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는 서울의 5산 종주(불수사도북)이나 부산의 5산 종주(장아철금백)같이
대전 둘레길 1구간에서 5구간까지를 이어가는 코스로 대전 '보만식계' 종주가 있는데
보문산-만인산-식장산-계족산을 이어타는 58.3km의 긴 종주코스를 말한다
나의 체력이나 여건상 종주는 못하더라도 이 4산을 하나하나 타 볼 요량으로
작년 6월의 계족산(鷄足山 423.6m)에 이어 오늘은 새해 첫 산행지로 식장산 산행에 나선다
2024년 6월 19일 답사했던 계족산은 계족산성과 더불어 14.5km에 달하는 황토길로 유명하다
그때 계족산 능선에서 보문산과 식장산을 멀리 조망하였다
식장산(食藏山)은 대전광역시 동구와 충청북도 옥천군에 걸쳐 있는 산으로
옥천에서 대전으로 넘어오는 길목이며, 대전 시가지와 대청호의 푸른 물을 함께 내려다보고 있는 산이다
백제 시대에 군량을 많이 저장하고 신라의 침공을 방어하던 요충지였다는 기록에서
식장산(食藏山)이라 불렀다는 유래가 있다
10:57 611번 시내버스 종점에서 출발을 한다
부산발 대전행 6시32분발 무궁화호를 타고 3시간30분이나 걸려 10시06분에 대전 도착 후
611번 시내버스를 타고 세천공원 종점에서 내린다 (약30분 소요)
6시32분발 무궁화호 시간을 맞추기 위해 5시10분 지하철 첫차를 탔으니 새벽 4시20분에 일어났다
차 안에서 모자라는 잠을 싫컷 잘수도 있고 요금도 KTX의 1/2밖에 되지를 않는다
(무궁화호는 3시간30분에 12,500원, KTX는 1시간30분에 25,300원 : 30% 경로우대 할인요금 기준)
세천공원 입구
도로 오른쪽, 식장산 품속으로 깊숙히 들어가는 세천생태공원에는 대전 시민들이 즐겨 찾는지
평일인데도 주차장에는 많은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다
11:09 여기에서 산길로 진입하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고
산 정상마다의 소요시간은 지금 이 시각을 기준으로 표기하였다
지도를 보면서 들머리를 찾느라고 세천저수지는 보지도 못하고 카메라에 담지 못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 코스는 꾀꼬리봉을 바로 치고 오르는 코스로서
왼쪽 어깨너머로 보이는 저 봉우리로 올라가는 일반적인 코스보다 난이도가 더 높은것 같다
11:44 348m봉
조그만 시멘트 말뚝과 함께
국가지점번호판이 있는데 누군가가 거기에 348m라고 매직으로 써 두었네
밧줄구간
경사가 그리 급한편은 아니지만 평소에는 낙엽으로 미끄럽고
특히나 많은 눈이 내리면 밧줄이 큰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하다
12:06 꾀꼬리봉(세천봉) 도착 / 산행시간 : 57분 소요
조그만 자연석에 매직으로 씌여진 앙징맞은 정상석~
정상석인가 했더니 상수원보호구역 표시석이다
가파르고 험한 내리막 밧줄구간
스틱을 양손에 잡고서는 내려서기가 까탈스러워 스틱을 밑으로 던져놓고 내려왔다
밧줄의 매듭이 좀 더 촘촘하게 매여있으면 더 좋겠다는 바램~
중간중간 이정표와 함께 벤치가 설치되어 있는 것이 자주 보인다
깔딱고개 표지판이 있지만 별 깔딱하지 않던데~~
12:59 국사봉 / 산행시간 : 1시간 50분
국사봉의 통신시설
나무가지 사이로 처음으로 정상부위의 통신탑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13:16 구절사 입구 사거리
대전시민들이 즐겨찾는 산 답게 곳곳에 이정표와 함께 편히 쉬어갈 수 있도록 벤치가 놓여있다
구절사를 먼저 다녀올 요량으로 왼쪽 길로 접었는데
도중의 비탈 위의 좁은 길에 쌓인 눈이 채 녹지않고 미끄럽다
아이젠을 챙겨오기는 했지만
이 짧은 구간때문에 착용하기가 번거러워 조금 돌아가기로 하고 발길을 돌린다
되돌아 간 갈림길에서 독수리봉 쪽으로 올라간 뒤
이곳에서 500m 거리의 왼쪽 구절사로 향한다
장고개
장고개의 팔각정
팔각정에서의 계족산 방향 조망
좀 더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저기 충남의 최고봉인 서대산(西大山 904.1m)이 조망된다
13:46 구절사(龜截寺)
구절사는 충청북도 옥천군 군서면 상중리에 위치하고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제5교구 본사인 법주사의 말사이다
행정구역상 옥천에 속해 있으나 사찰은 대전의 세천공원 방향에서 오를 수 있다
구절사는 식장산 구절봉(영축봉)의 가파른 기암절벽 아래에 해뜨는 동쪽을 항해 고즈녁이 터를 잡고 있고
대웅전 뒷쪽의 산신각과 칠성각은 암벽 중간에 아슬아슬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것도 보인다
아들 없는 사람이 정성을 다하면 아들을 얻고
단명할 사람이 기도하면 장수한다고 하여 기도도량으로 널리 알려졌고
전설의 고향에 두번씩이나 나왔다는 구절사에는 예전엔 쌀이 나왔다는 설화가 있다고 전하기도 한다
구절사는 조선 태조 2년, 1393년에 무학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한다
예전 이름은 영구암(靈龜庵)이었는데
이는 영축봉(구절봉)의 동쪽과 서쪽의 두 정상에 거북모양의 바위가 놓여있었기 때문이라 전한다
이 사찰은 어느 순간에 폐사되어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졌고
1933년에 절 아랫마을의 한병석이라는 사람이 이곳에 참배하러 왔다가 당우가 퇴락한 것을 보고 중건했다고 한다
이후 사찰 이름이 어느 순간 구절사로 바뀌게 되었는데 절 뒤의 영축봉을 구절봉이라고 불렀기 때문이라 한다
1950년 무렵 대웅전을 중건하였고, 1979년 산신각과 칠성각을 지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대웅전과 산신각
햇볕 좋은 양지에 앉아 떡으로 점심을 먹는데 고양이 한 마리가 다가와 자꾸만 제 몸을 비빈다
먹고있는 떡 때문은 아닌것 같은데 붙임성이 좋은 녀석이라 우리집의 고양이 두 녀석이 생각난다
개 두마리도 있던데 목줄로 묶어두고 있어 안쓰러워 보였다
보통 절에서 키우는 개들은 목줄이 없던데....
구절사에서 돌아와 이제는 독수리봉을 향해 발걸음을 계속한다
14:10 독수리봉 / 산행시간 : 3시간
계속하여 눈길을 사로잡는 서대산
정상의 시설물은 강우 레이더관측소다
14:39 만인산(萬仞山) 갈림길
만인산의 仞자가 '길 인'인데 앞에 '사람 인' 변이 없는 刃은 '칼날 인'이다
'길'이란 높이나 길이를 재는 단위로 1길은 7척으로 약157cm정도이다
천인절벽(千仞絶壁) = 천 길 낭떠러지
만인산은 여기에서 18.5km 거리다
14:55 망경대 / 산행시간 : 3시간 46분
KT통신탑이 있는 이곳이 해발 560m의 식장산 망경대(望景臺)다
망경대 정상에는 카페도 있고
KT통신탑 아래는 쉼터로 활용하고 있다
망경대(望景臺)에서는 이름 그대로, 지나온 봉우리와
저 멀리 서대산 방향 조망과
그리고, 정상 부근의 통신시설들과
멀리 대청호까지 시원하게 조망이 된다
15:06 삼각점이 있는 580.7m 봉
실질적인 식장산 정상에 모여있는 통신탑
식장산은 백제멸망과 관계 깊은 곳으로 탄현(炭峴) 또는 숯고개·숯재라 불리었다
백제의 마지박 충신 성충(成忠)은 옥중에서 상서하기를 “앞으로 병화(兵禍)가 있을 것이니
만일 적병이 오거든 육로는 탄현을 넘지 못하게 하고
수로는 기벌포(伎伐浦)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의자왕은 이 말을 듣지 않고 황산벌과 백강에서 적병을 막았고
신라와 당나라 군사들은 탄현을 넘어 침공하여 결국 백제는 패망하였다
식장산의 험난한 지형은 자연의 요새지로
백제 때뿐만 아니라 6·25 때에는 연합군과 괴뢰군의 격전지가 되었고 현재도 국방상의 요지이다
이 일대는 삼국시대부터 양국의 길목으로 험난하지만 교통의 요지가 되었고
현재도 경부선철도와 경부고속도로가 통과하는 요지다
이 구간은 경부선철도를 부설할 때 작업이 어려운 구간이었고
경부고속도로에서도 이 지역에 터널이 집중되어 있다
통신탑 바로 아래에 해돋이전망대가 있고
15:25 해돋이전망대
15:25 식장산(食藏山) 정상석 / 산행시간 : 4시간 16분
해돋이전망대 뒷쪽에 식장산 정상석이 있다
오늘 이 산에서 두번째로 만난 사람인 부산출신 동네 노(老)산객으로부터 인증샷을 맡겨 찍는다
처음 만져본다는 큰 카메라를 들고 어렵게 씨름하더니만 사진은 멋지게 잘 찍었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서대산을 일견하고 하산을 서두른다
대전시 동구 시가지
하산하는 길까지 앞장서서 안내해 준 부산싸나이
이 다리 왼쪽에 고산사가 있고 오른쪽에는 개심사가 있는데
개심사를 먼저 답사한 뒤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서 하산하는 길목에 있는 고산사를 둘러보라고 조언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