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색머리를 흐트러 트리듯 묶은 체 자연스러운 느낌으로 다가온 마족은!!
내가 기다리던 빈켄트 경이었다.
"쟈메이크 가문의..."
"빈켄트 경."
".........."
너무나 기쁜 나머지 그녀의 인사를 잘라 버렸다.
"오랜만이군."
안그래도 기다리던 참이었다고~. 라는 말은 삼켰다.
"쟈메이크 가문의 빈켄트가 마왕님을 뵙습니다."
그녀는 그렇게 꾸벅 인사하고 그 검은 눈동자로 나를 천천히 올려다 보았다.
"그래... 생각해 보았는가?"
나는 나의 감정을 배제 한 체 진지하게 물었다.
만약 아니오. 라는 경우라면 꽤 난처해진다.
"마지막으로... 묻고 싶은 것이 있어 찾아뵌 것입니다."
"후후... 내가 아직 그대의 마음을 다 매료 시키지 못한 듯 싶군.
묻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
"마왕님은... 제가 망설인다고 그러셨습니다. 충분히 할 수 있는데도
부정적인 생각을 먼저 하여 그렇다고....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살짝 고개를 끄덕여 주며 그녀의 말에 동의를 구해주었다.
"제가... 정말... 마왕님을 보필 할 수 있을 것이리라 생각하십니까?"
그녀는 어렵게 물은 것 같았다. 나의 솔직한 대답을 바란다는 듯한 눈빛이
낯 뜨거울 정도로 강렬하게 전해져 왔다.
"자네는.... 나의 안목이 틀렸다고 말을 하는 듯 싶군.
빈켄트 경. 스스로를 너무 깎아 내리는 것 같아. 그대는 날 충분히!
보필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내가 얘기를 꺼낸 것이 아니겠는가!
나의 생각에 기본 바탕에 그대에 대한 신뢰 때문이라는 걸 아직 알아 차리지
못한 듯 싶군 그래."
".....!!...."
"그대의 역량은 충분하다 못해 잠재력이 뛰어나지. 그대 또한 그 잠재력을 알고
있어. 그 잠재력의 끈이 풀어지는 순간 그대 자신이 무슨일을 할지 모르기에
그것을 두려워 하기에 지금 망설이고 있는 것이지. 너무 현명하여....
미래를 너무 많이 생각하여... 쉽사리 발이 안떨어지는 게지. 그 발걸음을
내가 옮겨 주겠어. 발걸음에 놓인 그 길을 내가 닦아 줄 테니
나를 따라오면서 나의 뒤를 받춰 주길 바란다. 빈켄트경. 어찌 하겠나?"
나는 삐딱하게 기댄 자세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켜 그녀를 똑바로 주시하였다.
눈을 반짝이며 감명이라도 받은 듯한 그녀의 표정은...나의 승리를 알려주었다.
"미천한... 신 쟈메이크 빈켄트 라도 필요하신다면...
감히 마왕님을....보필할 기회를 주시길 바랍니다."
그녀는 충성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자세를 취하며...
마치 기사 서임식에서나 나올법한 그 자세로 고개를 숙였다.
"후후, 빈켄트 경. 앞으로 그대의 활약을 믿겠다.."
나는 그제서야 기쁨을 감추지 않고 나의 오른팔이 된 빈켄트 경과
축하의 잔을 나누었다.
마지막 파티는 마지막 파티 답게 성대하게 열렸다. 장소뿐만이 아니라 파티 장식
그리고 그외 여러 준비해놓은 쇼들은 내가 1년여치를 한번데 다봤다고 해도
뭐라 할말이 없을 정도로 멋있고 화려하였다. 특히...
밤이 되어 그 깜깜한 밤하늘에 아름다운 색색들이 화려하게 수를 놓는 불꽃 놀이...
제일 멋있었다. 마족들의 입은 다물어지줄을 몰랐고, 그리고 근처 미미하게 느껴지지만
어린마족들도 나와 그 장대하고 멋있는 연출을 구경하였다.
나와 빈켄트는 분위기에 취해. 술해 취해 천천히 친근해져갔으며 그외
여러 인물들이 내 주위에서 시시덕 거리며 나의 비위를 맞추느라 바빴다.
원래 예정대로라면 나는 이 파티가 끝난 후 정무를 보아야 하기 때문에
이들은 이렇게 아양떨고 아부 떠는 것이다. 자신이 하는 일을 조금이라도
내가 방해하지 않도록 말이다. 하지만 아마 그들은 지금 내게 이렇게 행동하는 것
자체가 시간낭비이다. 왜냐면 난 이 파티를 마지막 무대로.........
나를 지켜줄 방패를 구하러 나가야 하거든...
엠므경...
그대는 내것으로 만들겠어....후후..
이 모든게 다 나 편하자고 하는게 아니겠어. 쿠쿡.
왠지 마계에 온 후 더 잔인해진 듯 하였다.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마족으로서 각성한 후겠지... 물론 활발해지고 적극적이게 변한 점은 마음에든다.
다만 왠지 피냄새만 맡으면 흥분을 주체 할 수 없는 내 모습이 무서울 때가 있다.
예전엔 피내음은 그저 그런 향이었는데... 물론 처음 피를 접할 땐 아니었다만.
지금은 이제 나 자신을 전율케 하고 짜릿하게 하는 힘을 갖는 피였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그런지...
왠지 말이 많아진 것 같다... 앞뒤도 맞지 않는 그저 생각나는데로..
연관성도 없게... 취한 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냥 기분이 좋다.
넉넉해 지고 싶은 마음이 한없이 많아지려 하고..
이러다간 아부와 아양에 넘어갈텐데.. 후훗.. 그깟거에 넘어갈 수 야 없지..
"그래서 말이죠.. 제가 그 상황에서 어떻게..."
옆에선 누군지도 모르는 마족이 와서 계속 쏘아대고 있었고
빈켄트 경은 그저 조용히 내 뒤에서 자리를 지킬 뿐이었으며
많은 마족들은 저들끼리 노느라 정신이 없었다.
하기사... 이렇게 성대한 파티는 왠만해서 일어날 일이 없을 테니..
나는 내 옆에서 지금 연신 말을 해대는 뚱보의 말에 고개를 살짝 주억거려주며
계속 딴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생각하기를.. 내일의 엠므경과의 내기
기대 된다.. 온몸에 긴장감이 돈다..
왠지 그는 나와의 내기에 자신만만해 하는 거 같았다.
그만큼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 거겠지.
그의 실력으로 따지자면 내 옆에 있는 핏줄만 상급인 녀석과 차원이 틀리다.
그와의 내기 후 난 방패를 얻을 것이다. 나의 몸이자 나의 원천력이 되는
기사를 말이다. 그렇게 되면.. 체도는 모두 나를 위해 바꿀 것이다.
그와의 내기에서 승리 후. 나는 내가 편안한대로 바꿀 것이다.
마왕이란... 아니 왕이란 그러한 권력이 이미 손안에 들어와 있는거나 다름없기에
내맘대로 해도 되겠지.
물론 포악한 개망나니가 되겠다는 뜻은 아니고. 망나니랑 성인군자의 짬뽕역할.
적당히 중간선을 지키는게 제일 좋을 듯하다. 때로는 표독한 악녀와 다름없이 굴면서도
또 다른 면에선 아주 순한 양과 같이 온순한 현모양처의 모습을 보이는 여인과 같이.
나는 왕으로써의 카리스마와 그들의 말을 존중해 줄 수 있는 왕이 될 것이다.
이왕 이렇게 된거... 까짓거 제대로 해보지..
어차피 만년을 살려면.. 지루하지 않고 나 편안한 대로
해야 골머리 썩을 일이 없을 것 아닌가?
"마왕님? 마왕님?!"
"아, 미안하네. 뭐라고 하였지?"
"다름이 아니오라 엠므 가 왔습니다."
난 그제서야 뚱보를 보던 시선을 돌려 내 앞을 돌아보았다.
날씬한 몸매에 그 내부의 힘이 다부지게 다져져 있는 엠므 경이 내 앞에 있었다.
"마왕님을 뵙습니다."
"후우~... 그래그래. 준비는 잘 해두고 있는가?"
"물론입니다."
그는 무릎 꿇었던 몸을 내가 손짓으로 일어서라고 하자 일어서며 그 눈빛에는
한가득히 자신감을 안고서 나를 바라보았다.
"준비는 이미 예전에 마친 상태였지요."
"후후후... 아주 자신에 차있군 그래."
"어느 정도는 있어야 도움이 되는 것이 자신감입니다."
"그대에겐 도 가 지나친 정도인걸?"
"칭찬으로 듣겠사옵니다."
"그건 그렇고.. 무슨일인가?"
"전에 소인과 대화를 하셨을 때 내기의 조건 중 저의 조건이 명확하지 않아
다시한번 바꾸어 보려고 이렇게 찾아뵈었습니다."
"헤에...그래~? 그래. 말해보아라. 아, 프르하? 그대들은 이만 물러가있게."
"아,예. 소인 프.라.흐. 는 이만 물러 가겠습니다."
"아, 미안하네."
"괜찮사옵니다."
그 뚱땡이는 자신들의 무리를 이끌고 내 주위에서 사라졌다.
"어? 빈켄트 경. 그대 까지 내곁은 떠날 셈인가?"
"중요하신 말씀을 하시려는 게 아닙니까?"
"아, 그대는 들어도 개의치 않네."
"....가..감사하옵니다."
"뭘. 그래 엠므경. 무엇을 바라는가?"
"마왕님꼐선 제가 내기에서 지면 마왕님의 수호자의 역할을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렇지."
"감히 아뢰옵지만..."
감히면 아뢰질 말던가..
라는 생각은 얼른 지워버렸다.
"저는 분명 그 의견을 승낙해도 될 입장이었습니다. 다만, 마왕님의 충분한 힘을
보고 싶어서. 이렇게 내기를 하는 것이지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그의 뒷말을 기달렸다.
"장로님께서는 제가 이번 내기를 통해 최상급을 바라본다고 하셨습니다."
"그럴 거 같다는 느낌은 나도 알고 자네도 곧
그럴 예감이 들것일텐데? 그게 무슨상관이지?"
"사실... 연관성은 조금 밖에 없습니다. 제가 부탁하고자 하는 것은...
다름이 아닌.. 법안을 개정해달라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법안인가?"
"저는 혼혈입니다. 혼혈은 능력이 있어도 박대 받아왔지요.
현재 마왕으로서 계신시간이 얼마 되지 않으셔서 알고 계실지
모르시겠지만... 전대 마왕님 께서는... 혼혈을 지극히 싫어하셨습니다.
물론 저는 예외였지만... 저의 가족은 예외가 아니였죠... 아니 저희 가족 뿐만이 아닌
모든 혼혈 마족들은 상당수의 피해를 입습니다.. 매년...아니 매달....아니...
매일.."
그러고보니 그는 머리가 파란색이었다... 아니 파란색과 하늘색의 중간...정도..
파란계통이면....하아? 남색늑대일족? 으음...그리고 흰색? 여우? 늑대?
"엠므경의 말은 충분히 이해했네. 만약 그대가 이기게 되면. 그리 해주지."
아니 그대가 져도 내가 해줄 생각이야.
라고 말하면... 아마 효과가 떨어질 것이다.
나는 입안에서 맴돌던 말을 삼키고 다른 말로 돌렸다.
"그 밖에 더 필요한게 있는가?"
"없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족합니다."
그는 자신의 삶의 만족하는 자라는 걸 새삼 다시 느끼게 되었다.
애초에 권력에 관심이 없고 오로지 충성만 다하는 걸 보아도 알 수 있지만 말이다.
"그럼 소인.. 이만 물러가보겠습니다. 오늘 하루 편히 쉬시지요."
"엠므경이야 말로 편히 쉬시게."
"예."
그는 다시 무릎을 꿇고 인사를 한 후에 물러갔다.
그가 간 한참후에 나는 계속 신경쓰이는 꼼지락 거림에 짜증이 났다.
"빈켄트경."
"아? 예!, 예예!."
깜짝 놀라는 듯한 말. 아니 온몸이 놀람을 표현하고 있었다.
얼굴은 빨개져 있었고, 눈을 커다랗게 떠가지곤 튀어나오다 시피 하였으며
자세는 엉거주춤했다.
"궁금한게 있으면 물어보게나."
"아.. 그게..."
"답답하게 굴지 말고."
"엠므경과의 내기가 무엇입니까?"
"아, 그건 말이지..."
나는 이걸 입 밖으로 내면 안된다 싶어서 얼른 생각을 바꾸어
입을 다물고 빈켄트 경의 머리속을 울리게 하였다.
[내가 엠므경을 나의 힘으로 만들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지.]
"....예? 예?!"
그녀는 또 놀란듯한 귀여운 모습을 보이며...
(덩치와 안어울리게... - 그녀는 여자치고 큰 키를 가졌다. 185...정도?)
반문했다.
"쉬이잇."
나는 검지손가락을 그녀의 입술에 갖다 대며 살짝 웃어보였다.
많이 순진무구한 그녀에 모습에 제르일이 떠올랐다.
[엠므경과의 내기는 숨바꼭질이야. 서로가 술래이면서 자신의 기척을
최대한 숨기고 먼저 찾는게 이기는 게임이지.]
"아아?"
[훗, 빈켄트 경. 이건 그냥 머리속으로 전하는 내 음성이니 겉으로
표현하지 않았으면 하는 군. 사실 비밀이거든~]
난 근처에 술잔을 다시 채우며 살짝 눈웃음 지어주었다.
순진무구함을 보는게 귀여워서 일까...
[비밀인데~ 난 사실 혼혈에 대해 이미 법안을 고치려고 준비중이었어.
내가 내기에서 져도 크게 손상은 없단말이지. 으음.. 엠므경을 잃는다..
그게 좀 걸리긴 하지만... 뭐. 언제든 손에 넣을 수 있으니까... 상관은 안해.
빈켄트경. 비밀로 지켜 줄 수 있지?]
"무..물론입니다!"
풀어져있던 그녀의 자세는 어느새 군기가 들어간 장교와 같게 변하였다.
"마음 껏 마시고 즐기게. 난 잠시 다녀올 때가 있어."
나는 그렇게 그녀에게 마지막 말을 남겨두고 제르일을 찾아갔다.
마지막 파티는 자율적이나 다름 없었기에. 내가 자릴 비운다고...
식이 안끝나는 건 아니었기에 천천히 술을 든 채로 내방으로 향했다.
빈켄트 경을 보고 있자니... 제르일과 얘기하고 싶어져서 였다.
뜬금 없을 수도 있지만.. 그냥 술때문이려니.... 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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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분량 남기고 갑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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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처음으로 조회수 0일떄 보는... 자주 해보고 싶네요... 아무튼 오늘도 잘 봤습니다... 내기는 아마 마왕꼐서...
역시 너무 재밌어요 > <ㅎ
헤헤...이겨라!!!!엠므를 이겨버려라!+ㅁ+<-하..쯧쯧..어쨋든 재밌게 잘봤습니다...^^
호호^0^
다음편 기되할께요... 그렇게 머리가 잘돌아가는 마왕은 빨리 죽는다는 속담이 있죠..
진짜 재미있게 봤어요>ㅁ<담편 기대하겠 습뉘다
아~ 정말 재미있어요^0^ 마왕의 환수가 궁금해졌어요+0+ 다음편 기대하고있을께요>0<
오늘님 엠므가 이겼으면~
재미있었요~그나저나 정말 올 만에 뵈요^^..학원 갈 시간 되기 전에 후딱 봐야될탠데..ㅎㅎ
"마왕님꼐선 제가 내기에서 지면 마왕님의 수호자의 역할을 하라고 하셨습니다 "마왕님께선 제가 내기에서 지면 마왕님의 수호자의 역할을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외에 오타가 많지만 그냥 붙이고 ,띄어쓰고의 문제이기때문에... 그냥 맑음님이 찾아서 고쳐주시길...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