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들 남의 사정 모른다
홀애비가 과부 사정 안다는 말이 있다.
새빨갛다고 생각한다.
전교생 가운데 딱 하나 그것도 6학년이
보자기에 책을 싸들고 학교에 다녔다.
보자기 참 좋은데 나쁜 것도 있더라.
가장 나쁜 것이 집에 늦게 가는 것이다.
담임선생님 종례 마치면 다른 아이들은
가방 끈 들고 뛰면 되는데 나는 가방을 싸야만
비로소 어깨에 메고 뛸 수 있었다.
어느날 머리를 써서 선생님께 인사를 마치는 순간
함께 가고싶어서 책상 위에 보자기를 펼쳤다.
아뿔싸!
그랬더니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너만 일찍 가려고? 교실 청소하고 가거라."
그렇게들 남의 사정 모른다.
중학교 1학년 담임선생님을 얼마 전에 뵈었다.
초등 일부와 중,고를 평택에 있는 학교를 다녔는데
평택에 있는 사찰 주지를 맡은 것이 알려져
고교 후배가 모시고 찾아온 것이다.
선생님은 가까이 온 제자승려가 반가웠던지
거의 80년 생애의 절반을 쏟아내셨다.
도구 준비도 시원찮아서 차 대접도 잘 하지 못하고
믹스 커피 한 잔 드렸는데 술술 인생이 흘러나왔다.
당신의 어린 시절 공부이야기며 내 출신학교의
변화과정 그 뒷이야기까지....
사실 선생님은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합격했을 때 등록금이 없다는 소식을 듣고
평택 시내 가게를 다니며 추렴을 했었다.
그 소식을 듣고 다니던 사찰 스님께서 신도들에게
시주금을 모아 내게 주셔서 그만두게 했지만...
고마운 분들이다.
이렇게 사정 살피는 분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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