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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대통령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진영에서 장애청년 간담회를 할 때 발달장애 문제에 대해 연설하던 필자(사진 중 서 있는 사람)의 모습. ⓒ장지용
솔직히 저는 한국 장애계를 바라보면서 이제 몇 년 뒤를 생각하자면 조금은 어두운 느낌이 점점 들고 있습니다. 이제 ‘그 뒤’를 이을 2020년대와 그 이후를 이끌 장애계 리더가 잘 나오지 않고, 또한 앞으로 진전이 이뤄지기는 영 어려울 것이라는 어두운 미래에 직면했다는 것을 먼저 직감했습니다.
보건복지부의 최근 장애인 통계는 그야말로 장애운동계에는 그야말로 미래가 안 보이는 상황이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장애인의 고령화는 이어지고 있고, 젊은 장애인은 줄어들고 있으며, 그나마 있는 젊은 장애인들은 대체로 발달장애 비중이 압도적이라는, 장기적으로 장애 관련 활동의 재생산은 고사하고 장애 관련 운동의 흐름 자체가 아예 뒤바뀔 운명에 놓였음을 이제 직감했습니다.
일단 장애계 활동가들이 점점 고령화 추세입니다. 요즘 젊은 장애인 중 활동적인 부류는 장애인 단체에 투신하는 것보다 유튜브 영상을 찍는 것이 더 활발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독자적인 장애인 관련 활동을 하는 등 그야말로 이제 젊은 장애인들, 즉 MZ세대 장애인들은 독자 활동 또는 공공 및 민간분야 취업 등에 더 치중하고 있다고 봐야 할 수준입니다.
또한, 장애인 대학 입학이 점점 늘어나면서 신체장애를 중심으로 고학력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장애인 사회의 변화를 부른 원인입니다. 이번에 시각장애와 청각장애 대학생들의 대학교 학업 관련 지원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같은 전통적 장애인 단체가 아닌, 당사자들이 당사자 그룹을 형성하여 정부과 대학을 상대로 얻어낸 성과였다는 점은 앞으로 장애인 운동 사회의 변화 조짐이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장애대학생 관련 이슈에서 한 일은 제가 들어보기론 전혀 없었습니다. 게다가 그쪽에는 고학력자 활동가가 거의 없고 비장애인 활동가 몇몇 정도가 고학력자이고 장애 당사자 활동가 중에는 고학력 MZ세대 활동가가 있었다고 들었지만, 그는 떠났다고 들었습니다.
심지어 제가 읽었던 몇몇 논문에서는 고학력 청년 신체장애인이 장애인 단체에 투신하려고 해도 결국 거부당하면서 오히려 활동력을 스스로 잃게 만드는 우려를 자신 스스로 만들어내는 비극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신체장애계는 이제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시점이 되었습니다. 젊은 신체장애인들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줄어들면서, 이제 신체장애 관련 활동을 할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심지어 장애인 체육 선수들은 늘고 있어도 세대교체가 빠른 체육계 특성상 다음을 걱정하는 속도는 더 빨라질 것입니다.
반대로 젊은 장애인의 비중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이제는 천지개벽 수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발달장애 비중이 20대 즈음부터는 거의 압도적 수준이 되다시피 하니 이제는 장애인 사회의 정의나 방향도 바뀌게 될 운명이라는 것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발달장애인의 경우, 피플퍼스트를 중심으로 한 ‘저기능 발달장애인’들은 ‘역량강화’를 위한 지원이 부족하며 성과를 낸 것이 없으며 자신들의 자립이 제1의 목표인 집단이고, estas로 대표되는 ‘고기능 발달장애인’ 그룹은 장애청년드림팀 참여나 오티즘 엑스포 참여, UN 장애인권리위원회 제2차·제3차 대한민국 국가심의보고서 최종견해 제22조 관련 의견 반영, 신경다양성 논의 수입 등의 성과를 냈긴 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성과는 일부 집단에서만 겨우 인정해 주는 등, 아직 ‘전투력’을 검증받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번 장애인권익지원과장 선임에 얽힌 사건을 따지고 보면 발달장애 비중의 압도적 증가에 따른 정책적 수요를 따라가다 보니 이제 장애인 정책의 중점이 신체장애에서 발달장애 중심으로 바뀌기 시작했다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수도 있습니다. 그 인사는 발달장애 관련 활동을 했었다는 점을 거꾸로 생각하면 이제 정부조차 장애인 정책의 중점을 발달장애 중심으로 전면 개편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한 것입니다.
그런 와중에 아직도 일부 장애운동권은 열사, 전사, 해방, 혁명, 전선 이런 단어를 아직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용어는 이미 사회적으로 폐기된 단어에 가까운 단어가 되었고 이제 이런 것을 주로 외치던 집단이 제일 먼저 직면해야 하는 것은 ‘너 북한 간첩 아냐?’ ‘너 종북세력 아냐?’라는 주위의 의심일 뿐입니다. 그런데도 2020년대 방식의 투쟁 노선을 전개해야 할 이 시점에 아직도 자기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제목이 대놓고 ‘전사의 노래’ 이런 것이니 ‘시대 분위기 파악’을 전혀 못 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심지어 국민의힘도 이준석 전 대표라든지 ‘천아용인 4인방’(천하람,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 등 젊은 세대 인사들이 등장한 판국에 장애운동권은 거의 20년째 젊은 활동가가 뚜렷하게 등장한 것을 제대로 못 봤습니다. 어떻게 보면 완전히 이뤄지는 것이 20년을 넘어도 해결이 안 된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이 와중에 주요 인사들이 세대교체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앞으로의 발전에 문제점이 될 전망은 눈앞에 벌어졌습니다.
그렇게 신체장애인의 고령화는 더 깊어가고 발달장애인의 비중 증가는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존 장애인 정책의 틀 자체를 이제 2020년대에 알맞게 재개편하는, 일종의 ‘한국 장애인 정책 원칙 2.0’을 만들어야 할 시점입니다. 이제 장애계도 UN 장애인권리협약 원칙을 반영하려 해도 일단 발달장애 비중 증가 같은 이슈에 적절히 맞춰가면서 해야 장애계가 그렇게 요구하는 UN 장애인권리협약의 장애인 정책 원칙 반영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장애계에는 이제 젊은 장애인들이 찾아오지 않고 이제 유튜브를 켜고 있습니다. 아니면 혼자 일하거나, 취직하여 정신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과거 1990년대 당시 운동권에 불었던 ‘애국적 사회진출론’이라고 투쟁 이런 것이 아닌 세상 속으로 뛰어들어 사회를 변화시키고 주류가 되자던 이론이 있었는데, 한국 장애계에는 이제야 이 이론이 대세가 돼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어떻게 보면 이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최근의 상황은 거의 제가 봤을 때 ‘장애인 운동권 투쟁의 황혼기’라고 보고 싶을 심정입니다. 이제 그들이 주역이 되는 시대는 점점 저물고 있습니다. 이제 그런 투쟁의 이야기는 끝났습니다.
신체장애인 비중은 고령화되고, 젊은 장애인 상당수는 발달장애 비중이 압도적이며, 장애인도 고학력자가 증가하고, 장애인 운동권은 이제 재생산을 이뤄내기에는 이제 화력이 점점 다해가는 분위기고, 젊은 장애인들은 이제 조용히 사회로 진출하면서 대세가 되려고 하는 등 점점 장애인 사회의 변화 조짐이 있습니다.
조용히 세상에서 진행되는 그런 운동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은 ‘장애인 운동 2.0’의 시대로 접어드는 과도기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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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 또한도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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