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사람들 만나고 하다 보면,
누구라고 할 것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신비로운 능력, 신통 뭐 그런 것들을
은근히 바라고 있는 것을 봅니다.
또 누가 그런 능력이 있다고 하면
괜히 그 사람이 대단해 보이고,
무언가 한 소식 한 사람인 것으로 우러러 보기도 하고 말이지요.
그런데
그런 생각들은
아마도 우리가 그러한 신통을 가지지 못했으니 하는 생각들이지
막상 신통력을 얻고 보면
그것이 얼마나 장애가 되고
괴로운 일인지 알 게 될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다들 생각하겠지만,
막상 죽지 않게 되었을 때
다들 늙어가고 죽어가는데
나 혼자만 젊음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생각만 해도 얼마나 끔찍한 비극이겠습니까.
누가 그러더군요.
영가의 세계, 영의 세계를 볼 수 있는 사람은
참 좋겠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이야기를 해 줬지요.
지금 이렇게 안 보이니 살 만하지,
만약에 이 두 눈에 영가들이 떠도는 모습이며,
죽어서 어찌 어찌 되고 있는지,
또 우리 주위에 떠도는 수많은 온갖 영혼들을 보고 산다면...
그 중에는 정말 귀신처럼 무서운 영혼,
또 눈이 없거나 얼굴이 없는 영혼,
팔다리가 없는 영혼,
얼굴이 심하게 짓눌린 영혼...
뭐 이런 녀석들을 매일 보면서 산다고 생각해 보라고
어디 밥 맛은 제대로 날 것이며,
어디 징그럽고 무서워서 세상 살 수 있겠냐고 말입니 다.
안 보일 때가 얼마나 좋냐고,
그래서 얼마나 고마운 일이냐고 했더니
가만 생각해 보고는 정말 그렇다고 맛장구를 쳐요.
또 어떤 사람은 그러지요.
타심통이 열려 사람들 마음을 훤히 알 수 있었음 좋겠다.
아이고...
그거 머리 아파서 어찌 살겠어요?
정신 없고 온갖 분별심이 우리를 괴롭힐거예요.
상대가 나를 미워하지만
겉으로는 어쩔 수 없이 잘해줄 때
모르면이야 그냥 편히 넘길 수 있을 것도,
그 미워하는 마음 훤히 알고 있으면 얼마나 괴로워요.
또 상대가 나에 대해 느끼고 생각하는
그 모든 것을 훤히 알고 있으면
얼마나 많은 분별심이 우리를 괴롭힐꺼예요.
하루 종일 만나는 모든 사람의 생각과 마음들이
내 안에 와서 팍팍 박히게 될 것이고
그러면 내 마음이 얼마나 복잡하고 정신이 없겠어요.
이런 저런 신통자재함이 생겨나면
절대 수행에 큰 장애가 됩니다.
그러니 그런 허망한 생각들은 하지도 말고,
또 그런 현상이나 사람들을 쫓으려는
어리석은 생각도 버려야 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도 마을에 기근이 들어 공양하기 어려울 때
목련존자가 공양을 신통으로 가져 오겠다고 하였지만
그러한 신통을 금지토록 하셨어요.
또 석가족이 멸망할 때도
목련존자가 신통으로 석가국을
쇠울타리로 덮어 버리자고 했을 때
그러지 못하도록 하시면서
'석가국 전체가 쌓은 업을 어찌 신통으로 막겠는가'
하시면서 인과를 깨쳐보시고는 그대로 받도록 하셨습니다.
그리하여 신통제일인 목련존자도
부처님의 뜻을 받들어 함부로 신통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외도들이 보았을 때
부처님의 교단이 날로 융성하고 흥하는 것을
신통자재한 목련존자 때문인 것으로 알았었나 봅니다.
그래서 외도들이 목련존자를 죽이려고 했을 때
한 번은 피할 수 있었지만
두 번째에서는 스스로 자신의 업을 자각하고는
부처님께 하직인사를 하고 죽음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목련존자 정도의 신통력이면 안 죽을 수도 있었지만 말이지요.
괜한 나약한 마음으로
정법이 아닌 삿된 쪽에 마음이 쏠리면 안됩니 다.
어찌 보면 신통 자재한 사람이
더 위대해 보이고, 더 많이 깨친 것처럼 보이고 그러겠지만,
그러다 보니 더욱 그러한 것을 스스로 바라겠지만,
이번 생에 신통이 생겨나면
그로 인해 이번 생 성불은 더욱 멀어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신통이 오히려 장애가 되기 때문에 그래요.
평범한 사람이 좋습니다.
평범해야 오히려 수행에도 덕이 됩니다.
특이함을 바라지 말고,
신통자재함을 바라지도 말고,
무언가를 얻어 보려고 하지도 말면서
다만 밝은 길 따라 더디가도 꾸준히만 가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