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싸!!! 이제 오빠 MP3, 디카 다 내 꺼다~~~
철딱서니 없는 여동생이 손에서 떨어뜨린 일없이 애지중지하던 물건을 가져가는데도 한 번 저항없이 다 내줍니다. 입대라는 것이 무섭긴 무서운가 봅니다.
간 밤 잠을 설치고 자동차는 집에모셔둔 채 (이유는 일급 비밀) 이따금 떨어지는 빗방울을 맞으며 이른 아침 용산역으로 갔습니다.
아들은 차창 밖만 줄곧 응시 하며가는데 짧게 깎은머리가 왜그렇게 불쌍하게 보이던지...뭘 줘도 안먹고 연실 화장실만 들랑거립니다.
논산역에 도착하니 그 때서야 우리가 탄 열차에 입대병들이 가득했던 걸 알 수 있었습니다. 파리 떼 같이 붙어서 너무나 귀찮게하는 호객 꾼(택시기사,음식점,잡상인)들 때문에 혼이 나갔더랬습니다.
아이에게 점심을 먹이고 훈련소 안을 들어갔습니다.
그 안에 PX(충성마트)가 있어서 꼭필요한 전자시계,육군수첩을 사주었습니다.
아빠와 나, 아이 셋이 테이블에 앉아서 아무런 말도 없이 다른 사람들만 봅니다.
너무나 귀했을 머리깎은 아이들이 테이블에 하나씩 앉아서 친지들의 맘을 아프게하고있습니다.
다들 별 대화가 없어요. 연병장으로 모이라는 방송이 나오자 아이 손을 꼭잡고 스텐드에 가서 앉았습니다.
입대병 2000명에 따라온 친지들이 기역자 스텐드를 가득메우고도 넘쳐났습니다.
군악대가 나와 율동과 함께 신나는 연주를 하고있는사이 아이는 나더러 하고 싶은말 있음 빨리하래요. 저 연주가 끝나면 헤어져야 하는 거래요.
왜 이렇게 보챌까... 난 땀에 젖은 손을 닦기만 하는데... 아이들 연병장으로 내려오라는 방송을 합니다.
난 벌떡 일어나서 아일 끌어안았습니다.
이 주원님 절대 아이앞에서 눈물 보이지말라고 했지만, 난 통곡을 했습니다.
그건 내가 그러고 싶어서 그런게 아니고 그냥 그랬습니다.
진짜사나이라고 큰소리 쳤던 아이 아빠도 돌아서서 울었습니다.
눈물땜에 아이가 전혀 보이질 않았습니다.
전부가 눈물바다였고 애인을 떠나보내는 여자친구들도 닭똥같은 눈물을흘리고...
키워주신 부모님과 친지들께 경례!!! 잘 다녀오겠습니다!!! 부대장님의 호령에 아이들도 경례를 한 채 우느라고 고개를 들지못합니다.
아이들이 줄을 맞춰 들어갑니다. 엄마 아빠를 휑하니 놔두고...
이미 예정된 이별이었고, 이미 예정된 지독한 스트레스입니다.
그렇게 사랑하는 아일 낯선 곳에 두고 왔습니다.
아이가 그러더군요 730일에서 하루하루 좁혀나가는 게 오늘부터 시작이라고요.
매일매일 즐거운 마음으로 빼나가래요.
큰 아이가 돼서 오겠다고....ㅠㅠ
첫댓글 한동안 허전 하시겠네요~~~ 힘내시길~~
어제 힘드셨겠네요.... 아드님은 평생 생각하실건데...제 부모님은 입대할때 웃으면서 저를 보내줬는데.. 한편으로 야박하다고 생각했는데... 훈련병 시절 아버지 편지받고 화장실서 엄청나게 울은 기억이 나네요..제가 군대라는 울타리로 들어갈때 어머니께서 너무 우시다가 기절하셨다는 이야기와...
집에서도 새벽에 주무시다 일어나셔서 주원이 왔다고 몇주간몽유병 환자처럼 문을 여신다고 하는 글을 보고 엄청 울었습니다...저도 나중에 장가가고 애기 생기고 그럼 똑같은 경험을 해야겠지요...
다녀 오셨군요. 제가 전번글에 댓글 달았읍니다. 편지 자주하십시요. 제일 기쁜것이 편지 받는거라 하드군요. 100일 휴가 나올때는 건강해 질꺼예요.생각보다 잘 이겨낼겁니다. 입고간 사복이 소포로 올때가 기분이 묘하드군요. 댓글 보시고 상비약 보내주세요.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겠습니까~~~하지만 우리의 아들들이 신성한 국방의의무에 충실함으로써 우리네가정이 편하다생각하시고 기운내십시요 100일휴가 금방오더라구요 우리아들도 얼마안있으면 휴가오거든요 시간이 약이라 생각하시고 기운내세요
힘내세요!!!!!!!!!!
아휴! 또 한번 날밤을 새웠습니다.자룡님 이주원님 이렇게 힘들 줄이야.주원님 어머님 기절하신 것 알만해요...고맙습니다.나대로님,보니까 5주가 문제에요. 상비약은 의무실에서 준다고 해서 안샀는데 사실 그것도 걸리더라고요. 십년후에님 아이에게 못해준 것만 자꾸 생각나서 맘이더 아파요.여러분들 고맙습니다.
음.. 지금은 모르겠지만.. 제가 복무할때는 약은 딱 한가지 보라색 알약ㅎㅎㅎㅎㅎㅎ 배아프고 구토나도 보라~, 머리 아파도 보라~ 만병통치약 국방부표 보라 알약~~ 쌕쌕이님 걱정마세요, 아드님께는 군생활이 다 즐거운 추억이 될겁니다. 그리고 훈련소가 제일 맘편해요 사실 자대배치 받고 나면 처음이 조금 피곤하지
쌕쌕이님..다녀 오셨군요.수고 하셨습니다. 신병교육대 (5-6주)생활이 끝나고 자대 배치를 받으면 좀 나아질것입니다. 힘 내십시요... 군에 있을때 하는말이 있습니다. 그래도 " 국방부 시계는 잘돌아 간다고" ...
정말 누가 그러더라고요. 배아픈 사람이나 머리아픈 사람이나 약이 똑같다구요.파스텔북님 진짜루 국방부표 보라 알약 주면 어쩌죠? 물파스,후시딘 대일밴드 팔던데 사줄껄...HOPPTANUS님 또 한번 감사드립니다. 5주 훈련 받고 후반기 교육이 또 있다더군요. 전반기만 끝나도 사람 쬐끔 될 것 같더라고요.두분고맙습니다.
걱정마세요 요즘군대는 미군이랍디다.. 저는 87년도에 제대를 했는데 제대 2주 전부턴 2날 면도기와 오렌지 쥬스가 지급되더군요.. 국방색만 지급되던 속옷도 그때쯤에 흰색과 함께 지급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20년이 넘게 지난 지금이야 더 말할 나위 있겠습니까..
그저 이땅에서 대장부로 태어났다면 한번은 거쳐야하는 통과의례쯤으로 편히 생각하세요. 입대하신 아드님과 아들을 군에보내신 쌕쌕이 님같은 이땅의 모든 부모들에게 행복을 기원드립니다. 난 딸만 둘이라... 그부모 축에 들려면 여군에라도 보내야 할려나~~~~
한니발렉터님!!! 따님만 두분이라 찢어지는 아픔 겪지 않으시겠어요. 저도 남의 얘기처럼 살다가 이렇게지독한 경험을 하고보니 아직까지 고통스럽습니다. 아이를 강인하게 키워내지 못한 죄책감 때문인 것 같습니다. 군대 갔다오신 분들 존경합니다. 그 부모님들도요...
쌕쌕이님,후반기교육이면 좋은 특기 받은 것 같네요,너무 걱정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