쳅테게이의 몸에 불을 지른 옛 남자친구도 운명했다는 사실을 10일 오후 6시 30분쯤 업데이트한다.
파리올림픽 여자 마라톤에서 44위를 차지한 우간다 육상 대표 레베카 쳅테게이가 지난 1일(현지시간) 옛 남자친구가 몸에 석유를 끼얹은 뒤 불을 붙이는 바람에 전신의 75% 화상을 입어 끝내 5일 절명했다고 영국 BBC가 우간다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서른세 살 한창 나이였다.
옛 남친 딕슨 은디에마도 전신의 30% 화상을 입고 같은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 9일 밤 끝내 절명했다고 병원 관계자가 전했다.
쳅테게이는 케냐 북서부 트랜스 엔조이아 카운티의 토지를 매입해 주택을 지어 살며 훈련하곤 했는데 일요 예배를 마치고 두 자녀와 함께 귀가하다 매복해 있던 은디에마에게 변을 당하고 말았다. 지방 행정관청에 접수된 소장에 따르면 쳅테게이와 은디에마는 토지 소유권을 놓고 다툼이 심했다. 경찰은 범행 동기 등을 수사하고 있다.
우간다 육상연맹은 엑스(X)에 포스트를 올려 "우리는 레베카 쳅테게이가 가정폭력에 희생돼 오늘 아침 일찍 운명했음을 알리게 돼 깊은 슬픔에 젖어 있다. 연맹으로서 우리는 이런 행동을 규탄하며 정의를 요구한다. 부디 영혼이라도 안식하길"이라고 밝혔다. 가족은 아직 그녀의 죽음을 확인하지 않고 있지만 케냐 육상 성지로 통하는 엘도렛에 있는 모이 병원 원장인 오웬 메낙 박사는 현지 매체들에 그 선수의 장기가 모두 망가져 숨졌다고 확인했다.
옛 남친 역시 같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는데 화상 정도가 덜 심각하다. 지역 경찰서장 제레미아 올레 코시옴은 “그 커플이 집 밖에서 다투는 소리가 들렸다. 실랑이 중에 남친이 그녀 몸에 불을 붙이기 전에 몸에 액체를 끼얹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현지 매체들에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도널드 루카레 우간다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비겁하고도 생각 없는 행위가 위대한 선수를 잃게 했다. 그녀의 유산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X에 적었다. 고인의 부친 조지프 쳅테게이는 "우리 딸의 정의가" 이뤄지도록 기도했다면서 일생에 이렇게 비인간적인 행동은 본 적이 없다고 기자들에게 털어놓았다.
고인은 2022년 태국 치앙마이에서 열린 세계 산악트레일러닝 선수권 금메달을 차지할 정도로 자질을 인정 받는 선수였다. 케냐에서는 여자 육상 선수를 겨냥한 폭력 사건이 늘고, 그 중 여러 명이 목숨을 잃어 우려를 낳고 있다. 또 그녀의 죽음은 동아프리카 육상 선수였던 아그네스 티롭과 다마리스 무투아가 각자 동거남들에 의해 죽임을 당한 지 2년 만에 남친에게 목숨을 빼앗긴 사건이다. 티롭의 남편은 현재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데 그는 부인하고 있다. 무투아 남친은 달아나 행적을 추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