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어인케이씨 2018년 차마고도 대탐험 : 7. 21. ~ 8. 24. (35일)
* 나의 여행 : 7. 26. ~ 8. 8. (14일)
* 메리설산 : 8. 1. ~ 8. 4. (3박 4일)
- 중국 운남성 메리설산(梅里雪山)에 대한 단상 -
여행.
혼자 떠나고, 홀로 남겨지는 일에 익숙해져야 하는 것.
2018년 여름, 낯선 길 위를 걷고자 오지 중의 오지라는 머나먼 설산을 찾아 2년 전 가보지 못한 여정을 꿈꿔 본다.
그 이름하여 메리설산!
운남성의 최고봉인 메리설산은 6,740m로 1,200년대 달라이 라마가 순례를 오면서 성역화되었다고 일컬어진다.
몇 년 전 우연히 ‘길 위의 인생’ - 메리설산 마방 엄마 -라는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었다. 30대 중반의 엄마가 위뻥이란 마을에서 엄마의 대를 이어 10대 때부터 마방 일을 하며 홀로 두 자식을 키운다는 내용이다. 그 때 처음 메리설산을 알게 된 이후 뇌리에 남아 계속 맴돌았으며 아직 때묻지 않은 그곳을 언젠가는 꼭 걸어보고 싶었다.
2018년 여름.
마방 엄마는 생계 수단으로서 위뻥 마을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나는 여행자의 한 일원으로 그 속내를 걷고 있었다.
다큐 속 팍팍하게 살아가고 있는 마방 엄마에게는 참으로 미안한 마음이 든다.
결코 쉽지 않은 길을 두 발로 걸은 후 나타나는 위뻥이란 마을은 설산 아래 자리잡은 동화같은 신비스러운 풍광으로 사람의 마음을 묘하게 끌어들이는 마법의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았다.
이런 광경을 보고 혹자는 ‘샹그릴라 속의 샹그릴라’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처음 이곳에 터를 잡은 사람은 무슨 연유로 이 깊고 깊은 산 속에 살게 되었는지 알 길이 없지만, 아무튼 분명 마음의 평온함은 찾았을 거라고 생각해 본다.
일반 사람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곳은 트레킹이나 오지 여행을 좋아하고 즐길 줄 아는 이에게는 한 번 쯤 가보고 싶은 동경의 대상일 것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그 설산 아래 대표적인 신폭(神瀑)과 빙호(氷湖).
그곳까지 가기 위해서는 두 다리의 힘을 빌려야 한다.
물론 이따금 말의 힘을 빌리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걸어서 들어간다. 고산 적응이 되지 않은 이는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것이 결코 싶지는 않으리라.
그래서 메리설산 오기 전 샹그릴라(香格里拉)에서 며칠 동안 고산 적응을 한 후 들어오는 것이 일반적인 루트인 것 같다.
고산이란 말에 너무 겁먹지 않아도 된다. 기본적인 체력만 있으면 누구나 가능한 일이다.
☞ 1일차 : 위뻥촌(雨崩村) 가는 길
위뻥은 티벳어로 ‘하늘로 가는 열쇠’, ‘설산으로 가는 마지막 마을’이라고 한다.
이 위뻥촌 가는 길은 두 가지 방법이 있다.
1. 본인 짐을 메고 걸어서 가는 방법
2. 짚차에 몸을 싣고 가는 방법
(예전에는 말로 갔으나 최근에는 짚차로 감. 200위안)
나는 당연히 걸어서 가는 길을 택하였다.
3박 4일 동안 생활해야 할 개인물품을 각자의 배낭에 넣어 위뻥 마을에 가야하기 때문에 짐은 최대한 가볍게 싸는 것이 좋다.
시당온천(2,635m)에서 남중패스(3,729m)까지는 오르막길의 연속이라 배낭의 무게만큼 힘들 수 있다. 나는 최대한 짐을 줄였다고 생각했으나 위뻥촌 가는 오르막길이 나름 힘들었다.
☞ 2일차 : 신폭(神瀑) 가는 길
3,657m 신폭은 장족에게 신성시 되는 곳으로 신의 폭포답게 가는 길에 티벳 불교 경전이 새겨진 오색 타르쵸가 여기저기 걸려있어 발걸음은 힘들어도 심심하지 않은 길이다. 신폭 가까이 다다르면 수많은 타르쵸 사이로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떨어지는 물보라의 위용을 볼 수 있다.
☞ 3일차 : 빙호(氷湖) 가는 길
3,864m 빙호는 만년설이 녹아 흘러내려 만든 호수로서 빙하와 맞닿아 있는 곳으로 메리설산의 주봉인 ‘카와거보(卡瓦格博)’ 신의 생명이 담긴 호수로 알려져 있다.
중간 중간 빙하가 녹아 흐르는 계곡을 만날 수 있고, 고갯마루를 넘어서면 대본영(大本营),일명 베이스캠프가 있으며 운무 사이로 펼쳐지는 빙하가 사람을 압도적으로 매료시킨다. 그러나 대본영에서 빙호까지 가는 마지막 오르막길이 사람을 지치게 만들 수도 있다. 그렇다고 포기하지 말자! 다 왔으니까.
☞ 4일차 : 니농촌(尼农村) 가는 길
계곡을 따라가는 내리막길이라 비교적 쉬운 편이다. 3시간 정도 걷다 보면 쉬어갈 수 있는 식당이 나오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곳에서 간식을 먹거나 점심을 해결하기도 한다.
이후 2시간 정도 호도협의 수로길과 유사한 길을 따라 풍광을 즐기다 보면 저 멀리 마을이 나타나는데 이곳이 바로 니농 마을이다. 일반적으로 이곳에서 트레킹을 마치고 차를 타고 메리설산을 빠져 나온다.
… … …
… … …
내 나이 50.
예전에는 50이란 숫자가 한참 멀었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막상 50이 되고 나니 반 백년 잘 살아 남았다는 안도감과 동시에
많은 아쉬움이 남기도 하지만,
어쩌면 앞으로 펼쳐질 삶에 대한 설렘이 이는 것은
메리설산이 나에게 안겨다 준 커다란 선물일 것이다.
3박 4일 동안 편안한 여행 동반자와 함께 행복한 길을 걸었고,
이제 현실로 돌아와 나름 충실히 생활하겠지만 당분간 메리설산에 대한 가슴앓이는 지속될 것 같다...
2018년 그 여름,
메리설산을 함께 걸었던 그대들이여, 행복하시라!
첫댓글 메리설산 트레킹 아름답습니다.
걸으면서 만나는 아름다운 자연을 마음에 가득 담을수 있는 기회이지요.
짐의 무게만 견딜수 있다면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진짜 메리설산은 정말 멋진 산입니다.. 저도 유일하게 심한고산증때문에 걷지는 못했지만.. 역시 아름다워요~~
메리설산은 멋진 곳이기는 하지만 기본 체력은 필요할듯 합니다.
물론,
짚차도 있지만요ㅎㅎㅎ
기본적인 체력이란 어느정도인지 호도협대비하여 걷기운동 열심히 하는중이지만 겁도없이 무작정 가고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