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떴을때 바늘이 7시가 조금 지나있었는데
그렇게 부스럭 거리다가 그많던 잠이 어디론가 달아나 버렸습니다.
생뚱한 눈알을 껌뻑이다가 일어나기도 뭐해 계속 이불을 끌어 안고
아침 시간을 그냥 보내며 갑자기 '수박' 생각이 났습니다.
어제아랜가 티비에서 내고향~ 어쩌고하는 곳이 소개되었는데
그곳에 수박이랑 딸기가 특산품이라고 최동구리라는 조합장님이
나오셔서 상세히도 소개를 해주셨습니다.
하우스에서 자란 탓인지 약간 작은 수박이 속을 가르자 빠알갛게-
잘익은 소리가 쩍하고, 사람들은 한순간에 탄성을 지르더군요.
크기는 세살아기 엉덩이 만하고 색깔은 푸르스름하고 검은 무뉘줄로
세로 새겨진 그것은 침이 저 모르게 삼켜질 정도로 맛있어 보였습니다.
수박마냥 겉이랑 속이 참 다른 과일이 또 있을까도 생각했습니다.
사람도 그런류가 존재할테지요?
수박속에 빠곡히 자리잡은 까만 씨알은 도대체 몇개나 되는걸까?
사람도 겉으로 봐선 일정부분 측정할수 없는 세포들로 뒤덮여 있을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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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제가 수박 한통을 다 먹어 보기나 했었을까요?
언제나 둘러싸여 한두 조각씩 집어 먹기가 일쑤였는데
참 안타깝습니다. 아직 제철이 아닌지라 그 시원한 수박을
양껏 맛보지 못하는게, 지금이라도 큰마트로 달려가서
사오면 되지 않느냐구 그러실지 모르지만. 전 참을랍니다.
태양 가득한 평상밑에서 동게동게 쪼개서 실컷 한통 먹을 날만을.
특별히 그래야 하는 이유는 없지만 수박한테도 여름을 준비할
그럴만한 시간을 주고 싶어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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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지구는 둥글고, 수박도 동글고.
사람들 마음도 둥글게 둥글게..
아귀가 딱 맞지 않은 그 생김새에 간혹가다 그만 부딪혀서는
불꽃이랑 파편이 이리저리 흩날아가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사람들이 그랬으면 전 정말 바라는데 다들 아시리라.^^
수박-향기롭고 빨간 속살이 어제본 예쁜걸님의 촉촉히 젖은
그 토끼 눈에 비할수가 있을까요?
수박-고르지 못한 세로줄에 튕겨서 톡톡 두드려봐도 도무지
알수없을것 같은 바탕의 영의정님도 그속은 분명 여린속을
품고 계실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