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와룡산 일출산행에 이어 이번에는 대구의 대표적인 명산 팔공산 일출을 보기 위해 도전한다.
지난번과 비교해서 사이즈가 엄청 달라지는데... 일단 갓바위가 있는 관음봉은 해발고도가 850m에 이르기에 와룡산과는 비교 자체가 되지 않고 거리 또한 현장을 기준으로 태전동까지 경유할 경우 40Km를 넘나들기 때문에 일출시간 5시30분에 맞춰 정상에 도달하려면 잠을 많이 희생하여야 한다.
3시반에 일어나 부지런히 서둘러 채수형의 숙소로 달려가고 관암사 방향의 공원 주차장에 4시56분 도착.
일출까지는 30여분 밖에 남지 않았으니 당연히 쉴 틈 없이 움직여야 하겠기에 친구의 카메라장비를 짊어지고 먼저 올라가는데 나는 물론 문제가 없지만 이친구가 시간 안에 올라와야 될텐데 걱정이 앞선다.
관암사까진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경사로이니 별다른 부하가 걸리지 않지만 이후로 악명높은 1365개의 돌계단은 그 누구라도 결코 우습게 볼 수가 없는 강도를 자랑한다.
지난번과 같이 이 계단 구간을 20분 안쪽으로 주파해 갓바위에 도착하니 05:34, 이제 막 여명이 밝아오고 있다.
그런데 해가 솟아오르는 시국에도 이 친구 올라오지 않아요. 결국 05:42에야 도착, 구름이 살짝 걸려 있다보니 온전히 좋은 일출은 잡지 못했지만 그래도 아주 실망스럽진 않다.
해야 매일 떠오르지만 내가 찾아가서 만나는 일출은 일년에 몇번 되지 않으니 특별한 의미를 주고 싶다.
돌부처에게 절도 하고 소원도 빌고 그래야 되는데 나는 왜 그런 마음이 돌지 않는걸까? 뭔가를 원하고 빌기 보다는 어리석음에 빠지지 않게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