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8시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홍명보호와 맞붙는 팔레스타인 대표팀을 응원해야 하는 이유는 적지 않다. 위르겐 클린스만에게서 지휘봉을 넘겨 받는 과정에 절대적인 축구 팬들의 신임을 잃어버린 홍명보 감독이 어떤 역량을 보여줄지 관심을 모은다. 현재 팬들은 '그래도 선수들은 응원해야 한다'며 애정을 보이는데 얼마나 뜨거운 응원 열기를 보여줄 지도 관심이 간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3차 예선 B조 첫 경기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과 팔레스타인 대표팀이 맞붙는다. 마크람 다붑 감독은 전날 아시아 최강 한국 대표팀과의 대결을 통해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면서도 여러 사정 탓에 준비에 미흡한 대목이 있다고 솔직히 인정했다.
팔레스타인이 18개국이 참여한 아시아 예선 가운데 두 차례 관문을 무사히 통과해 8개국이 겨루는 최종 예선에 사상 처음 나선다는 사실 만으로도 놀라운 성과라 할 수 있다. 팔레스타인은 2차 예선에서 오스트레일리아에 이어 조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오는 10월 7일이면 이스라엘과의 전쟁이 시작한 지 일주년이 된다. 전쟁 때문에 3차 예선 모든 경기를 해외에서 치르며 말레이시아에 훈련 기지를 차려 전력을 담금질해 왔다.
다붑 감독과 덴마크에서 태어난 포워드 웨삼 아부 알리는 팔레스타인 자국 리그가 늦어진 데다 훈련과 경기 일정에 맞춰 허겁지겁 달려온 선수들이 있어 스쿼드 짜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다붑 감독은 "커다란 도전이며 우리 목표는 긍정적인 결과를 얻는 일이다. 우리는 이번 경기들을 준비하는 데 어려움에 직면했다"면서 "많은 선수들이 훈련 캠프에 늦게 도착했다. (전력 점검을 위한) 친선경기도 많이 갖지 못했다. 우리는 스쿼드 멤버가 충분하지 않았다. 대부분 선수들은 리그가 잠정 중단되는 바람에 소속 클럽에서 많이 뛰지 못했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축구협회는 적어도 92명의 선수가 전쟁 중에 살해됐으며 축구 인프라도 완전히 파괴됐다고 밝혔다. 다붑 감독은 "손흥민과 같은 재능 있는 선수들을 멈춰 세울 투쟁 정신, 열정, 조직력에 의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부 알리는 "내 생각에 우리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우리 중 몇몇보다 더 많은 고통을 당한 팔레스타인 동포들에게 행복을 안기는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