 수평 맞추고 망치 두들겨 가며 뚝딱뚝딱~
도시농업, 옥상텃밭에서 많이 사용하는 텃밭상자 스타일의 고정형 고랑을 만들었다..
우리는 다행히 구하기 쉬운 친환경 재료(통나무,돌)이 널널하지만..
베드 하나 만큼은 온실 기초공사를 하고 남은 8인치 블럭을 사용했다..
모상으로 사용할때는 활대(강선)을 이중으로 꽂을 수 있어 이중 보온의 장점이 있기 때문이고..
무엇보다 온실 기초공사를 하고 남은 자투리 8인치 블럭을 재활용 하는 차원이다..
나머지 밭고랑은 읍내에서 실어 온 재활용 보도블럭도 쓰고~
널브러져 있는 낙엽송 통나무도 좀 실어다 쓰고~
그래도 기운 남으면 돌덩이도 좀 실어 오고..ㅋ
짬짬이 마당 가운데 화단도 만들고 있다..
작년 이맘때 이런거 세 개 만들어 공을 들였는데..
화단 역시 살아있는 토양이야말로 건강한 정원의 토대였던 듯..
다양한 곤충과 더불어 예쁜 새들의 방문이 늘어나는걸 느꼈다..
보통의 마당은 생태적 사막인 동시에 농업에 있어서도 사막이다..
예전엔 타작과 수확, 놀이와 행사를 치루는 공간으로서의 의미가 있었다면..
이제는 자연경관으로서의 여유와 힐링을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될 수 있다..
마당의 면적을 줄이며 조금씩 작은 화단을 만들고 있다..
올해는 이 자투리공간에도 돌화단 하나 만드려고 오가며 반듯한 돌덩이를 주워다 부려놓고 있다..
작년 이맘때 차가 드나들수 없다는 남편의 불만을 무시한채 강행했던 초입의 화단..
그 조금의 불편함 대신 생태적 환경은 훨씬 더 좋아지질 않았던가..
무엇보다 이 작은 화단을 가꾸면서 나는 얼마나 즐거웠던지..
일명 키친가든이라고 구라를 치면서 만들었던 또 다른 화단..
장작 부리는 공간이 작아진다고 남편이 또 반대했었던 곳..ㅋ
새싹이 튀어 나오고 있는 화단마다 나뭇가지를 소복하게 쌓아 놨다..
새싹은 뾰족뾰족 나오는데~
개 세마리들의 해찰때문에 바리케이드 삼아 갔다 놓은 것들이 별 소용이 없네그랴~ㅋ
과수나무 전지한 것들 중 모양새가 반듯한 것들은 울타리로 엮으려고 챙겨 두었다..
성숙한 생태계를 닮도록 텃밭과 화단을 조성하는 방법들을 고민한다..
이런저런 궁리가 많아 할 일은 태산이지만..
시간에 쫒겨야 할 것도 아닌만큼 생각해보면 즐거운 놀이들이다..
텃밭과 화단을 자연의 생태계처럼 생물 다양성의 수준을 높이는 일..
앞으로 완성될 이 공간에서 태반을 이루어 낼 일이다..!!ㅎ
남편~앞으로도 많이 도와 주시게~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