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기장 장안읍 장안사을 품은 삼각산 -

0. 산행일시: 08.11.21.10:45 ~15:30 (전날 넝쿨산악회에 전화를 했더니 자리가 차서 안된다 하여 월출산은 못가고 ...)
0. 산행개요 : 뒷 베란다로 보이는 백양산이 오늘 너무 가까이 보인다. 날씨 참 좋다. 어제까지는 추웠는데 날씨도 풀리고,
- 산행은 장안사 입구 좌측 계곡건너는 다리 ~ 324봉(삼각점)~삼각산~창녕 성씨묘~상어령~410봉~551봉~투구봉~갈밭재~
급격한 내리막~박치골~전기없는 민가~장안사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삼각산, 시명산, 불광산은 해발400~600고지로 장안사를 깃점으로 능선이 쭉 이어져있다. 주차장에서 우측 척판암쪽으로 오르거나,
삼각산방향으로 출발점을 잡아도 장안사로 내려올수있다.
가벼운 산행은 장안사계곡을 타고 박치골로 올라가서 불광산에서 척판암으로 하산해도 되고, 삼각산방향으로 내려올수도있다.
삼각산방향으로 간다. 장안사주차장에서 바라보면, 장안사 절 맞은편 암봉이 보이는데 그쪽으로 오른다.
처음부터 된비알의 연속이다.
잡목사이로 치고오르는 산길은 각도가 약70도 정도는 될 것같다. 미끄러운 낙엽에 여러번 미끄러지면서 약20분을 오르니 정상인
듯 한 날카로운 암봉이 가까워지는데 처다보니 약10 미터정도는 될 것같다. 약간 위험하고 불안하게 걸린 손가락굵기정도 로프를
잡고오르니 멋진 바위 전망대가 나타난다.
전망대에 서니 대숲으로 둘러싸인 장안사가 한눈에 보이고, 바로 위 전망대에선 절 뒤 우측부터 대운산2봉 주봉 660봉 시명산 그리고
424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전망대에서 그뒤로 나있는 기분좋은 능선길을 오르니 곧 삼각점과 깃대가 있는 324봉이다.
들머리에서 30분정도 걸렸다. 정면으로 고리원전과 한창 공사 중인 부산울산 간 고속도로가 역광을 받아 반짝이고 다시 우측으로 고개
를 돌리면 네 개의 암봉이 도열해 있는 삼각산과 향후 오를 마루금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어지는 부드러운 산길. 헬기장을 지나 전방에 우뚝솟은 암봉쪽으로 간다 급경사 오름길이라 밧줄이 걸려 있다. 낙엽에 미끄러지면
서 땀날때쯤이면 삼각산의 첫 암봉. 바위전망대가 멋지다. 고령 김씨묘가 있다. 왼쪽 울산 온산공단에서 오른쪽 고리원전까지 동해바
다가 한일 자로 시원하게 펼쳐진다. 장관이다.
둘째 암봉은 그냥 스쳐 지나가고 세 번째 암봉이 삼각산 상봉이다. '삼각산'정상석에서 추억을 남긴다. 조망은 잡목에 가려 불량하다.
9시 방향으로 달음산과 천마산이, 11시 방향의 석은덤 우측으로 망월산 백운산 철마산, 달음산 석은덤 시명산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긴
다. 울퉁불퉁한 능선을 타고 오르락 내리락... 길이 끊어진지점도 있고,흔적을 찾아가니 내리막길 안부에 용소골과 시명산갈림길 이정
표가 나타난다. 준비한 개념도를 참고해서 시명산쪽으로 따라내려가니 희미해지던 등산로가 계곡에서 끊어진다. 길을 못찾아 잡목을
헤치고 능선을 치고오르니 좌측으로 골프장을 낀 임도가 나온다. . . |

장안사와의 인연은 30년이됐다. 초임지가 그쪽 부근이라 봄,가을 공휴일에는 이곳 유원지에 와 있었다.
절모습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데 절주위에 조형물이 많아 졌고, 앰프로 틀어대는 독경은 소음수준이다.
30년전 주지스님은 얼굴이 둥그스럼하고 자그마하게 아주 어질게 생긴분이 였는데, 그때 60정도였으니 지금은 돌아가
셨겠고...
그때도 봄,가을에는 장안사에 놀러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당시는 회사버스를 이용해서 놀러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였
는데 지금은 다 승용차를 타고 오는 점이 달라졌다.
그때 주지스님의 선행이 기억난다.
30년전 가을 이무렵, 회사버스를 타고 일행들과 놀러온 20대후반정도의 남자가 술에 취해, 타고온 버스밑에서 잠이 들
었다가 버스바퀴에 얼굴을 갈아서 사망한 일이 있었다. 가서보니 바퀴가 얼굴반쪽을 타고넘었다. 얼굴반쪽은 죽이되어
뇌가 흘러나왔고 반쪽은 눈을 뜬채로 살아있는 사람같았다.
법적인 조치는 생략하고, 죽은사람도 가족이 와서 인수해가고, 놀러온 사람들도 다 떠나고 나자 산은 텅비고 어둠이 깔
린다. 혼자 초소를 지키고 있자니 약간 무서운 느낌이 드는데 주지스님이 사고현장에 와서 주위에 마른나무가지를 주섬
주섬주어 모아 모닥불모양을 만들고 손수건 크기의 삼베보자기를 그위에 올려놓는다.
목장갑을 끼시더니 땅바닥에 수습해가지않은 죽은사람의 뇌와 부산물들을 정성스럽게 수습해서 보자기에 올리고 모닥
불을피운다. 보자기에 올린 내용물이 재가될때까지 오랫동안 목탁을 두드리고 염불을 하였다.

장안사 대웅전 원효대사가 창건


삼각산쪽 들머리인 장안사 주차장맞은편 암봉.

약20분 가파르게 오르자 주차장에서 보이던 암봉의 전망대이다. 대운산과 그능선들 장안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암봉 전망대에서 장안사, 여섯대중 우측에 세워진 내차도 보이고 (주차비받는사람이 없다) .
주차장에서 위로 쭉올라가면 유서깊은 척판암이 있다.

바위전망대바로위 암벽사이로 장안사를 조망

장안사계곡으로 올라가는 길

해발324봉 삼각점

삼각산방향으로 가는데 난데없이 큰독수리가 엉금엉금 기어간다. 느릿느릿 사람을 보고 도망가는 것도 아니고

정비가 잘 되있는 헬기장

삼각산오르기전 첫봉, 사방이 모두조망되는 바위전망대가 멋지다

대운산방향 능선, 능선꼬리가 동해안으로 치닫고

대운산에서 좌측으로 불광산,시명산능선, 그리고 박치골이 조망된다

11시방향은 울주 온산공단 방향과 동해안이고

조금 우측으로 고개를 돌리니 부산,울산고속도로 공사현장과 서생쪽 동해안 바다이고

2시방향은 고리원자력과 일광 칠암이다

삼각산 중간봉에서 바라본 달음산

삼각산 중간봉

고도가 높아지니 고리원자력이 더 가까이 보인다

저너머 대운산 잡목으로 이쪽 저쪽조망이 조금 가린다

삼각산에서 바라본 해운대골프장. 뭔 산을 저래 잘랐노 바라보니 골프장이다. 절개된 산이 흉물같다.
삼각산에서 크고 작은 봉을 넘고 한참을 오니 용소골로 내려가는 푹꺼진고개가 나온다. 골프장이 들어서는바람에 직진
해서 바로 시명산능선을 타지못하고 계곡쪽으로 내려가서 다시 능선을 올라야했다.

골프장쪽으로 들어오지말라는 소리

정관 병산은 아주 골짜기 산촌이였는데 세월이 변해서 심심산골에 골프장이 들어오고 이렇게변했다.
30년전 그때는 병산 널밭에 독립가옥들이 있어 동해안으로 침투한 간첩이 숨어들 염려가 있다하여
사회안정을 위한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실제로 부산가까운 동해안에 무장간첩침투가 빈번했고,
골프장저곳이 널밭마을뒷산인데 산판이 있어 늦은 가을이면 벌목꾼 목도소리가 산골짝을 울렸다.
골프장아래 계곡을 따라가면 병산못이있다

투구봉에서 멀리달음산과 바로앞 석은덤산 골짝이 이어져있다

투구봉에서 삼각산조망

투구봉능선 시명산과 불광산 대운산으로 이어진다.

박치골계곡

투구봉에서 시명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골프장때문에 끊어졌고, 우측으로 아주가파른 내리막길이 나타난다

아주가파른 내리막길을 한참내려오니 작년 이맘때 불광산을 오를때 지나쳤던 갈림길이 나타난다.
능선을 타고 척판암으로 하산하려다가 한번 가본길이라 시명산으로 다시 오르고싶은 생각이 사라진다

박치골로 하산하면 제일먼저 만나게되는 전기없는집, 집앞 이정표를 보니 불광산은 1시간30분, 장안사까지 44분이다.
집앞 정자나무아래 펀펀한 돌판에 걸터앉으니 햇볕은 따시고 주위는 너무 조용하다.
60대 정도아저씨와 산골에 어울리지않는 예쁘장한 50대아주머니가 가축을 키우고 산꾼들을 상대로 음식장사로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다. 백숙을 시켜놓고 부엌아궁이를 살펴보니 땔감인 마른나무가지가 아궁이옆에 있고, 거을린 백솥이 황
토아궁이에 걸려있다. 60년대 초가삼간 정지(부엌)을 보는것같다. 퇴직하면 이런집을 하나마련해서 왔다 갔다 하면서
해넘어갈때는 군불넣고 아랫목에 누웠다가 아침되면 산에 올라가고 낭만적인 생각이든다.

박치골계곡

단풍은 끝물이다. 오늘산행에서 장안사뒷산은 11월초순에 산행을 해야 단풍이 절정이라는 과제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