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하락에 대출부담 준 탓
월셋값, 작년 하반기보다 줄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강남 아파트단지.ⓒ천지일보DB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올해 들어 수도권 아파트 월세 거래비중이 5%p가량 하락했다. 전셋값 하락이 계속되고 대출 부담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빌라(다세대·연립)’ 월세비중은 작년 하반기 대비 확대됐다. 전세사기, 깡통전세 불안으로 일부 빌라 임차인이 저렴한 아파트 전세로 갈아타거나 월세계약에 나선 결과로 보인다.
15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6월 12일까지 계약된 수도권 아파트 월세 거래는 임대차 거래 30만 9518건 중 12만 5067건으로 40.4%를 차지했다.
이는 대출금리 상승 부담으로 월세 선호가 두드러졌던 지난해 하반기(45.2%)보다 소폭 줄어든 수준이다. 아파트 월세가 줄어든 원인으로는 계속되는 전셋값 하락과 대출이자 부담 완화가 꼽힌다.
반면 다세대·연립의 월세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37.6%, 하반기 41.0%에 이어 올해 상반기 46.2%로 상승하는 추세다. 특히 서울 구로, 금천, 중구와 경기 고양시 덕양구, 파주시, 인천 동구 등지에서는 올해 상반기 연립다세대 월세 거래비중이 직전 반기 대비 10%p 이상 높아졌다.
전세사기와 깡통전세 우려가 커진 지역을 중심으로 보증금을 안전한 수준까지 낮춘 월세계약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한 빌라촌. ⓒ천지일보DB
월세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대비 낮아졌다. 부동산R114가 동일 단지·면적·층 기준,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6월 12일까지 모두 1건 이상 월세계약이 체결된 수도권 아파트 2만 5811건에 대해 평균 환산보증금을 계산했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월세 환산보증금은 3억 1157만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3억 5435만원보다12.1% 낮아졌다. 환산보증금은 월세보증금에 100개월치 월세를 더한 액수다.
지역별로 서울이 –12.5%(5억 1921만원→4억 5415만원), 인천 –11.7%(2억 376만원→1억 7994만원), 경기 –11.5%(2억 6587만원→2억 3528만원) 순으로 떨어졌다.
부동산R114는 “올 들어 수도권 아파트 월세 거래 가격이 낮아졌지만 낙폭 확대 여지는 낮아 보인다”며 “월세가격 산정 기준이 되는 전셋값 하락폭이 둔화됐고, 직전 대비 오른 가격에 거래되면서 월셋값 하락 방어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빌라 등 비아파트 유형, 입주물량이 많거나 역전세 우려가 큰 지역 위주로는 낮은 가격의 월세거래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부동산R114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