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 (탁상을 치며)그만! 그만! 조용히 하세요. 지금은 우리들끼리 싸울 때가 아니에요. 먼저 이번 사건부터 빨리 해결해야 합니다.
사탄1: 그래! 그래! 성질 더러운 두 의원들이 서로 참으시오. 지금 문제는 세상에 있는 저 인간들이 예수가 탄생한날, 즉 크리스마스를 만들려고 한다는 거요.
당장 이 급한 불부터 꺼야 되지 않겠소?
사탄5: 그렇습니다. 비록 1년에 한 번 있는 행사겠지만, 이 행사로 인해서 얼마나 많은 인간들이 예수의 추종자가 되겠소? 이는 불 보듯 뻔한 일이오.
사탄6: 당연하지요. 마굿간에서 태어난 아기예수의 헌신적인 사랑! 아기예수를 이 세상에 보낸 하나님의 그 놀라운 사랑! 그리고 이 날을 기념해서 흘리는 수많은 인간들의 감사와 회개의 눈물!
사탄3: 야! 감동적이구만.
사탄4: 감동은 무슨 감동이야? 너 정말 사탄 맞아?
사탄6: 결국 인간들에게 이처럼 감동적인 날이 생긴다면, 우리가 1년동안 아무리 많은 인간들을 망쳐놓는다고 해도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해서 타락한 인간들이 다시 예수에게로 돌아갈 게 뻔하지 않겠소? 우리 사탄들에게 이보다 더 큰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잠시 심각한 침묵)
위원장: 그러니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했으면 좋겠소?
사탄3: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그냥 밀어붙여!
사탄4: 그게 무슨 말이야?
사탄3: 무식하기는, 그냥 밀어붙이자고, 완전히 뒤엎어 버리자고!
사탄1: 그래! 그 말이 맞아. 크리스마스 날 전세계에 기상이변을 일으키는 겁니다. 태풍이 불거나, 폭설이 오거나, 우박이 떨어지게 해서 행사자체를 못하게 하자는 거죠. 어떻습니까?
사탄2: 아니면 그날 전세계에 있는 도둑, 강도, 폭력배들을 몽땅 풀어서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리는 무시무시한 크리스마스를 만들어 버리면 어떨까요?
사탄5: 기왕이면 전쟁을 일으켜서 크리스마스를 매년 피바다로 만들어 버리자구!
사탄6: 좋은 생각입니다. 어쨌든 크리스마스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버립시다!
사탄3: 그럼 다 됐네. 엉망으로 만드는 거야. 우리 사탄들의 전공이잖아?
모두: 좋습니다. 그럼. 우리원로 사탄님이신 고문님의 의견도 한번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문: (단호히)난 여러분들의 생각과 다르오. 내 주장은 크리스마스를 인간들의 최고의 축제날로 만드는 것이오.
사탄4: 무슨 소리야? 원로 사탄 맞아?
사탄3: 저 양반 치매 아니야?
사탄1: 완전히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구만.
고문: (아랑곳 하지 않고)그러기 위해서는 크리스마스를 휴일로 정하고, 기왕이면 그날로 연말을 정해서 인간들이 매우 좋아할 수 있는 날로 만들어야 할거요.
사탄3: 치매증세가 갈수록 태산이군!
고문: 그렇게만 된다면 어리석은 인간들은 크리스마스를 예수의 탄생일이 아니라 점점 자신들의 축제날로 착각하게 될 것이오. 그래서 길거리에는 술에 취한 인간들이 넘쳐나고, 곳곳마다 파티를 즐기며, 보다 멋지고 낭만적인 밤을 보내기 위해서 인간들은 오히려 평소보다 더 많은 죄를 짓게 될 것이오.
사탄1: 그래도 그날의 주인공이 예수라는게...
고문: 그거야 또 다른 주인공을 만들면 되죠. 예를들면 인간들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인물을 만들어서 크리스마스의 상징을 바꾸는 것이오. 인간들은 선물에 약하니까 크리스마스 때마다 자기들에게 선물을 가져다 준다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준다면, 크리스마스 날 인간들은 아기예수보다 그 가상의 인물을 더 기다리게 될 것이오.
위원장: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습니다.
고문: 결국 내 작전은 크리스마스를 예수의 기념일이 아니라 인간들의 축제날로 변질시키는 것이오. 그렇게만 된다면 크리스마스는 수많은 인간들을 한꺼번에 타락 시킬 수 있는 우리 사탄들의 최고의 날이 될 것이오. (감탄의 침묵)
사탄2: 예술이다. 예술!
사탄5: 이토록 아름다운 작전이 또 있을까?
사탄6: 이건 해보나마나 성공이라구!
사탄3: 난 갑자기 크리스마스가 기다려지는데.
위원장: (힘찬 목소리로)자! 그럼 우리 모두가 사탄고문님의 이 작전에 전적으로 동의 하셨다고 믿고, 즉각 이 작전을 실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작전의 이름은 '크리스마스 죽이기입니다.
첫댓글 재미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