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와 파월 연준의장의 발언에 대한 판단과 이에 따른 증시 반응, 지난주 KOSPI 약세 이유를 확인해 보겠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증시 흐름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번주 자료 링크입니다. 관련 그림과 같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bit.ly/3uo001C
확증 편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신의 주장, 견해와 부합하는 정보(사실 여부보다는…)만을 선택하고, 자신이 믿지 않는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현재 증시는 확증편향에 빠진 것 같습니다.
1) 경기 부진은 이미 알고 있지만, 우려보다 양호할 것이고, 2) 23년 하반기 50bp 금리인하가 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이 두가지 기대는 양립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 시장은 사실보다는 보고 싶은 것만을 보고, 원하는 대로 해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주도 글로벌 증시는 여전히 통화정책, 금리인상 컨센서스 변화에 일희일비했습니다. 파월 연준의장의 기자회견이 다시 한 번 산타랠리 기대를 자극했다면, 지난 주말 양호한 고용지표 결과 이후 실질 내용은 부진했다는 이유로 장 중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죠
하나씩 보겠습니다.
사실 파월 연준의장의 발언을 듣고, 텍스트로 보고… 이게 비둘기??? 라고 할 정도로 의아했습니다. 그런데 시장은 완호했습니다.
우려했던 것보다 덜 매파적이었다는 안도감 속에 파월 연준의장이 말 한미디를 통해 1) 연착륙은 가능하고, 2) 23년 하반기에는 금리인하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다시 한 번 키웠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Bloomberg WIRP 기준 23년 기준금리 고점은 4.92%로 약 9bp 레벨다운되었습니다. 12월 FOMC 예상 기준금리 레벨는 19bp 낮아졌고요. 23년 연말 기준금리 하락폭이 크다는 점에서 금리인하 기대가 다시 한 번 시장의 분위기를 뜨겁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지난 주말 미국 11월 고용은 여전히 견조함을 보여주었습니다.
11월 비농업부문 일자리는 26.3만건 증가해 예상치(20만건)을 상회했고, 실업률은 3.7%로 전월과 동일했습니다. 노동시장 참가율은 62.2%에서 62.1%으로 또 다시 0.1% 포인트 낮아졌고, 시간당 임금은 전월대비 0.55% 상승하며 10월 0.46% 상회했고, 전년대비 5.09% 상승했습니다(10월 4.9%).
실업률 정체, 신규고용 예상치 상회, 임금상승률 전월대비 상승 등의 여파로 고용지표 발표 직후에는 채권금리, 달러화 급등, 증시 급락이 전개되었지만, 이내 안정을 찾았죠. 10년물 채권금리는 3.5%로 진입했고, 달러화는 다시 105p 밑으로 내려갔습니다. 다우지수는 플러스 반전했고, 나스닥도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습니다.
헤드라인 지표는 좋았지만, 일부 업종/산업(레저, IT 등)에 국한된 개선세라는 해석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다시 한 번 고용은 견조하지만, 23년 하반기 금리인하 기대를 훼손할 정도는 아니라는 투자자들의 안도가 유입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곳곳에서 경기 부진이 가시화되고, 앞으로 더 않좋아질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먼저 고용지표를 보면 기업 고용건수가 감소되고 있고, 대규모 감원은 7.68만명까지 급증했습니다. 금융위기, 코로나19를 제외할 경우 최고치(10만명) 수준에 근접한 수준입니다. 실업률 3.7%는 현재까지 안정적이고, 견고하다고 볼 수 있지만, 고용여건을 감안할 경우 상방리스크(반등)가 커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11월 ISM 제조업 지수도 예상치(49.7)를 하회한 49를 기록하며 20년 5월 이후 처음으로 수축국면으로 진입했습니다. 재고주문, 수입, 신규주문, 고용 등이 부진한데 따른 결과로, 전반적인 수요가 부진하고,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제 처음 수축국면으로 진입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당분간 반전을 기대하기보다는 추가적인 악화, 제조업 경기 하강속도 가속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실물 경제지표 중 가장 빨리 발표되는 한국 수출을 통해서도 향후 글로벌 경기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11월 한국 수출은 519.1억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14.0% 감소했습니다(일평균 수출 -14.0%). 대중국 수출이 6개월 연속 전년동월대비 감소(-25.5%)했고, 품목별로는 반도체(-29.8%) 수출 부진이 심화된 가운데, 석유화학도 단가 하락 영향으로 감소세를 이어갔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주요국(10개) 중 6개 국가에 대해 마이너스 수출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6월 3개에서 두배 증가한 수치로 플러스 증가율을 기록한 나라들도 상승폭 축소 중입니다. 15대(세부 17개) 주요 품목 중 전년동월대비 수출이 증가한 품목은 자동차/부품, 석유제품, 2차전지 등 5개뿐입니다. 역성장 품목 또한 7월 7개에서 11월 12개로 늘어났습니다.
한국 수출은 이제 2개월째 역성장을 기록했습니다. 과거 수출 모멘텀이 플러스 반전하는데까지 짧게는 10개월, 길게는 2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습니다. 저점 통과까지도 6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죠. 한국 수출, 글로벌 경기는 이제 악화되기 시작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통상적으로는 경기가 악화되면 통화정책 완화 기대가 강해집니다.
하지만, 현재 증시는 23년 하반기 50bp 금리인하 기대감을 반영 중이죠. 금리인하 기대는 더 강해지기 어렵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상승동력으로 작동되기는 쉽지 않다고 봅니다. 9월 FOMC에서 제시된 점도표 기준 23년과 24년 기준금리 Gap이 70bp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즉,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는 정점에 달했다는 판단입니다.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조절, CPI 서프라이즈 당시 뜨거운 반응을 보였던 증시가 최근 PCE 안정, 파월 연준의장 발언 등에 대한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는 점은 금리인하 기대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졌다는 의미입니다. 반등 폭도 제한적이고 단기 반등에 그치고 있습니다.
채권, 달러화의 추가적인 레벨다운은 금리인하 기대를 넘어 경기침체 가능성까지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 제로코로나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너무 앞서갔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이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는 판단입니다. 봉쇄, 강한 방역기조는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지만, 중국의 코로나 정책 완화는 아직 그 기준과 강도가 모호하고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대응 방식도 일정하지 못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지금까지 방역조치를 완화해왔던 국가들을 보면 높은 백신 접종율을 바탕으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 방역 철회 등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경기는 회복국면으로 진입했습니다.
반면, 중국의 부족한 의료 체계와 고령층의 저조한 백신 접종율을 감안하면 중국 경기의 회복과정은 전진과 후퇴의 반복일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이와 관련해서 자세한 내용은 당사 이다은 이코노미스트의 11월 28일자 “중국 경기, 기대와 현실간의 괴리가 커지는 구간” 참조해도 좋으실 것 같습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현재 연준의 통화정책과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완화에 대한 기대를 동시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대가 현실을 앞서가 있다는 판단입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죠
특히, 기대가 현실화되더라도 새로운 동력이 되기도 어렵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KOSPI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 금융시장의 추세반전보다 하락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봅니다. 긍정적인 시황 뷰를 갖고 계신 분이더라도 확인하고 대응하는게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러한 대외 환경 속에서 지난주 KOSPI는 약세를 보였습니다.
파월 연준의장 기자회견 모멘텀과 중국 제로코로나 정책 완화 기대에도 불구하고 KOSPI 2,500선 회복에 실패, 2,430선에서 장을 마쳤는데요
목요일, 금요일 이틀 동안 고점대비 70p 가까운 하락세를 기록했습니다.
표면적인 이유는 외국인 매도 전환의 영향이었죠.
순매수 행진 중이던 외국인은 목요일(12월 1일)에는 대외 호재에도 불구하고 336억 순매수에 그친데 이어 금요일(12월 2일)에는 4,060억원 순매도 했습니다. 일간 순매도 규모로는 9월 7일(4,940억원) 이후 최대였습니다.
변화의 시작은 외국인의 선물 대량매도가 있었습니다(12월 1일 8,617억원, 2일 2,757억원). 현물 수급의 변화를 선행하는 외국인 선물 매매패턴에서 먼제 대량 매도가 출회되었다는 점에 주목할 부분입니다.
12월 1일 현물 순매수는 이어졌지만… 외국인 대량 매도가 출회되었다… 이러한 패턴은 6월, 9월에도 확인된 바 있습니다.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선물 대량매도 이후 현물시장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었죠
저는 7월 이후 외국인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매집국면이 진행 중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충분히 낮아진 한국 주식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려가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당분간 차익실현 매물에 경계감을 높여야 합니다. 외국인 떠나는게 아니라 대량 매수 이후 적은 차익매물만으로도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7월 이후 외국인 순매수로 인한 반등 탄력/강도보다 제한적인 순매도로 인한 증시 충격이 컸습니다. KOSPI 수급의 매수주체 부재가 외국인 매매의 영향력을 키우는 한편, 매수규모 대비 작은 차익매물 출회만으로도 KOSPI 하방압력 확대로 이어지는 양상이었죠
실제로 6.45조원 순매수 한 7월 ~ 8월과 7.23조원 순매수 한 10월 ~ 11월 KOSPI는 각각 저점대비 269.7p, 366.7p 반등했습니다.
반면, 9월 ~ 10월 중순까지 외국인 순매도는 2.5조원에 불과했는데, KOSPI는 고점대비 411p 급락했습니다.
특히, 최근 실적 하향조정에도 불구하고 KOSPI가 급반등하면서 선진국대비 밸류에이션 2012년 이후 최고치 경신를 경신한 반면, 이익전망 상대강도는 전저점을 하향이탈했습니다.
고PER에 산다고 하더라도 실적 전망이 안정되어야 한다는 선결조건이 필요합니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국 증시에서 일부라도 차익실현하려는 심리가 커질 수 있는 시점입니다.
KOSPI 2,500선은 12개월 선행 PER 11.5배 수준이자, 200일, 200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지수대로 추세반전의 중요 분기점입니다. 동 지수대를 넘어서 안착하고, 추가적인 레벨업이 전개되기에는 밸류에이션 부담을 극복하기에는 펀더멘털 동력이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KOSPI 등락과정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반도체 업종의 상승폭 축소와 함께 2차전지, 제약/바이오 업종의 하락세입니다. 기존 주도주들이 약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추세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입니다.
단기 순환매가 지속되면서 KOSPI 2,400 ~ 2,500p 박스권 등락이 지속되고 있지만, 상승의 힘은 약해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입니다.
확증편향에 기대감을 더 키워가기보다는 현실을 좀 더 냉정하게 봐야 할 시점이라는 판단입니다.
물론, 제가 확증편향에 빠진거 아니냐고 물으실 수 있습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제가 지난 주말까지 여러 데이터나 지표, 경기상황, 과거 패턴 등을 점검해봤을 때 아직 상승추세를 지지할 만한 근거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판단입니다.
스스로 판단이 가능하냐? ^^
저희 채권담당인 공동락 부장, 이코노미스트인 이다은 연구원과 퀀트 담당인 조재운 연구원,
그리고 저랑 호흡을 같이 하는 김정윤 연구원과 모두 크로스 체크하고 있습니다.
시장이 어려울수록 팀웍을 바탕으로 극복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행복한 한주, 즐거운 하루 되십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