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뜬 아침에 그대에게 보내는 가을편지 -
느림보 거북이/글
당신 잘 있는가요
당신 별일 없는가요
참 오랜만에
당신에게 아침 편지를 씁니다
벌써 가을의
중심에 우린 와 있고
지난가을
당신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벌써 옛이야기가 된 듯
많은 날들이 흘렀습니다
그때 그 시간들이
돌아보면 꿈 같이 행복했던
순간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처럼 또 찬 바람은 불고
낙엽들은 빨갛게 물들어
세상이 곱기만 한데
우리에게 있었던
그 고운 추억은 기억으로만
존재할 것 같아
안타까움이 밀려옵니다
다시 만나고 싶고
당신과 재회하고 싶은 마음
하늘만큼 많으면서도
세상의 이치가
뜻대로 되지는 않는가 봅니다
간다 간다 가지 못하고
온다 온다 오지 못하며
소홀했던 모든 시간들의
나의 불찰인 줄 알면서도
선 듯 발걸음을
당신에게 돌리지 못함이
가슴 아파집니다.
그러나 어느 하루도
당신을 잊은 적이 없고
어떤 하루도 당신을
마음으로부터 멀리 해 보려고
했던 적도 없습니다.
우리가 바다를 걷고
우리가 산길을 걷던
그곳에도 가을은
변함없이 오고 있겠지요
제가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 역시 언제나
가을처럼 익어 있음을
당신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그때의 달콤함을
지금은 커피 한잔으로
삭혀 당신을 그리워하고
그때의 아쉬운 석별은
지금의 씁쓸한 커피에 담아
보고픔으로 마셔야 합니다
빨간 나뭇잎 하나에도
깊은 사연이
담겨 있고
한 모금 마시는 커피에도
당신과의 추억이 베여
진한 여운이
목을 타고 스며들어
이 가을이 당신과
나의 계절이 된 것 같습니다
당신이 나를 부르는 듯
내 앞의 하늘 구름은
새 하얀 당신의 손짓 같으며
이 가을 청명한 햇살은
당신의 미소와 같아
더없이 좋은 아침인 것 같습니다
나의 전령 가을바람이
당신의 코끝에 머물면
나 인 듯 당신이 반겨 주세요
당신의 귀밑머리에
그 많은 가을바람의 얘기가
들려오면 그것은 틀림없는
나의 속삭임 일 것입니다
멀어도 가깝고
눈으로 안 보여도
마음으로 볼 수 있는 당신
언제까지
당신은 내 사랑입니다.
이 가을 눈 뜬 아침
그리워 그리워하다가
못 견뎌 보내는 편지지 위에
빨간 가을 낙엽 같은
열정의 사랑을
당신께 보냅니다
당신과 나의 가을은
사랑의 계절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계절입니다.
당신께 전하는
이 가을 아침 커피 또 한
우리들의 참 사랑입니다
사랑은 당신에게
이 가을 멋진 날
빨간 낙엽 닮은 입술로
엔도르핀 충만한
사랑의 키스를 드립니다.
- 거북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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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눈뜬아침 그대에게 보내는 가을편지
받는님은 정말 행복이겠지요
좋은추억 되세요
천지에 가을낙엽이
우수수 떨어져서
가을 만찬이 벌어지고 있죠
님의 계절을
만끽하시고 멋진 추억에
즐거움 누리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