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4일 (자) 대림 제1주간 목요일 이사 26,1-6; 마태 7,21.24-27
제1독서 <신의를 지키는 의로운 겨레가 들어간다.>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26,1-6 1 그날 유다 땅에서는 이러한 노래가 불리리라. “우리에게는 견고한 성읍이 있네. 그분께서 우리를 보호하시려고 성벽과 보루를 세우셨네. 2 신의를 지키는 의로운 겨레가 들어가게 너희는 성문들을 열어라. 3 한결같은 심성을 지닌 그들에게 당신께서 평화를, 평화를 베푸시니 그들이 당신을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4 너희는 길이길이 주님을 신뢰하여라. 주 하느님은 영원한 반석이시다. 5 그분께서는 높은 곳의 주민들을 낮추시고 높은 도시를 헐어 버리셨으며 그것을 땅바닥에다 헐어 버리시어 먼지 위로 내던지셨다. 6 발이 그것을 짓밟는다. 빈곤한 이들의 발이, 힘없는 이들의 발길이 그것을 짓밟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하늘 나라에 들어간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7,21.24-27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1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 24 그러므로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는 이는 모두 자기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슬기로운 사람과 같을 것이다. 25 비가 내려 강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들이쳤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반석 위에 세워졌기 때문이다. 26 그러나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지 않는 자는 모두 자기 집을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사람과 같다. 27 비가 내려 강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휘몰아치자 무너져 버렸다.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말씀의 씨앗 Semina Verbi: 대림 1주 목요일
견고한 성읍과 반석 위에 집을 짓는 주님의 일꾼
이사야 예언자는 유다의 땅에서 "우리에게는 견고한 성읍이 있네. ... 주 하느님은 영원한 반석이시다"(26,1.4)라고 노래하리라고 선포합니다. 이 성읍은 주님의 신실하심에 기대어 세워졌기에 인간의 지혜보다 더 견고합니다. 이 약속은 단순한 평화가 아닌, 하느님께서 주시는 완전한 복지, 곧 샬롬(שָׁלוֹם)에 기초합니다.
이는 외면적인 평화와 더불어 내면적, 구조적인 충만을 포함합니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참된 삶의 견고함은 오직 불변하는 신뢰의 대상, 곧 우리의 토대가 되시는 하느님 안에서만 발견된다고 가르칩니다.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바로 난공불락의 도시를 세우는 첫 번째 주춧돌입니다. 나에게 이런 믿음이 있을까?
오늘 복음은 이 믿음을 행동으로 옮기라고 촉구합니다.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마태 7,21). 예수님께서는 슬기로운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의 차이가 말씀을 듣는 것(ἀκούω)이 아니라, 삶 속에서 실행하는(ποιέω) 데 있음을 분명히 하십니다. 말씀을 듣고 단지 머리로만 알고, 마음으로만 느끼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랑과 봉사의 윤리, 곧 실천하는 삶으로 옮기는 이들만이 시련을 견뎌낼 수 있는 견고한 처소를 짓게 됩니다.
오늘날 "집을 모래 위에 짓는다는 것"은 우리 공동체의 안정을 불안정한 기반, 곧 탐욕에 기반한 경제, 무분별한 소비, 개인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권력에 두는 것을 뜻합니다. 특히 한국 사회를 포함한 전 세계는 지나친 경쟁과 불안정한 노동 환경으로 많은 이의 삶이 극도로 취약해지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주거, 직업, 가족의 안정성이라는 우리의 "집"은 부채와 불확실성이라는 "모래" 위에 세워져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불안정은 교회의 사회교리 중 연대성 원칙을 거스릅니다. 사회의 안녕, 곧 이사야의 '견고한 성읍'은 가장 취약한 이들의 운명과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견고한 성읍은 우리의 반석이신 그리스도와 그분의 말씀 위에 세워집니다. 반석 위에 짓는다는 것은 시급한 생태적 회개를 요구합니다. 우리가 창조 질서의 오이코노미아(좋은 관리)를 무시하고 단기적인 이익을 위해 자연을 착취할 때, 우리는 사회를 근본적으로 불안정한 자연 기반 위에 세우는 것입니다.
비유에 나오는 "비와 강물"(마태 7,27)과 같은 기후 위기는 곧 현실이 되어 가난한 이들을 먼저 강타하며, 우리가 의지했던 모래 기초의 취약성을 폭로합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폭풍우의 시험이 기초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기초를 드러내는 것임을 강조합니다. 현재의 사회적, 생태적 위기는 우리가 선택한 기초가 얼마나 허약한지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대림 시기는 우리에게 정의의 실천을 요구하는 영적인 시간입니다. 이사야의 샬롬 약속은 우리가 창조 질서 보전과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이라는 가톨릭 사회교리에 헌신할 때 비로소 실현됩니다. 이제 입으로만 떠들어대는 "주님, 주님!"이라는 공허한 고백에 머물지 말고, 공평한 정책, 모든 이에게 존엄성을 보장하는 노동, 그리고 공동의 집인 지구에 대한 확고한 존중이라는 반석 위에 우리의 삶과 사회를 건설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를 아버지의 뜻을 실현하는 슬기로운 일꾼으로 초대하는 대림시기에, 우리 모두 온 인류를 위한 안정과 참된 평화를 이루어 나가야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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