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소리은사님이세요. 제자라고 하긴 부끄럽네요..
죄송하고...지금은 찾아 뵙지도 못합니다. 그냥 많고 많았던 제자 중의 한 사람이라고 ..
소리 들으시며 소일삼아 읽어주세요.소리 듣다보면 하루가 화살입니다..)
아침에 친구한데 카톡이 왔었다.
며칠 전 무용하러 왔던 친구다.
"이제 다리가 아파서 못할 듯 싶다."
장문의 문자를 보내고 나니 서글펐다.
아파서 뭔가를 포기해야하는 나이런가....
......
.....
며칠 간 머리에 맴돌던 민요가 있다.
소리 입문하고 육자배기와 흥타령을 먼저 배웠다.
그땐 가사가 너무 좋아서 무작정 은사님을 따라 불렀었는데
느린 장단이라 너무 힘이 들었다.
십년이 지난 지금은 더욱 가슴에 사무친다.
"꿈 깨이니 또 꿈이요, 깨인 꿈도 또 꿈이라..."
"꿈에 나서 꿈에 살고. 꿈에 죽어 가는 인생..부질없다 ..
하아..깨려는 꿈, 꿈은 꾸워서 무엇터리 "
<흥타령 中>
나쁜 일이 생길 때마다 그런다.
"그래 이건 꿈일거야"
악몽을 꾸어서 억지로 깨었더니 그것도 꿈이었던 적이 있다.
세번째 깨어서야 현실로 돌아왔고....
몇번인가 그런 적이 있는데.......
꿈이라서 다행이지...
칭구야...
우리 나이쯤 되면 아픈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건강한 이들을 부러워하지 말라고...
부럽겠지,, 부럽지..
나도...
너에게 말했지만
난 사실 아픈 것이 부끄럽다고 생각하긴 했다.
내가 나약한 존재인 것만 같아 서글펐다.
부끄러운 것보다 나의 몸의 변화를 인정할 수 없고
동정하는 듯한 말투도 싫고..
그래서 나는 깊은 동굴을 파 놓고 웅크리고 앉아
건강했을 때의 나를 회상하며 더욱 더 깊은 동굴속으로 파고 들어가려했다.
그렇지만 칭구야..
난 아직 날 포기하고 싶지 않구나..
그러기엔 곁에 나를 잡아 주는 따뜻한 손길이 너무 많잖아.
그렇게 내 쳤는데도 한결같은 마음들이 느껴지잖아.
이 삶이 정녕 꿈이라면..현실이겠지....꿈인가..깨지 않는 꿈..
하하하...
칭구야 넌 오금이 아파서 힘들지만 나는 속도 아프다.
하하하
육체가 아픈 것도 문제겠지만...맘이 아픈 것이 더 큰 일이지...
약해지려는 이 마음이 문제야...문제...
하지만....
민들레 홀씨 날아가는 거 봤니?
너무 신기해,,
어디로 가는 지 모르겠어,
어디로 떨어져 또 다른 삶을 살아갈지..
저...........................하늘
파란색 , 하얀 구름으로 수 놓은 하늘,
볼 수록 신기하지, 어떻게 구름이 저렇게 널려 있을까??
참 신기해...자연이 신기해
태양,
해와 달 동화에서 부끄럼쟁이 동생이 해가 되었다지?
그래도....
손가락을 펼쳐서 보면 사이사이로 보이는 태양을 바라볼 수 있지
반짝반짝 참 뭐라 형용할 수 없게 눈이 부시더구만...
바람,
간간히 불어 귓가를 스쳐 지나가며 머리칼을 날려 자신의 존재을 알리지.
잡을 수는 없지만 느낄 수는 있지.
은행잎
노란 원피스......얼마나 이쁘니?
사르락 사르락 황혼의 아름다움이 이렇까...
눈은 어떻고...
난 겨울아이....
하얀 눈 위를 걷는 것을 상상하면
또 얼마나 가슴 벅찬 세상이니...
문장력이 딸려서 표현을 잘 못하겠네.
돌아보면
머리 속에 각인 된 기억속.....
삶 속에 나쁜 일보다 좋은 일들이 많았던 것 같아.
남의 불행속에서 나의 행복을 찾기는 그렇지만....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두 눈이 신의 축복처럼 느껴진다.
칭구야...
나중에 개인사가 있다고 이야기는 들었어..
내가 해 줄 수 없는 거라는 것도 알고..
조금만 힘 내서 우리 함께 가보자..
우린 푸른 용이잖아
나이도 같고, 생일도 같은 나의 소중한 친구야.
삶의 끝은 우린 알 수가 없지 하지만
오늘을 열심히 살다보면 틀림없이 끝은 후회없는 날이 오지 않을까?
창공을 날아 승천하는 그날까지 미련없는 삶을 살아보자....
그러니까 내가 그랬잖아..
나이 들면 병원 가까운 곳에 살아야 한다고..
나처럼 나와...
너도 좀 나오너라.. 거긴 병원이 너무 멀어.
경기민요도 좋지만 남도 민요도 좀 배워봐라...
인생의 맛이 그 안에 모두 들었다고나 할까...ㅎㅎ
"창 밖에 국화를 심고,, 국화 밑에 술을 빚어 놓으니
술 익자 국화 피자 벗님오자 달이 돋네
아희야...
거문고 청 쳐라 , 밤새도록 놀아보자..."
<흥타령 中>
얼씨구야.......좋구나.. 가을이 기다려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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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 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저에게 하는 이야기였어요.. 하하하
오늘, 내일 태풍이 어떻게 우리 나라를 지나갈지 궁금하네요.
대비하신 대로 태풍피해가 없길 바래봅니다.
점심 뭐 먹지.......
첫댓글 잘 감상했어요
감사합니다^^
함께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비 때문인지 어제보다 사도는 낮은 듯 하네요.
행복한 밤 되세요.
건강한 부자
건강을 잃으면 하고 싶은 일도
접어야하니
건강은 몸과마음
자신이 지켜야 할 일이지요.
노력 없는 결과는 무의미
기담님은 아직 50대
행복한 시기 아닌가요
실천이 기대를 갖게할 나이
부럽습니다.
청담골님 댓글 고맙습니다.
건강을 지키려고 애 많이 썼는데
결과가 가끔 생각대로 나오지가 않네요.
그래도 열심히 살아야겠죠? ㅎㅎ
편안한 밤 되세요.
점심이라 했수?
예다 판 깔으소
장국 없는 막 국수도
우물물 시말은 보리밥도
사발 가득이면 족하오
뒷담벼락에 걸친
큰애기 속곳에도
옴팡진 이 넠 가심에도 패인
서러움이사 쌔고 쌨지만...
노동요나
민속요나
애환 없는 구절이 어딧겠소
소리공부는 그 뉘를 막론하고
폭포수를 넘겨야 할 것이고
한을 꺼낼줄도 집어넣을줄도
씹어 삼킬줄도 알아야 제것이 되느니
들어 그 험로를 짐작한답니다
저 소리 배울 때 너무 계면으로 흐른다고 혼 많이 났으요.
목소리도 그렇긴하지만
워낙 애환을 숨기지 못해서...
소리를 포기한 것은 아닌데
은사님이 멀리 계셔서 졸업하고는 찾아 뵙기가 어려워요.
춤은 발림때문에 배운 것인데 정작 소리는 멀리하고 춤에만 매달려 있으니
참 답답한 일이네요. ㅎㅎ
유무이님은 우리 가무악을 잘 아시는 분 같으세요..
뭔가 넘치세요... 판에서만 느낄 수 있는..
하하
감사합니다. 항상 깨우쳐 주세요.
몇 달 있다 승무 공연을 할 듯한데
벌써부터 허벅지가 뻐근합니다.
어떻게 계속 추는데도 아플까.
.마치 매일 같이 오르는 산 정상을 오를 때마다
힘 들도 숨 가쁘고...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도...
금요일이네요.
씩씩한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