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은 최고치의 더위 기록을 갱신하며 처서가 며칠 뒤인데도 참 덥습니다~~
그래서 불현듯 늦은 피서여행을 떠났습니다.
예전부터 마음에 두었던 울진 <금강소나무숲길 3코스>와 원시의 숲과 계곡을 간직한
울진 왕피천계곡에 <왕피천 은어길과 생태탐방로>, 그리고 가는 길에 불영계곡의 불영사를
어둠이 걷히기 시작하는 산사의 새벽길로 걸어 보았습니다.
벌써 다녀온지가 1주일이 넘어가며 어제 내린 비가 기온을 뚝 떨어트리며 새벽녁에는 이불을
찾을 만큼 서늘해지니 그때 흐르던 땀과 뜨거운 햇볕이 먼 일처럼 아련해 집니다.
늦은 후기로 울진을 다시 찾으며 그 뜨거움을 다시 추억 합니다...^^
♥ 걸은 거리
첫째날 불영사 왕복 : 3km
왕피천계곡 생태탐방로 : 10km
왕피천 곡 은어길 : 굴구지마을~구산리3층석탑~은어길 : 3.5km
둘째날 울진 금강소나무숲길 3코스 : 16.3km
금요일 23:50분 양재역에서 출발하여, 새벽 4시 경 불영사 주차장에 도착합니다.
왕피천계곡 도착이 너무 이른 시간인데, 마침 불영계곡 불영사가 동선이 같아 들리기로 합니다.
보름을 이틀 앞둔 달이 구름을 뚫고 마중을 나온 듯 합니다.
주차장에서 휴식을 취하며 날이 밝아오기를 기다려 새벽 5시 경 어스름한 어둠을 뚫고
달빛에 의지하여 불영계곡을 따르는 도로를 따라 불영사로 향합니다.
(새벽 불영계곡에 반영된 달을 분명히 찍었는데 핸폰에서 자동 삭제가 되었나 봅니다..ㅠ)
불영사에 도착.
아직 해가 뜨지 않아 희뿌연 안개빛이 서려 있습니다.
특히 유려하게 두른 낮은 담이 인상적입니다.
불영사는 울진의 천축산에 자리한 신라 진덕여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한 고찰로 비구니 스님들의 참선 도량입니다.
연못에 부처님의 그림자가 비친다고 하여 부처불, 그림자영 자를 써 불영사(佛影寺)라고 합니다.
대웅보전, 영산회상도, 응진전이 보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단정한 장독대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나무숲사랑님의 눈길을 받은 건 뭘까요? ^^
능선 가운데 돌이 부처 모양을 하고 있는데, 이 돌이 연못에 비친다 하여 불영사라 한답니다.
여름은 수련이 덮고 있어 반영을 보기는 어렵겠네요.
아직 스님들이 기척하지 않으신 듯한 산사를 둘러 봅니다.
옥잠화의 달큰한 향기가 낮게 깔린 산사의 아침입니다...
보물로 지정된 응진전입니다.
이슬 머금은 새벽 산책길이 참~~ 좋습니다.^^
스님들도 기상하셨나 봅니다. 아침 산보를 즐기시는 듯~
이슬을 좋아합니다~~^^
산사가 아닌 해변에 오신 듯한 분위기라고 어느 분이 말씀하시며 지나가시네요...^^
해라님, 우거지님 내외분.
바로나님, 레고님 내외분
서서히 날이 밝아오는 불영계곡의 멋진 모습입니다.
한국의 그랜드캐년이라는 말 그대로 비경이네요.
산자락을 두른 안개가 아주 멋졌는데, 핸폰으로는 표현이 안되네요....^^;;
일주문 입구에 매표소가 있으며 입장료는 2천원입니다.
매표원을 만나면 주려고 입장료는 준비했습니다만 ....ㅎㅎ
울진의 유명 관광지는 다음달 이어지는 해파랑길 울진 구간에서 많이 만날 거 같습니다.
그럼, 왕피천으로 이동합니다.
======= 왕피천 계곡 <생태탐방로 트레킹> =========
● 걷기 코스 : 구산리탐방소(굴구지마을) ->거북바위전망대->구산리탐방소 : 약 10km / 난이도 중
불영사에서 약 1시간을 달려 왕피천 생태 탐방이 시작되는 '왕피천 산촌 생태마을'에 도착합니다.
탐방로는 '왕피천계곡에코투어사업단'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우리팀 말고도 서울에서 버스 2대가 벌써 내려와 있더군요.
사무국장님이 지정해 준 아침 식사가 준비된 따이네 촌닭으로 이동합니다.
산촌마을이라 반찬은 멸치볶음 빼고는 모두 나물과 채소들이네요.
간이 그리 세지 않아 '아침'은 맛나게 먹었습니다...
이 곳 감자는 유난히 분이 많고 맛있답니다.
그래서 특별히 간식으로 주문한 뜨끈한 감자도 맛나게 먹었습니다.
출발 전 간단히 자기 소개와 함께 체조 후 출발을 준비합니다.
아침을 먹은 따이네촌닭 앞을 통해 굴구지마을을 벗어나 탐방로로 이동합니다.
오늘 후미를 비롯 여행 동안 흰머리아찌께서 후미를 봐 주셨습니다.
출발 이후 계속 떨어져 걷다보니 사진을 못 찍었군요. 다시 감사드립니다 ^^
이런 안내판이 있습니다.
마을을 벗어나니 포장도로를 따라 완만한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언덕을 지나 한참을 도로를 따라 가니 탐방로 초소가 나옵니다.
왕피천 탐방로는 사전 예약이 필요합니다.
미리 예약을 해 두었기 때문에 초소에 탐방 신고를 하고 본격적인 트레킹 시작입니다.
길은 오르막내리막이 있고, 돌길이지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참 멋진 길입니다.~~
이 곳 돌은 화강암으로 유난히 희고 매끄럽습니다.
얼마 전까지 계곡 입수 트레킹을 하였습니다만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하여
지금은 계곡을 따르는 트레킹 코스를 이용합니다.
트레킹 코스에서 계곡으로 내려와 용소를 가까이서 보고 다시 코스로 합류할 겁니다.
여기도 비가 오지 않아 수량이 많이 줄었다고 합니다.
특히 수량 감소에 수온이 올라 청태가 계곡을 덮어 피부병 등의 우려가 있어 물에는 들어가지 않는게 좋다는
초소 안내원의 말을 따르기로 합니다만 아쉬운 마음은 남네요...
※ 여기서부터 오전 탐방 동안은 어느 분이 빌려주신 카메라로 찍어 봅니다만
조작이 서투르고 익숙하지 않아 부족한 사진이 더 부족합니다......ㅎ
하이~찬별님 ^^
구름이 예술입니다~~
이 멋진 계곡에 청태로 입수 금지라니....
아쉽기 그지 없습니다~~~
다시 트레일로 돌아와 걷기가 계속됩니다.
계곡 옆 좁은 산길은 인공미가 가미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멋진 길입니다만,
계속 오르막내리막이 이어져 그리 쉽지 많은 않네요....
가끔은 이런 후덕한 길도 만납니다..
바람이 부는 곳은 쉼터가 됩니다...
햇빛을 향한 생존 방법이겠지요? ...
멀리서 내려다 보면 맑기 그지 없어 바로 입수하면 될거 같은데 다가가면 역시나 청태가 끼었습니다...
계곡을 옆에 가까이 두고 계속 걷습니다.
더러 몇 명이 입수트레킹을 하고 있습니다만 우리팀은 관리자의 권고를 따르기로 합니다.
학소대 주변.
계곡물이 흘러내리는 단지골에서 족욕을 즐겨 봅니다.
물 왼쪽 모래사장 가운데서 학이 살았다는 학소대입니다.
길은 계속 오르락내리락하거나,
돌을 밟고 걷는 길이라 긴장을 늦출수가 없지만,
내가 정말 제대로...멋진 오지트레킹을 하고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수량이 늘고 청태가 사라진 뒤 물놀이를 곁들인 트레킹은 더 좋을 거 같습니다.
코스는 거북바위전망대에서 원점회귀라 중간중간 각자의 체력에 따라 쉬거나 출발지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선두는 전망대 입구에 이르러 걸음을 멈춥니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데
풍광은 거의 비슷한지라 더운 날씨를 감안하여 이 곳에서 휴식 후 돌아가기로 합니다.
간식도 나누고...
충분히 휴식합니다..
다시 왔던 길을 거슬려 굴구지마을의 탐방센터를 향합니다.
내려다 보는 경치가 그만입니다~~~
굴구지 마을 도착입니다.
모두 무사히 10km 왕피천계곡 생태탐방로 걷기를 마치었습니다.
이 곳도 점점 유명세를 타며 펜션 같은 시설이 들어차 있습니다.
점심은 아침을 먹었던 따이네촌닭에서 민물매운탕을 주문했습니다.
이 곳에서 잡은 고기로 직접 꿇여 냄새가 없다고 하는데 정말 그래서 맛나게 먹었습니다.
다만, 아침상과 다르게 야박한 반찬 인심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날이 더워 식사 후 차내에서, 또는 마을 정자에서 휴식 후,
햇살이 기운 오후에 은어길로 나아갑니다.
첫댓글 좋은 여행도보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개인적으로 거기 힘든 곳 토로님 덕분에 잘 갔다왔습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각도가 남다르십니다 ㅡ휙휙 지나온길이 이리 멋진곳인줄ㅡ다시 그 길안으로 들어선 느낌입니다ㅡㅎ
새벽에 마주한 산사의 아침은 맑은 기운이 감도는 평화로움과 마치 나를 푸욱 감싸 안아주는 듯한 풍광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여기에 살아도 참 좋겠다 싶을 만큼..
마루 끝에 쪼르르 모여 앉아 수다삼매경에 빠지신 비구니 스님들의 얘기도 참 궁금했던 아침이었지요ㅋ
세상에나~~그시간에 불영사에 내가 있을 수 있었다니...
함께 할 수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여행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올해는 바쁜 일이 이어져 눈팅만 하고 있습니다. 모든 분들 보고 싶어요^^
새벽에 불영사 도착하셨군요.
덕분에 입장료 무료. 불영사는 참 조용한 사찰이었어요. 사색하며 한바퀴 돌기에 딱 좋은.
언제 가도 좋은 불영계곡불영사 입니다. 가을에 또 한번 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