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엑스포 투표서 ‘기호 1번’ 따냈다…2번 이탈리아·3번 사우디
정부, 2030부산엑스포 새 홍보 캐치프레이즈 “부산 이즈 넘버원”
28일 엑스포 개최지 최종 투표…막판 표심 잡기
BIE서 5차 PT 뒤 투표…한국시간 29일 새벽 결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20일 국제박람회기구(BIE) 4차 프레젠테이션 마지막 연사로 나와 2030 부산국제박람회의 유치 필요성을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2030부산세계엑스포 유치 명운을 가르는 국제박람회기구(BIE) 투표가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이 최종적으로 기호 1번을 확보했다. 정부는 ‘Busan is number one(부산 이즈 넘버원)’이라는 새로운 홍보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유치 승기를 잡기 위한 막판 총력전을 펼칠 예정이다.
21일 대통령실과 엑스포 유치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국은 오는 28일(현지시간) 2030세계엑스포 개최지 최종 투표에서 한국은 기호 1번을 배정받았다. 이탈리아 로마는 기호 2번,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는 기호 3번이다.
정부는 한국이 배정받은 순번에 상징성을 부여해 새로운 홍보 캐치프레이즈를 내걸 예정이다. 파리 현지 엑스포 유치단의 한 관계자는 “2030부산엑스포 홍보 캐치프레이즈가 ‘Busan is ready(부산 이즈 레디)’에서 ‘Busain is number one(부산 이즈 넘버원)’으로 바뀔 계획”이라고 전했다. 기존의 ‘부산 이즈 레디’가 엑스포 유치를 희망하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하는 데 중점을 둔 문구였다면, 이번엔 경쟁국이 따라잡을 수 없는 한국만의 강점을 부각하겠다는 구상이다.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한·아이티 정상회담에서 장성민 대통령 특사 겸 미래전략기획관, 김은혜 홍보수석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030세계엑스포 개최지는 오는 11월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182개 회원국 투표로 결정된다. 당초 2030세계엑스포 유치 후보국은 부산을 포함해 러시아 모스크바, 이탈리아 로마, 우크라이나 오데사,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등 총 5개국이었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탈락하며 현재 한국, 사우디, 이탈리아의 3파전으로 좁혀진 상태다. 이 중 사우디 리야드가 부산의 최대 경쟁도시로 꼽힌다.
투표는 오후 2시(한국시간 28일 오후 10시)부터 진행된다. 특정 국가가 1차 투표에서 3분의2 이상을 얻지 못할 경우, 1·2위가 다시 경쟁하는 결선투표제 방식이다. BIE 182개 회원국 대표단은 ‘1국 1표’ 원칙에 따라 비밀투표를 한다. 투표자가 특정되지 않기 때문에 현장 변수도 클 것으로 보인다. 첫 투표에 이어 결선 투표까지 진행될 가능성이 큰 점을 감안할 때 최종 유치국은 한국시간으로 28일에서 29일로 넘어가는 자정쯤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투표에 앞서 각 후보국은 20분씩 각각 5차 최종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프랑스 파리 BIE 총회에서 대한민국 PT연사로 직접 나서 약 9분 간 영어 연설을 진행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경쟁국 누구도 택하지 않은 ‘보답’ 테마를 택해 큰 박수를 이끌어낸 바 있다.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연합뉴스
정부는 BIE 4차 총회 PT 못지않게 5차 PT에도 사력을 다할 계획이다. 최종 PT에서는 국제적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 발표자로 나설 예정이다. 연사 ‘히든카드’로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거론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최근 BIE 회원국 대표 등을 초청해 열린 갈라 디너 행사에서 반 전 사무총장과 함께한 사진을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공개했다. 투표권을 가진 회원국 대표들과의 스킨쉽을 넓혀 마지막 엑스포 지지를 끌어올리는 행보로 풀이된다.
부산엑스포 유치는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일 좋은 기회다. 부산이 준비중인 2030엑스포 개최국은 부지만 제공하고 참가국이 자국관을 자비로 건설, 철거까지 책임지는 ‘등록’ 엑스포다. 엑스포 유치에 성공하면 한국은 전 세계 12번째, 아시아 4번째 등록엑스포 개최국이 되고, 올림픽과 월드컵에 이어 3대 주요 국제행사를 모두 개최한 7번째 국가가 된다.
경제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2002년 월드컵(개최기간 30일, 관람객 300만명, 경제효과 11조4700억원)이나 2018년 평창올림픽(개최기간 16일, 관람객 138만명, 경제효과 29조원)과 비교해 경제유발효과가 더 크다. 정부는 550만명 방문, 생산 43조원, 부가가치 18조원, 고용 50만명 등 경제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제 활성화는 윤 대통령의 핵심 국정철학이다. 올해 신년사에도 이 같은 뜻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겼다. 경제학계에서도 2030부산엑스포의 유치와 개최가 ‘경기 부양 효과’ 및 ‘국가 브랜드 제고’ 등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최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