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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하지만 쓸모없는, 쓸모없어도 중요한
유용하고 재미있고 위험한 금속의 세계사
금속의 쓸모
[서지 사항]
표트르 발치트 글 | 빅토리야 스테블레바 그림 | 기도현 옮김 | 김경숙 감수
150x210㎜ | 무선 | 224쪽 | 값 16,000원
초판 발행일 2023년 8월 7일 | ISBN 978-89-6319-521-6 (43430)
[분류]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수학/과학
국내도서 > 과학 > 기초과학/교양과학
국내도서 > 과학 > 화학 > 일반화학
[주제어]
#금속 #화학 #과학 #역사 #문명사 #주기율표 #청소년 #교양 #북멘토
책 소개
《금속의 쓸모》는 일상에서 친숙하게 접하는 금속 이야기를 마중물로 과거부터 현재까지, 우리 몸속에서 지구 내핵에 이르기까지 인류와 함께해 온 금속의 발견과 발전 과정을 시공간을 넘나들며 종횡무진 엮어 낸다. 인류가 금속을 어떻게 발견하고 이용해 왔는지, 순수한 금속을 얻고 또 그 금속을 더 유용하게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또한 금속이 미래에 어떻게 사용될지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역사적, 화학적, 물리적 맥락에서 상세히 살펴볼 수 있다.
출판사 서평
금속이 사라지면 지구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
물리·화학·역사로 살펴보는 위험하고도 유용한,
수상하고도 재미있는 달콤살벌 금속의 쓸모들
어느 날 지구에서 금속이 사라졌을 때
세상에서 갑자기 금속이 사라지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아침을 먹으러 주방에 들어가면 냄비와 커피포트, 수저와 포크, 가스레인지, 냉장고, 수도꼭지 등이 사라지고 싱크대는 나무 뼈대만 남아 있을 것이다. 그 광경을 보게 되면 짐도 챙기지 말고 집 밖으로 뛰쳐나가야 한다. 건물을 지탱하는 콘크리트 속 철근도 모두 사라져 집이 곧 무너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컴퓨터는 플라스틱 부품 몇 조각 정도는 남겠지만 아마 종이책은 앞으로 더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책을 찍는 인쇄기가 바로 금속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석기 시대를 다룬 책은 꼭 보관해야 한다. 금속이 사라지면 자동차나 기차 같은 탈것을 포함해 칼과 가위, 망치 같은 도구도 사라질 테니 사람들은 옛날처럼 모든 도구를 다시 돌이나 나무로 만들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금속이 사라지면 사람을 포함한 동물과 식물은 단 1초도 살지 못한다. 칼슘이 없어져 치아와 뼈는 부서져 가루가 되고, 철분이 없으면 혈액이 몸 전체에 산소를 운반할 수 없다. 마그네슘이 없는 식물은 광합성을 할 수 없어서 산소를 내뿜지 못한다. 나아가 우리가 사는 지구 자체도 사라질지 모른다. 지구의 핵이 바로 철과 니켈의 합금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핵이 사라지면 핵이 만들어 내는 지구 자기장도 사라지고, 지구 자기장이 사라지면 우주에서 오는 해로운 우주 방사선을 막지 못해 지구는 생명체가 살 수 없는 곳이 되고 만다. 물론 상상 속 가정일 뿐이지만 이러한 가정은 다시 말해 단단하고 날카롭고 차갑고 죽어 있는 무생물 이미지의 대명사인 금속이, 부드럽고 따뜻하며 살아 있는 생명으로 가득한 이 풍요로운 지구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말해 준다.
세상을 단단하게 빛낸 과학 문명의 돌, 금속
《금속의 쓸모》는 인류 문명과 함께 발견되고 또 발전해 온 금속에 대한 흥미진진하고 놀라운 이야기를 물리, 화학, 역사적 맥락에서 친절하고 상세하게 설명하는 책이다. 우리에게 알려진 118개의 화학 원소 가운데 94개는 금속과 준금속으로 분류되며 24개는 비금속 원소로 분류된다. 이 세상은 대부분 금속으로 이루어졌다고 말할 수 있으며 화학은 그 모든 것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알 수 있는 학문이다. 석기 시대 고대인에게 금은 너무 물러서 도끼나 칼, 낚싯바늘 같은 도구를 만들기에 부적합했는데, 그다지 쓸모가 없었기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화폐의 가치를 띠게 되었다. 철 제련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때 고대인은 오늘날 최첨단 제련 기술로 생산되는 고강도 니켈 강철을 어떻게 얻을 수 었을까? 하늘에서 운석이 떨어질 때 겉의 불순물이 연소되고 운석 내부의 강철은 미처 다 타지 못하고 땅에 도달하는데, 그렇게 얻은 니켈 강철은 고대인이 가질 수 있는 최첨단 재료였다.
고대 도시 로마에는 납으로 만든 수도관이 깔려 있었는데 수돗물에 녹아 들어가는 소량의 납이 시민들에게 납 중독을 일으켰고 그것이 로마 제국의 멸망에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도 흥미롭다. 18세기 중반 나폴레옹이 측근들에게 금 대신 선물할 정도로 알루미늄은 아주 값비싼 금속이었지만 대량 생산 기술이 개발되면서 가격이 폭락했다. 1854년 1킬로그램에 1200루블이던 알루미늄 가격은 19세기 말 1루블까지 가치가 떨어졌으며, 투기와 노후 자금 목적으로 알루미늄을 사 두었던 귀족들은 하루아침에 큰 재산을 잃고 말았다.
세상에 쓸모없는 금속은 없다
금속을 다루는 일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첨단 산업을 이끌어 나간 가장 고도의 기술이었다. 청동의 발견은 모든 초기 고대 문명의 토대가 되었으며 역사적으로 강력하게 부상했던 세력은 늘 금속을 다루는 기술을 선점한 민족이다. 기원전 18세기, 운석이 아닌 광석에서 철을 뽑아내는 법을 최초로 알아낸 히타이트인은 우수한 제철 기술을 바탕으로 강력한 철제 무기를 만들었다. 히타이트인은 당시 철을 다루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기 때문에 철 제련 기술을 철저히 비밀에 부쳤고, 이집트 파라오에게 철로 만든 검을 포함해 철제 선물을 보낼 때조차도 제련 기술을 절대 알려주지 않았다. 오늘날에도 우주 산업과 반도체 기술에 활용되는 금속 기술은 전 세계 선진국들이 앞다퉈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이는 최첨단 미래 산업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금속은 인간의 삶을 단순히 더 편리하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물질이다. 금속의 쓸모는 아주 다양하며 심지어 인간에게 그다지 쓸모없는 금속이라 할지라도 지구 전체로 본다면 중요하지 않은 금속은 하나도 없다. 이런 금속을 쓸모 있고 이로운 방향으로 활용하는 것은 금속과 금속 화합물의 특성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에 달려 있다. 《금속의 쓸모》는 일상에서 친숙하게 접하는 금속 이야기를 마중물로 시작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우리 몸속에서 지구 내핵에 이르기까지 금속의 발견과 발전의 과정, 금속에 대한 지식을 시공간을 넘나드는 흥미진진한 일화로 종횡무진 엮어 냈다. 지구의 탄생과 문명의 발전 과정에서 인류는 금속을 어떻게 처음 발견하게 되었으며 어떻게 발전시켜 왔는지, 나아가 미래의 첨단 산업에서 금속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분석과 전망까지 담아낸 이 책은 미래의 첨단 재료 기술을 공부하고자 하는 청소년에게 든든한 지식의 보루가 되어 줄 것이다.
저자 소개
글 · 표트르 발치트
1975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났으며 모스크바 국립사범대학교에서 생물학과 화학을 공부했다. 과학 교사이자 출판사 편집자, 번역가로 활동하며 대중을 위한 과학 도서를 쓰고 있다.
그림 · 빅토리야 스테블레바
도서에 들어갈 삽화 작업을 하고 창의적인 액티비티북을 만든다. 영국의 굿 일러스트레이션 에이전시와 협업해 다양한 잡지와 매체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옮김 · 기도현
19세기 러시아 인텔리겐치아 계층에 대한 흥미로 러시아 지역을 공부하면서 러시아 민족주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도스토옙스키에 매료되었다. 유럽으로 여행을 하면서 국가 간 정의에 대한 문제의식을 지니고 현재 러시아에서 국제정치학을 공부하고 있지만, 문학과 예술의 가능성을 더 믿고 있다.
감수 · 김경숙
20여 년간 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쳤으며 현재 고등학교 화학 교사로 재직 중이다. 서울, 경기 지역 과학 교사들의 연구 모임 신과람(신나는 과학을 만드는 사람들)에서 과학 교육의 대안을 모색하고 과학 실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모든 사람을 위한 흥미로운 과학 교육의 길을 찾기 위해 열정을 다하고 있다.
차례
들어가는 말 | 세상에서 금속이 사라진다면?
제1장 금속이란 무엇일까?
금속의 무게 / 금속의 모양과 상태 / 아이스크림 전용 숟가락 / 열과 전기를 전도하는 안내자 / (실험 1) 금속은 전류가 통할까? / (실험 2) 금속은 또 무엇을 전도할까? / 연성과 광택· / 초보자를 위한 원자 물리학 / 지름이 2,400km인 분자 / 금속 결합 현상 / 금속광택의 원리 / 새로운 화학 원소 / 아메리슘에서 모스코븀으로 / 멘델레예프 주기율표
제2장 금속을 어떻게 찾아낼까?
연성의 챔피언, 금 / 화폐의 지위를 누리게 된 금 / 쓸모없음의 중요함 / 문명의 토대 / 석기 시대의 구리 사용 / 구리 제련 / 광물의 단단한 정도 / 새로운 금속, 청동 / 주석으로 만든 못 / 세계를 하나로 묶은 주석 / 청동의 시대 / 청동의 도시 브린디시 / 하늘에서 떨어진 돌덩이 / 철 장식 목걸이 / 고대인의 금속 추출 기술 / 순수한 철 얻기 / 선철과 슬래그 / 히타이트 제철 기술의 비밀 / 강철의 탄생 / 강철을 더 강하게 만드는 담금질 / 단접 작업을 한 검 / 단접 작업으로 만든 도구들 / 다마스쿠스 강철 / 톱날 같은 이빨 / 다마스쿠스 강철의 발전
제3장 금속 산업은 어떻게 발전했을까?
아름다움의 대가 / 부드러운 납의 효용 / 납 중독과 로마의 몰락 / 용의 피 / 금과 은을 정제하는 수은 / 수은의 독성 / 수은과 고고학자의 작업 / 연금술의 유행 / 계몽주의 시대의 금속 발견 / 금처럼 대우받은 알루미늄 / 위험한 방사성 원소 / 카메라 오브스쿠라 / 방사능의 발견 / 퀴리 부부의 공로 / 라듐의 목적 / 인공적으로 얻은 금속 / 방사능의 위험성 / 방사성 물질의 용도 / 우라늄을 이용한 방어 / 희귀한 금속, 희토류 / 넓게 흩뿌려진 희토류 / 촉매 변환기에 사용되는 희토류 / 불안정성의 섬 / 방사선의 종류 / (실험 3) 반감기란 무엇일까?
제4장 금속을 어떻게 얻을까?
붉은 광석 / 금속 매장지 찾기 / 자기 이상 현상 / 광산에서 용광로까지 / 새끼 돼지 철 / 철과 다이아몬드의 어우름 / 베서머 용광로와 마르탱 용광로 / 금속을 얻는 여러 가지 방법 / 전기 분해 / 해로운 불순물 / 1600년 동안 녹슬지 않는 철 기둥 / 금속 불순물 제거 / 초전도체 / 여러 가지 정제 방법 / 존 멜팅 기법 / 증류 방식 / 바냐듐 양식 / 세균 침출 방식 / (실험 4) 금속을 어떻게 증류할까? / 변하지 않은 화학의 기본 원리
제5장 금속을 어떻게 활용할까?
전기와 자기 유도 / (실험 5) 자기력을 어떻게 확인할까? / 전도체들의 순위 싸움 / 은으로 전선을 만들 수 없는 이유 / 금으로 만든 부품 / 전기를 발생시키는 금속 / 이온화 경향을 이용한 금속 전지 / (실험 6) 써모 커플 장치로 전기를 어떻게 만들까? / 써모 커플의 용도 / 자석을 이용한 전기 생성 / 자석의 작용 / 금속 피로 / (실험 7) 금속에 변형력을 계속 가하면 어떻게 될까? / 베릴륨을 첨가한 강철 / 비행기에 쓰이는 금속 / 형상 기억 합금 / 금속으로 만든 샐러드 / 특별한 임무를 띤 인듐 / (실험 8) 거울을 어떻게 만들까? / 배기가스 정화용 촉매제 / 텅스텐으로 만든 윤활제 / 금속을 재료로 한 안료 / 그림의 색이 변하는 까닭 / 화려한 마그네슘 불꽃놀이 / 분수처럼 퍼지는 스파클러 / (실험 9) 소금으로 불꽃을 어떻게 만들까?
제6장 금속을 어떻게 보호할까?
귀족 금속 / 화산 폭발을 예측하는 은 포크 / 광석으로 돌아가려는 금속 / (실험 10) 부식은 어떻게 진행될까? / 도색에서 도금까지 / 이온화 경향에 따른 금속 부식 / 허영심이 부순 요트 / 불순물 첨가 / 블루잉 강철 / 주석 페스트 / 녹슬지 않는 알루미늄 / 알루미늄 뱀파이어 / 헐렁한 갑옷
제7장 금속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우리 몸속에 있는 금속 / 철분 / 칼슘 / 나트륨과 칼륨 / 마그네슘 / 광물질을 함유한 물· / 미량 금속 / 바닷속 비료 / 설명할 수 없는 사랑 / 유독 물질, 중금속 / 스트론튬의 위험성 / 길가의 버섯들 / 뿌리껍질에 쌓이는 중금속 / 금속 해독제
맺음말 | 금속의 소중한 쓸모에 대하여
멘델레예프의 원소 주기율표
책 속으로
P. 41
금이 지난 수천 년 동안 화폐의 역할을 해 왔고 오늘날까지 그 가치를 유지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금이 별로 쓸모가 없기 때문입니다. 곡물은 씨를 뿌려 그 수확물을 먹고 또 종자를 얻을 수 있어서 인간에게 아주 유용합니다. 알맞은 방법으로 저장할 수 있다면 수년 동안 보관도 가능하지요. 철과 같은 금속은 곡물처럼 먹거나 파종할 수는 없지만, 도구와 무기를 만드는 데 반드시 필요합니다. 반면 금은 곡식이나 철처럼 실용적인 쓸모가 없습니다. 이 때문에 금은 다른 금속이 하지 못한 돈의 역할을 할 수 있었지요.
P. 54~55
인류가 처음으로 발견한 순수 철 덩어리는 운석의 일부분이었습니다. 사실 지구에서 이처럼 순도 높은 철 덩어리는 거의 발견되지 않습니다. 제련할 필요가 없는 순수한 철은 지구로 떨어진 운석 조각이 대부분이지요. 우주를 떠돌던 운석이 지구로 떨어질 때 대기와의 마찰로 운석의 두꺼운 겉면에 있는 불순물은 열에 의해 타 버리고 철로 된 운석 내부는 미처 다 타지 못한 채 땅이나 바다에 떨어집니다. 지구 표면에서 발견된 가장 큰 철 운석은 무게가 약 60톤이나 됩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1년에 수백 톤의 철 운석이 지구로 떨어진다고 합니다.
P. 76
고대인들은 눈썹을 검게 만들고 눈매를 그리기 위해 안티모니의 황화물(황 화합물) 광석을 사용했는데, 당시 기술로 순수한 형태의 안티모니는 거의 얻을 수 없었지요. 고대 이집트인들은 기원전 3천 년경부터 안티모니의 황화물 광석을 눈 화장에 사용했고, 그 이후에 이것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갔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오늘날까지도 안티모니 황화물 광석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튀르키예말에서 ‘안티모니’라는 단어는 눈 화장에 사용되는 가루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P. 79~80
고대 로마가 쇠퇴한 이유 중 하나가 납으로 만든 수도관 때문일 수 있다고 합니다. 수돗물에 녹아 있던 소량의 납이 로마 시민에게 납 중독을 일으켰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결국 다른 중금속과 마찬가지로 납 역시 유독성 물질입니다. 그런데 로마인이 가장 많이 애용했던 화장품 재료가 바로 납 성분으로 이루어진 백연석이었습니다. 로마의 정치가이자 학자였던 플리니우스와 의학자였던 갈레노스도 백연석의 독성에 대해 말하기도 했지요. 다행히 로마 기술자들은 식수를 얻기 위해 칼슘염이 풍부한 물, 즉 경수(칼슘 이온이나 마그네슘 이온 따위가 비교적 많이 들어 있는 천연수)를 수도관으로 끌어왔습니다. 경수는 주전자에 부으면 흰색 침전물로 이루어진 두꺼운 층이 주전자 벽면에 쌓이게 되는데, 이는 경수가 지닌 단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납으로 만들어진 수도관에서는 경수가 생명의 은인과도 같았습니다. 흰색 침전물이 층층이 쌓여 파이프 내부 벽을 뒤엎음으로써 납 성분이 수도관의 물에 녹는 걸 막아 주었기 때문입니다.
P. 89~90
프랑스의 황제 나폴레옹 3세가 연회를 열었을 때 연회에 참석한 황제의 측근들은 알루미늄으로 만든 선물을 받았지만, 일반 손님들은 금과 은으로 만든 선물을 받았습니다. 또한 1889년에 유명한 화학자 드미트리 멘델레예프가 아주 값비싼 기념품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바로 알루미늄으로 만든 저울이었지요. 알루미늄이 그만큼 구하기 힘들고 귀했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구하기 힘든 금속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가격이 폭락했습니다. 그래서 금덩어리를 모으는 것처럼 알루미늄 덩어리를 노후 자금으로 사 두었던 이들은 많은 재산을 순식간에 잃게 되었지요. 가령 1854년에는 알루미늄 1킬로그램이 1,200루블의 가치를 지니고 있었지만, 19세기 말에는 불과 1루블에 불과했습니다. 궁전에 서 사치품으로 사용되던 알루미늄도 공장으로 가서 재활용되는 신세가 되었지요.
P. 91~92
오늘날 우리는 이 광물을 섬우라늄석(우라니나이트라고도 함)이라고 부릅니다. 1789년에 클라프로트는 이 광물에서 검은색 물질을 분리했고 이 물질이 새로운 금속이란 것을 알게 되었지요. 1781년 태양계의 행성에 속하는 천왕성이 발견되었는데, 천왕성을 영어로 ‘우라노스(Uranus)’라고 합니다. 클라프로트는 당시 새로 발견된 천왕성을 기리기 위해 자신이 발견한 금속을 우라노스에서 따온 우라늄이라고 이름 붙였지요. 당시 천문학자들 사이에서 새 행성인 천왕성을 ‘우라노스’라고 부를지 아니면 당시 영국을 통치하던 영국 왕의 이름을 따서 ‘조지(George)의 별(star)’이라고 부를지 논쟁이 있었고 이후 행성 이름을 따서 새로운 원소의 이름을 짓는 전통이 생겨났습니다. 이후에도 클라프로트는 새로운 금속을 하나 더 발견했는데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의 이름을 따서 타이타늄이라고 이름 붙였지요.
p. 186~187
은은 소량의 황화 수소만으로도 색이 검게 변하는 성질을 띱니다. 이러한 은의 성질을 이용해 화산 폭발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화산은 분출되기 며칠 전부터 황화 수소나 기타 가스가 방출되기 시작하는데, 사람의 후각으로는 이 가스를 감지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은은 농도가 낮은 가스에도 무조건 반응합니다. 예를 들어 화산 근처에서 은으로 만든 포크의 색이 검게 변하면(혹은 분홍색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은의 표면에 생긴 아황산 염의 얇은 막이 분홍빛을 띠기 때문이지요) 화산이 곧 분출하는 것을 예상해서 대피할 시간을 벌 수 있지요.
p. 211
소금물은 갈증을 더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염분이 없는 담수를 마시는 편이 좋습니다. 하지만 땀을 아주 많이 흘렸다면 미네랄워터를 마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미네랄워터는 ‘광천수’라고도 하는데, 칼슘과 마그네슘, 칼륨 등 광물질을 많이 함유한 물입니다. 몸에서 배출되는 땀은 우리 몸에서 수분과 염분을 가져가는데, 미네랄워터에 함유된 나트륨, 칼륨, 칼슘 같은 금속은 신체 내 세포들이 활동하는 데 꼭 필요한 물질이지요. 이 물질들은 특히 신경 세포에 더욱 중요합니다. 칼륨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고 뜨거운 태양 볕 아래에서 오래 걸으면 다리에 쥐가 나기 쉽습니다. 칼륨과 칼슘이 부족하면 신경과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기능하기 때문이지요.
p. 214~215
카드뮴은 매우 유독한 금속입니다. 이 금속이 많은 토양에는 식용 식물을 심을 수 없고 가축도 방목해 기르면 안 됩니다. 하지만 말냉이를 이용해서 카드뮴으로 오염된 토양을 정화할 수 있습니다. 말냉이를 오염된 토양에 심고 어느 정도 자라면 잘라서 그대로 두고 말립니다. 그다음 건조된 말냉이를 태우는 정화 작업을 몇 차례 거치면 토양은 화학적으로 안전해집니다. 콩과 식물인 황기는 스트론튬을 선별적으로 축적합니다. 황기보다 스트론튬에 더 강한 애착을 갖는 식물도 있습니다. 말냉이와 마찬가지로 십자화과의 두해살이풀인 장대나물이지요. 말냉이와 장대나물 같은 식물은 토양을 깨끗하게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p. 218
당근, 비트루트, 무와 같은 뿌리 작물은 도로 옆에서 재배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뿌리껍질에 중금속이 가장 많이 쌓이기 때문입니다. 식물 뿌리가 아니라 상부, 예를 들면 밀이나 벼처럼 씨앗을 먹는 것은 덜 위험합니다. 식물 상부에 있는 수확물은 먼지와 중금속을 꼼꼼하게 씻으면 비교적 안전합니다. 중금속으로 약간 오염된 토양에서 젖소가 풀을 먹더라도, 그 젖소에서 나온 우유는 마셔도 괜찮습니다. 납은 풀잎에 침투하지 않기 때문에 우유에는 들어 있지 않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