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돈 되네"…최저입찰가의 9배 낙찰도
'주차장 임차권' 경쟁입찰 후끈
대전·진주 등 공영주차장
1년 임차권 낙찰가율 급등
서울 마포 한강공원은 24.3억
100만원대 소액 투자도 가능
"수익률 10~20%면 양호한 수준“
코로나19 방역 완화 이후 유동인구가 늘면서 찬밥 신세였던 공영주차장 임차권 공매의 경쟁률이 높아지고 낙찰 가격이 치솟고 있다. 23일 한강공원을 찾은 방문객들의 차량으로 붐비는 서울 마포구 한강망원지구 공영주차장. /허문찬 기자
“서울 주요 지역 주차장의 수익이 반토막 났다는데 방역 규제 완화로 지난해 말부터 차츰 회복하는 추세입니다.”(주차장 업계 관계자)
코로나19 완화에 힘입어 공영주차장 임차사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입찰 문턱이 낮은 데다 소액 투자도 가능해 최근에는 임차권이 최저입찰가의 8~9배에 낙찰되는 등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입찰 전 현장 방문 등 철저한 사전조사를 거쳐 참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공영주차장 임차권 입찰 경쟁 ‘후끈’
23일 한국자산관리공사 공공자산 처분시스템 온비드에 따르면 올해 3월 경남 진주시 ‘충무공1유료공영주차장’ 1년 임차권은 1626만원에 낙찰됐다. 최저입찰가(175만원)보다 9.29배 높은 금액이다. 최저입찰가 1220만원에 나온 대전 중구 ‘대흥동 제3노외주차장’ 1년 임차권은 지난 1월 1억31만3000원에 거래돼 낙찰가율(최저입찰가 대비 실제 낙찰가의 비율)이 822.24%에 달했다. 이들 주차장은 중심 상권에 있어 유동 차량이 많은 편이다.
서울에서는 마포구 ‘한강공원 제2지역’ 2년 임차권의 낙찰가율이 가장 높았다. 올 1월 낙찰자가 결정된 이 주차장은 최저입찰가(7억4500만원)보다 3.26배 높은 24억2870만원에 계약됐다.
공영주차장 임차권 공매의 가장 큰 인기 요인은 ‘문턱이 낮다’는 것이다. 주차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나대지를 매입해 공사하거나, 주차 전용 건축물을 만들거나, 준공된 건물에 딸린 주차장을 임차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이런 물건은 지역 중개업소에 나오는 경우가 드물고, 친인척이나 가까운 지인에게 임대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반면 주차장 공매는 모두에게 정보가 공개되는 온비드에서 입찰할 수 있다.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주차장 임대료는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지방에는 월 임대료가 100만원보다 적은 곳도 많다. 예컨대 진주시 ‘경찰서1공영주차장’의 1년 임차권은 1062만7100원으로, 월 임대료가 약 88만5600원이다. 유찰을 반복한 물건은 임대료가 더 낮아지기도 한다. 공영주차장 임차권은 1회 유찰될 경우 최저입찰가가 유지되지만, 유찰 2회차부터 최초 가격의 90%, 80%, 70% 순으로 떨어진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규모가 큰 주차장은 기업과 전문 업체에서 주로 입찰하지만, 작은 주차장은 지역 이해도가 높은 인근 거주자들이 낙찰받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수익률 10~20%면 양호
다만 입찰하기 전 수익률에 대한 철저한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 주차장 전문 컨설턴트인 김영덕 덕스파킹스토리 대표는 “적자가 발생해 임대료를 내지 못하고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가 많다”며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주차장 매입·운영 경험이 있는 사업자만 입찰할 수 있도록 제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일부 지자체는 공고문을 통해 ‘우선 낙찰되고 보자는 생각에 현실을 무시한 높은 가격으로 응찰해 주차장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고 알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울 내 공영주차장 기준 수익률이 10~20% 선이면 양호한 편이라고 평가한다. 임대료와 관리비 등을 모두 합한 월 운영비가 300만원일 경우 월 매출이 330만원 이상 나야 한다는 것이다. 인건비도 고려해야 한다. 통상 주차관리원을 1명 이상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한다.
무인 주차장으로 운영할 경우 민원에 대응할 수 있는 콜센터를 계약 전 마련해야 할 수도 있다. 공영주차장이기 때문에 주차요금과 운영 시간을 임의로 바꿀 수 없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자료원:한국경제 2023. 3.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