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봉사 연지(無峰寺 蓮池)
빛그림 사진동아리의 일 학기 마지막 출사.
7월 마지막 화요일, 홍천군 동면 속초리에 있는 무봉사 연지(蓮池)다.
동면 면사무소 앞을 지나 공작산 등산로와 노천저수지가 있는 서석 방면으로 직진하다가 약3Km 지점 우측에 <무봉사> 안내판이 나타났다.
우회전하여 마을 안길로 접어들자 김해 허씨의 세거지임을 나타내는 김해 허씨 신도비가 나타났고 높지 않은 산 정상을 향해 도랑을 건너며 좁은 산길을 올라가니 가파른 언덕길이 나타나고 이내 비포장 가파른 언덕길을 만난다.
새로 지은 듯한 한옥 2채가 있는 곳에 주차를 하고 산길을 따라 300 여 미터 올라가니 흰 꽃을 피운 망초대와 잡초가 무성한 그곳에 붉은 홍련이 보였다.
아~ 탄성이 절로 난다.
사람의 손길을 거부한 채 자유분방하게 저마다의 자리를 지키는 홍련, 백련, 망초, 올방개, 어리연, 개연, 꼬리조팝나무, 부들 등이 빼곡이 들어찬 넓은 연지를 구획지어 사방으로 뚝 길을 내고 칸을 지어 여러 종류의 연을 구분하여 많은 종류의 연꽃을 즐길 수 있게 설계하신 분이 누구신지 궁금증이 생긴다.
퐁당 물소리를 내며 개구리가 뛴다, 그리고 소리 없이 긴 그림자를 끌고 물뱀이 커다란 연잎을 타고 스르르 소리 없이 모습을 감춘다.
연지는 오래전에 고래실 논자리였을 거라고 추정하며, 산꼭대기에 거의 다다른 곳 즉, 8내지 9부 능선에 위치했음에도 올 같은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았다고 하시는 무봉사 범운(梵雲)스님의 말씀을 들으니 더욱 신기한 마음이 일었다.
인적이 드문 깊은 산속에 있는 연지인지라 짐승(특히 고라니)의 성화도 대단했을텐데 이렇게 훌륭하게 연꽃을 피웠으니 어떻게 관리하셨냐고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고라니, 백로, 왜가리, 오리, 너구리 등 많은 손님들이 다녀가지요. 여름에는 산속에도 먹을 것이 많으니 산에서 지내고 가을 겨울 되어 먹을 게 없으면 오너라. 하고 타일렀더니 그리 해 주는 것 같습니다.”라는 범운스님.
고라니는 영어로 <WATER DEAR>라고 불릴 정도로 물을 좋아하고 수생식물을 즐겨 먹는 짐승인데, 그 중에서도 연꽃은 특별히 즐기는 식물인지라 잎은 물론 뿌리조차 남기지 않을 정도로 즐겨 먹는다고 한다.
그런데도 이렇게 많은 연꽃을 골고루 볼 수 있다니, 부처님의 가피임에 틀림없다.
새벽이면 은은한 연꽃향이 퍼지며 산새들 지저귐이 노래 소리 같은 곳.
구례 화엄사 말사로 등록되었으며, 스님이 조용히 수행하는 토굴 같은 곳이라는 범운스님의 말씀을 들으며, 무봉사 연지의 내력을 알려 주시고, 권하는 일회용 커피믹스를 마시며 고마움과 친근함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누구든지 언제나 오실 수 있게 열어 놓았다는 무봉스님으로 부터 아무때나 들려도 좋다는 허락을 받으니 많은 친구들에게 두루두루 자랑하고 싶어진다.
북향이지만 양지바르고 전망 좋은 곳에 잘 가꾸어진 <연지>, 찾아오시는 분들마다 아끼고 잘 거두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비손해 본다.
첫댓글 촌장님 너무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관내에 있는데도 처음접하네요.
많은 여인(연)들이 예쁨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