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5. 12. 해날
[날이 참 좋다]
날이 참 좋다. 아깝지만 꽃사과와 작은 보리수나무를 잘라냈다. 꽃댕강도 옮겨심었다. 너무 과실수가 많다고 하시는 마님이 그 자리에 꽃을 심는단다. 계획이 있는 분이다. 한참 땀 흘린 뒤 집 둘레에 심은 과실수 열매보는 재미가 있다. 가지치기 한 뒤 매실은 더 굵어졌고, 자두와 복숭아도 많이 달렸다. 감과 살구는 한 눈에 셀 수 있고, 보리수와 블루베리는 주렁주렁, 앵두는 많이도 달렸다. 동네 아이들이 좋아하겠다. 오디도 굵어간다. 지난번에 심은 넝쿨장미는 자리를 잡았다. 달맞이꽃이 많이도 자리를 잡았고, 작약도 자태가 곱다. 입구 허브 냄새가 좋다. 꽃과 열매가 초록잎과 잘 어울리고, 적당히 시원한 바람이 산들산들 불어오는 5월~
2025. 5. 13. 달날
[마을과 선거]
마을신문 봄호가 나왔다. 곧 종이신문으로 배달된다. 이번호 주제는 마을과 선거다. 마을 속 작은 학교의 우직한 교육실천이 마을을 가꾸고, 마을은 아이들을 품어낼 것이다.
[마을과 선거]
국민들이 국가의 주인으로 대접받고 존중받는 때는 언제일까요? 늘 그렇다고 할 수도 있지만 아마 선거 때 아닐까요. 국회의원 선거가 4월 10일에 있었어요. 거의 두 해 걸려 유권자로 투표를 할 때면 국가와 우리 시와 마을의 미래를 생각해보고 출마한 정치인들을 살펴보게 됩니다. 출마를 한 분들이 모두 이야기하는 것은 시민을 섬기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민심이 정치라고 말해요. 그런데 선거가 끝나고 나면 백성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마음이 다가오지 않는 국가 정책이 결정되거나 국민의 삶을 후퇴시키거나 살림살이를 걱정하게 하는 정치 때문에 시민들은 화가 나는 일이 반복됩니다. 현재 선거제도는 다수결에 따라 결정되는 방식인데, 민주주의는 다수결로 결정되는 게 어쩔 수 없는 선택일까요? 제비뽑기 방식으로 나라를 위해 일하는 사람을 뽑으면 왜 안 되나요? 보통선거, 평등선거, 직접선거, 비밀선거 정신이 잘 지켜지면 민주주의가 완성되는 걸까요? 소수자의 목소리가 잘 반영되는 선거 제도는 없는 걸까요? 정치인들이 민의를 받들어 선거제도를 바꾸어내지 못하는 건 왜 그럴까요?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선거를 치루고 참여해 투표를 하지만 정작 우리들의 삶을 더 이롭게 하고, 우정과 환대가 넘치는 공동체 나라를 만들어내지는 못한 채 삶을 마감할 지도 모릅니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모두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경제체제 방식처럼 우리 삶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체제도 우리가 뽑는 정당과 정치인에 의해 결정됩니다.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 노동 인권, 성 평등, 교육 자치, 마을 주민 자치, 전쟁 종식, 평화 체제, 인간소외, 생명 존중, 수많은 영역에서 사람들을 꿈꾸게 하고 설레게 하는 정치와 정당은 끝내 우리들이 선택한 결과에 달려있을 겁니다. 참여할 때 민주주의는 완성된다는 말을 하지만 참여 자체를 거부하게 하는 정치도 있습니다. 그러나 헌법에 나와 있는 국민기본권과 국민 복지를 위한 정치를 꿈꾸고, 우리 삶의 질을 높여주고 우리의 자손들이 살아갈 세상을 위한 정치를 꿈꾼다면 현재 우리는 참여하고 바꾸는 일에 적극으로 나서야 합니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 역사처럼 체제를 유지하고 기득권들을 지켜가는 세력과 정치는 언제나 정치무관심과 불신을 조장할 뿐 참여를 독려하고 민주주의를 살찌우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자신이 속한 조직과 모임에서, 학교와 마을에서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몫은 오롯이 우리에게 달려있습니다. 내가, 우리가 참여하고 선택해서 결정한 규칙과 사람들 속에서 우리는 민주주의를 경험하고 만들어갑니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끝내 그때를 살아가는 사람들, 국민과 마을 주민의 정치의식 수준에 달려있다는 말을 하게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번호에서는 민주주의와 마을자치를 꿈꾸고 실천하는 마을 주민들의 아름다운 실천을 나누는 장을 만들고 선거제도와 투표 경험, 민주주의를 가꾸는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우리 모임과 조직, 학교와 마을, 과천시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살펴보는 기회가 되어 모두가 민주주의를 말하는 장이 펼쳐지기를 기대합니다.
어느새 1년 전이다. 덴마크 연수보고서를 이제야 마무리했다. 지난주 자연속학교를 가기 앞서 초고를 완성했고, 연수기를 책으로 펴낼 채비가 되어간다. 덴마크 친구들이 따듯한 격려 편지를 보내 주었다. 덕분에 함께 쓴 연수기가 되었다.
2024. 5. 15. 물날
[대만아이덱 채비]
2024대만아이덱에 참여하는 대안교육연대와 삶을위한교사대학 소속 현장 참가자, 대만아이덱에 참여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첫 안내모임이 열렸다. 연대 대표 노릇이다. 내가 미리 부탁한 덕분에 대만아이덱을 채비하는 Heather Yang이 참석해 뜻깊은 자리가 됐다. 진행한 삶을위한교사대학 유은영 상임 이사님과 통역해주신 김영주님이 애쓰셨다. 한국공동참가단의 첫 채비다.
2024. 5. 18. 흙날
[맑나푸르나]
5. 18일이다.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맑은샘학교 산동아리 맑나푸르나에서 함께 우면산을 걸었다. 함께 걸으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니 참 좋다.
2024. 5. 22. 물날
[학교마치고 모둠살이-봄방학 방과후학교]
봄 방학에는 종일방과후학교가 열린다. 봄방학때마다 모둠살이 선생님들이 학교 책을 모두 분류하고 정리해주신다. 올해도 부엌과 마당, 꽃밭까지 학교 곳곳을 더 깨끗하게 해주고, 방과후 아이들과 텃밭에 물도 주고, 학교를 가꿔주셔서 정말 고맙다. 어린이들이 마을신문도 읽고 선배들의 졸업작품도 살피며 날마다 손을 놀린다.
봄방학인데 줄곧 출근해서 컴퓨터와 씨름했다. 교사들과 다른 교장의 일이다. 모든 방학 때마다 마찬가지다. 교사들의 휴가를 보장하지만 교장은 필요한 휴가 빼고는 학교에 나와 행정교사와 함께 학교 행정 일을 처리해야 한다. 가는 방학이 안타까워 잠깐 나들이로 서파랑길을 걸었다. 만난 산과 바다는 눈부셨다. 여름학기 채비 시작이다.
봄 방학에 여름학기에 전시될 명화가 왔다. 이중섭, 박수근, 유영국, 한국 화가들~ 6월까지 한국 화가 작품이 전시되고, 6월 말부터는 세계명화로 들어간다. 과천시 사람책 김영숙님 덕분이다. 날마다 명화가 전시되는 학교다.
2024. 5. 25. 흙날
[단오잔치]
과천지역 단오잔치 날이다. 우리학교와 무지개학교가 길놀이를 했다. 지역사회에서 교육주체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단오잔치 역사를 떠올려보니 새삼스럽다. 과거에는 교사가 참여해 단오잔치를 기획하다 부모주체로 바뀌었다. 2008년 단오잔치 채비를 하러 회의했던게 엊그제 같다. 교사주체에서 부모주체로 바뀐 까닭은 교사들의 일을 덜기 위해서이고, 지역 연대에 부모참여를 늘리기 위해서였다. 해마다 부모님들이 연대해서 일을 하느라 정말 애를 많이 쓰신다. 올해는 과천시 마을공동체 지원금을 위해 지수아버지가 더 품을 내셨다. 공동육아 어린이집, 대안교육기관학교, 방과후학교가 함께 만들어가는 행사지만 해마다 규모 차이가 있다. 참여단체마다 단오 활동을 돌아가며 맡고, 단체 수익을 위해 음식 마당을 열기도 했다.
올해도 학교 수익을 위해 부모님들이 정말 많은 애를 쓰셨다. 길놀이 채비할 때는 아무래도 교사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싶다. 씨름, 강강술래도 재미났다.
2024. 5. 27. 달날.
[여름학기 시작]
봄방학 끝 여름학기 시작 날이다. 아침당번이라 일찍 갔는데 나보다 일찍 왔음을 자랑하며 두 어린이가 책을 읽고 있다. 주말 단오잔치 때 꺼내 쓴 부엌살림들 정리하느라 30분을 다 썼다. 부지런히 차 끓여놓고 커피도 내리며 어린이들을 맞았다.
짧은 봄방학 뒤 다 함께 아침열기 시간이라 떠들썩하다. 멀리 여행을 다녀온 어린이들도 많고 날마다 학교에 나온 어린이들도 많다. 봄방학이지만 예체능 과목 수업은 모두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학부모님들이 재능기부로 재미난 공부를 만들어주신 덕분이다. 편입 문의가 줄곧 있는데, 한 어린이는 사흘 동안 겪어보기를 시작했다. 봄방학 때와 달리 어린이들 웃음소리와 떠들썩함을 들으니 학교답다.
유키선생님이 영어 수업을 도와주셔서 아이들이 좋아했다.
점심 먹고 숲속놀이터 당번 노릇을 하며 텃밭 풀을 일부 잡고, 조금 늦었지만 5월에 심는 토종 콩도 조금 심었다. 입학상담 하고, 행정교사와 함께 교육청보탬e와 지자체 보탬e시스템과 씨름을 했다. 온라인으로 교사대학 이사회 뒤 저녁에 수학과학공부모임 하고 나니 졸음이 슬슬 온다.
2024. 5. 28. 불날.
[나무치기]
1층 마루에서 아이들이 돌이 아닌 나무조각으로 비석치기를 하고 있다. 돌이 아닌 나무로 하니까 나무치기라고 해야 하나. 비석치기 가운데 중심을 잘 잡아야하는 단계라 어린이들 집중이 대단하다. 어린이들이 이때는 말을 걸지 말라고 한다. 담임할 때 나랑 날마다 비석치기를 하던 아이들이 생각났다.
2024. 5. 30. 나무날
[설장구 수업]
9시 6학년 영어수업을 마치고, 10시 3학년 설장구 수업이다. 설장구 수업과 사물놀이 수업 때면 신명나게 치는 어린이들이 있다. 과거 사물놀이도 가르쳤지만 지금은 6학년 교사가 맡아서 하고, 나는 최근 몇 년은 꼭지선생으로 설장구를 맡아서 가르치고 있는데 언제나 아이들과 신명나게 칠 때 엔돌핀이 팍팍 나온다. 난타, 설장구, 사물놀이와 풍물로 연결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어린이들의 흥과 신명은 저절로 몸짓을 부른다.
3학년이 교실 안 과학실험으로 표면장력을 배우고 있다. 텃밭에서 자라고 있는 토란잎에서도 표면장력을 확인해보라고 알려주었다. 교실과 텃밭에서 배우는 과학수업이다.
옹달샘 2학년이 텃밭에서 열무를 뽑아 김치를 담는다. 덕분에 전교생이 열무김치를 먹겠다. 앞뒤채비하느라 교사 손이 바쁘다.
2024. 5. 31. 쇠날.
[모두마다 알찬 공부]
발효수업으로 만든 막걸리를 어른들을 위해 병에 넣는다. 5학년 자람여행비 노잣돈으로 잘 쓰이겠다.
머핀을 만들어 내일 학교 잔치에서 팔려고 6학년 손길이 바쁘다. 담임교사는 앞뒤채비로 더 바쁘다.
3학년이 교실 안 과학실험으로 배운 표면장력을 텃밭에서 자라고 있는 토란잎에서 도르르 굴러가는 물방울을 보며 확인했다. 교실과 텃밭에서 배우는 과학이다. 텃밭은 배움터요 놀이터다. 비가 오지 않으니 어린이농부들은 자주 텃밭에 물을 준다. 풀도 뽑고, 북주기도 한다. 3학년 일하는 곳에 가서 얼른 풀을 같이 뽑았다, 밀집해있는 들깨를 숲속놀이터 텃밭에 옮겨심었다.
이중섭 화가의 작품을 그리는 어린이들의 명화 수업을 했다.과천시 사람책 김영숙선생님 덕분이다. 지역사회 교육자들을 자꾸 학교로 모시는 일은 교육의 질과 지역사회 교육 연계에서 아주 중요한 꼭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