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평소 늘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터라 미리 메일을 보내 참석허가를 받아 놓았더랬습니다.
이번 행사는 지난 번 포럼이 광림교회 교인들의 방해로 무산된 것을 감안해 초청장이 있는 사람들에 한해 참석을 허락하였기 때문입니다.
어느 때와는 달리 어제는 오후 6시쯤 서울에 도착해서 바로 거기로 가려고 했습니다만, 길을 잘 몰라 한참 헤매다가 시작시간이 다 되어서야 겨우 행사장소에 도착했습니다.
서울에 올라온 지 3년이 다 되었는데, 아직 서울지리에 대해서는 까막눈입니다.
역시 삼엄한 경비(전경들이 쫙 깔렸었음)와 철저한 확인작업을 거쳐 포럼장에 들어갔습니다.
기분 좋았던 것은 제가 배정받은 좌석이 마침 연단에서 아주 가까운 두번 째 줄이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발제자나 패널의 얼굴을 잘 볼 수 있었죠.
평소 멀리서만 뵙거나 책을 통해서만 뵙던 분들을 직접, 그것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었서 참 좋았습니다(Very good!)
정각 7시에 복상포럼대표이신 이만열교수님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동안교회 김동호목사, 장로교신학대학원의 김명용교수의 발제가 있었고, 이어서 고려신학대학원의 이성구교수와 서울대의 이승종교수의 패널토의가 있었습니다.
발제내용이나 패널토의내용은 여기에서 따로 소개하지 않겠습니다. 양도 많은 뿐더러 그 자료는 기윤실 홈페이지(www.cemk.org)에 가면 충분히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상 깊었던 내용은 김동호 목사님의 '지도자는 꼭 있어야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있으나 마나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최근 광림교회 김선도목사가 언론에서 인터뷰하면서 내세운 '심장이식론'이 얼마나 교회를 자기자신의 것으로 만든 것인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했습니다.
장신대의 김명용교수님은 담임목사직세습의 신학적 부당성을 조목조목 설명하셨는데, 우선 사도신경의 공교회 정신에 위배된다는 것을 첫째로 내세우셨습니다. 그리고 특히 목회자의 세습은 성도들이 태만과 방임의 죄에 빠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 말씀은 많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2부에서는 질의 및 응답이 이어졌는데, 발제자나 패널에 대한 청중들의 심도있는 질문이었습니다. 얼마나 열띤 질문과 주장들이 쏟아졌는 지 그 분위기가 너무나 진지했고 엄숙하기까지 했습니다.
3부는 이문식목사님의 인도로 기도회를 가졌습니다. 합심기도와 대표기도, 침묵기도를 통해 이 문제가 하나님의 간섭으로 잘 해결되기를 다들 눈물로 기도했습니다.
주최측이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와서 장소가 협소했습니다. 마치 결혼식장 같았습니다. 뒷쪽에는 자리가 없어 서있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열띤 취재경쟁도 볼 만했습니다. 기독교TV 등에서 나와서 녹화를 했고, 신문사진기자들도 셔터를 엄청 눌러댔습니다. 혹시 제 얼굴이 나올 지도 모르겠습니다(^0^)
포럼에 참석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한국교회의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점과 이제는 교회의 개혁이 절실하다는 것입니다.
최근의 대형교회의 목사직세습과 재정유용의 문제는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으며, 더 크고 근본적인 문제들이 한국교회에 내재해 있음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깨어있고 한국교회를 걱정하는 무리들이 있음도 한편으로 반가웠습니다.
비록 그 힘이 미약하지만 하나님은 약한 자를 들어 강한 자를 부끄럽게 하시는 분이시기에 한국교회를 위한 개혁의 외침은 분명히 큰 성과를 거두게 되리라고 저 또한 확신합니다.
이번 포럼은 앞으로도 계속된다고 합니다. 다른 단체들도 유사한 행사를 개최한다고 하니 이런 운동이 앞으로 더 확산될 것 같습니다.
이 기회에 한국교회가 건강한 교회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