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몽골을 떠나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몽골에 처음 올때만 해도 두려운 마음과 설레이는 마음이었는데.. 한국으로 돌아가는 오늘은 아쉽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한다는 사실에 섭섭함까지 느껴지는 아침이었다. 일어나 창문을 보니 밤에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던 물소리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물론 큰 강이나 거친 물살은 아니었지만 잔잔한 모습은 나의 마음을 더욱 편하게 만들어주었다. 이 모습을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늦잠을 자서 아침 산책을 하지 못했던 것이 후회스러웠다. 정말 오늘이 한국으로 되돌아가야하는 날일까 싶기도 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짐을 챙겨서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가는 길. 테럴지의 모습들을 눈이 아닌 가슴에 담아두었다. 이 넓은 초원. 자연이 우리 덴탈팀을 반겨주었다. 이 곳을 어찌 있을 수 있을까. 가슴에 몽골이라는 칸을 만들어야할 것 같다. 우리가 가는 길. 어제 말을 탔던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정말 영화의 한 장면처럼 말을 타는 모습을 보면서 버스 쪽으로 오지는 못하고 우리가 가는 방향으로 말을 타고 달려오는 몽골인을 보니 몽골인들이 정에 약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물론 이것은 나만이 착각일 수 있지만.. 나는 그들이 우리를 배웅해주었다고 생각한다.
공항에 도착하기 전에 평양 식당에 가서 평양 냉면을 먹었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니 텔레비젼에서는 북한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뮤직비디오도 나왔지만.. 우리나라와는 많이 틀렸다. 수령님을 위한 노래가 많았다. 평양 냉면이라고 하여 많은 기대를 했었는데.. 냉면 맛이 조금 이상했다. 면발을 너무 삶았다는 느낌이 들고, 쫄깃한 맛이 없었다. 이곳은 북한에서 직접 운영하는 곳이라고 했다. 몽골이 공산주의 국가였기에 들어와서 지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지금은 아니지만.. 아직은 공산주의와 자유주의가 반반 섞여있는 듯한 곳이다. 몽골은..
공항에 도착하니 차를 닦는 아이들이 보인다. 몽골의 울란바트라 시민권을 얻으려면 일정기간 울란바트라 시에서 거주했다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땅밑에서 사는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도로 밑은 한겨울에도 춥지 않기에 생활할만하다고 한다. 시민권이 없기에 학교에 갈 수 없는 아이들.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는 아이들이다. 그런 아이들이 공항에서 차를 닦고 돈을 벌어서 생활을 하는가보다. 애처롭게 바라보는 아이의 눈빛에 가슴이 아팠다. 작은 고사리 같은 손에 걸레를 들고 차를 닦는 모습은 너무나 버거워보였다.
비행기 티켓을 받고 여권을 받고나니 몽골을 떠난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몽골에 있는 동안 너무나 수고를 많이 해주신 분들께 인사를 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뒤를 돌아보니 밖에 사람들이 떠나는 가족들에게 손을 흔드는 모습이 보인다. 인천 공항은 게이트가 40개가 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몽골은 게이트가 두개다. 공항이 작지만 아담하고 좋다.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몽골의 하늘을 다시 한번 봤다. 그리고 작지만 면세점에서 구경도 했다. 몽골의 게이트 앞에는 게르 모양으로 작은 전통품 파는 가게가 있다. 그 안에 들어가면 아늑한 기분이 든다. 몽골 향기가 게이트 앞까지 나는 것 같다.
2시 30분 비행기였지만 3시가 다 되어서야 출발할 수 있었다. 비행기 시간이 늦어져도 천천히 일을 하는 그들. 빨리빨리란 말은 우리나라에서만 통하는 단어일 것이다. 비행기에 앉아 밖을 바라보니 진료를 받았던 아이들의 얼굴. 그리고 자원봉사 해주셨던 분들. 통역사 선생님들. 진료지에 근무하고 계시는 선생님들의 얼굴이 눈 앞에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만났던 사람들의 얼굴이 생각나면서 나도 모르게 내 얼굴에는 미소가 지어졌다. 몽골에서의 짧은 5박 6일의 일정은 너무나 많은 것을 얻고 가슴에 담을 수 있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비진료인원인 내가 어떠한 인연으로 이번 몽골 덴탈캠프에 참가할 수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너무나 소중한 사람들을 만났는지는 알 수 있다. 사회복지사로써 시야를 넓게 볼 수 있고 사람들 사이에서 어울릴 수 있는 방법. 그리고 하나의 사업을 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것을 생각하고 노력해야하는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나의 너무나 부족한 부분을 많은 분들이 채워주셔서 많은 것을 배우고만 돌아올 수 있었다. 언젠가 시간이 흘러 내가 좀 더 많은 것을 알게 된다면 나도 누군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것은 내가 얼마나 노력하는가에 달렸겠지만 말이다.
첫댓글 아주 좋은 인생경험입니다,,,,
그러게요. 부럽네요... 덕분에 몽골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된것두 감사하구요~~~
이슬비는 언제나 그 몽골이라는 곳을 한번 가 볼수 있으려나.갑자기 울 나영이가 부러워 지려하네...^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