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Maximum입니다. ^^ 정말 오랜만에 뵙네요!
그동안 카페 활동이 너무 뜸했죠?
지인들에겐 농담 삼아 군대를 한 번 갔다고 했었는데요. ㅎㅎ
학업과 취업 문제로 바쁘게 지내다 보니 존재를 잊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쉬다 보니 이제 활동을 접었나 보다 생각하실 수 있을 텐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예전처럼 자주는 아니어도 간간이 글을 올리고 조금이나마 관리할 예정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올리기 때문에 예전보다 글의 퀄리티가 떨어질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많이 부족해도 재밌게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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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추위가 서서히 풀리던 어느 날, 서울로 잠깐 나들이를 나왔다.
블로그와 카페 활동을 통해 알게 된 지인을 만나는 날이었다.
같은 취미를 공유하며 실제로도 많은 곳을 함께했던 친구였기에,
사정상 멀리는 못 가더라도 가까운 곳을 돌아다니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했다.
그 친구도 반갑게 콜을 외쳤고, 그래서 서울에 있는 버스터미널을 찍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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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껏 필자가 수많은 여행을 다녔을 때 여정의 출발은 대부분 서울이었다.
노선이 적은 상봉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버스를 이용해본 경험이 있다.
심지어 2015년에 없어진 불광동 서부터미널에서도 말이다.
그러나 정작 10년간 다니면서 서울에 있는 버스터미널을 글로 옮겨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 사실은 그동안 필자를 아는 지인들도 다소 의아해했던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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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여행을 다니면서 한 번도 서울의 버스터미널을 글로 옮긴 적이 없었던 이유는,
왠지 모를 마음의 거리감 때문이었다.
원래 일상에서 늘 접하는 곳일수록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법이다.
내겐 서울이 그런 곳이었다.
'여행'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어쩌다 한 번 접하는 곳이 아니라,
항상 일상이라는 범주 안에 들어왔던 평범한 공간일 뿐이었다.
그래서 가까이 있었기에 더 멀리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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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왜 서울 버스터미널은 업로드하지 않으세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면 이렇게 답하곤 했다.
'서울 버스터미널은 규모가 너무 커서 한 번에 담기 힘들어요'
이것도 맞는 말이다. 사진으로 담기엔 하나같이 규모가 크고 사람이 많은 곳들이었으니까.
하지만 서울 버스터미널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든 계기가 있었다.
바로 2015년에 있었던 불광동 서부터미널의 폐쇄였다.
통일로 부근에 살았던 어린 시절에 늘상 이용했던 추억의 장소가
노후화와 적자를 이유로 버스터미널을 없애고 그 자리에 경찰서가 들어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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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필자는 서부터미널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폐쇄 후 몇 달 뒤에야 뒤늦게 알게 되었다.
엄청난 충격이었다. 버스로 지하철로 집에서 한 시간도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는데,
결국 한 번도 기록을 남기지 못하고 허무하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렸으니 말이다.
그래서 서울에 있는 버스터미널을 사진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것을 2017년 3월 지인과의 만남을 통해 드디어 성사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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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타자는 남부터미널이었다.
이 당시 필자가 안산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여기에서 가장 가까운 곳을 먼저 가보기로 했다.
서울남부터미널은
용산역 뒤편에 있던 '용산시외버스터미널'을 1990년 지금의 자리로 옮겨와 생긴 서울의 대표적인 시외버스터미널이다. 그러나 이
당시 지었던 가건물을 무려 30년 가까이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혼잡도가 매우 높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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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서울에서 지방으로 가는 버스 노선도,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도 증가했지만 터미널의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다 보니 상당히 말이 많이 나오는 버스터미널 중 하나이다.
아마 이곳을 이용해본 경험이 있는 분들은 잘 알고 계실 것이다.
터미널 전체가 사람들로 북적이다 보니 심할 때는 터미널을 빠져나가는 것조차 고역일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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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광역시급 이상의 대형 터미널들은 대합실과 푸드 코너를 철저히 구분해놓는 경우가 많은데,
남부터미널은 1층 가건물이어서 그렇게 해놓지 않고 승차장 입구를 중심으로 상점을 비치해놓고 있다.
그래서 공간이 더 좁아지는 것은 물론, 코를 찌르는 냄새가 뒤섞여 불쾌함은 말할 수 없이 증가한다.
이러한 이유들로 이용객 입장에 남부터미널은 결코 달갑지 않은 장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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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에 비해 워낙 수요가 많다 보니 매표소 역시 사람들로 정신없이 뒤섞이게 마련이다.
그래서 매표소를 길게 늘여놓은 것으로도 부족해 옆에 자동발매기까지 여러 대를 설치했지만,
주말 특정 시간 및 휴가철, 명절과 같은 때에는 이마저 무용지물일 때가 많았다.
이때는 표를 사려는 줄 때문에 통로가 막혀 오도 가도 못하는 일이 빈번하게 생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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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모바일 예매 시스템의 강화로 최근에는 이러한 모습을 보기는 힘들지만,
여전히 매표소는 표를 사려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찾는다.
서울의 시외버스터미널 중에서는 가장 규모가 큰 편으로,
노선 역시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다.
그래서인지 매표소 위에 있어야 할 시간표가 인쇄가 아닌 LED 형태로 설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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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오가는 시외버스들은 대부분 동서울 아니면 이곳으로 오기 마련이다.
이곳은 충남, 경남, 전북 지역을 중심으로 노선이 짜여 있다.
아무래도 경부고속도로와 인접해있어 남부 지방으로 내려가기 수월한 위치 때문일 것이다.
반면에 동서울터미널은 중부고속도로와 가깝게 이어지기 때문에,
강원, 충북, 경북을 중심으로 노선이 짜여 있어 철저히 역할이 분산되어 있다.
그래서 강남(센트럴) / 동서울, 강남(센트럴) / 남부 노선을 놓고 갈등하는 승객들은 많아도,
동서울 / 남부 노선을 두고 갈등하는 승객들은 많지 않다.
서로 겹치는 역할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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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수의 노선과 승객, 그에 비해 좁은 공간 때문에 사시사철 홍대나 강남에 버금가는 혼잡도를 자랑하는 이곳이지만, 정작 수요 / 인지도 / 역할 등등 모든 면에서 강남과 동서울에게 밀린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유독 낙후된 시설 + 강남고속터미널과 너무 가까운 위치가 발목을 잡는 것은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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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일 뿐 절대적인 수요는 굉장히 많으므로
어쩌면 서울 내 3인자 자리에 있는 것이 다행일지도 모른다. 이곳이 강남, 동서울과 동등한 입지로 올라선다면, 가히 9호선에
맞먹는 혼잡도로 매일매일 민원 폭탄에 시달리고 뉴스에 심심하면 나오는 장소로 부각되었을 테니까.
1997년
진로그룹, 2002년 대한전선이 인수하여 영업하였고 이들 기업이 새 건물을 짓기로 되어있었지만, 각각 부도 및 해체 등의 위기를
겪으면서 사업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이다. 남부터미널 확장 및 증축은 서울시의 핵심 숙원 사업 중 하나로 현재에도 동서울터미널과
함께 개발이 추진되고 있지만, 과연 언제쯤 이루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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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잡한 것은 대합실뿐만이 아니다. 승차장 및 주차장 역시 굉장히 말이 많이 나오는 곳이다.
이 날도 어김없이 쉬지 않고 우르르 쏟아지는 승객과 빈틈을 허용하지 않는 버스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심지어 회사 하나 겹치는 법이 없다.
승객이 느끼는 불편함은 대합실에서 나온다면,
기사가 느끼는 불편함은 여기서 나온다. 어쩌면 대합실보다 문제가 더 심각한 곳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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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화된 시설 자체도 문제지만 노선 수에 비해 주차 공간이 너무 좁기 때문에,
승차장에 승객을 내려준 뒤에 주차할 때 큰 문제가 발생한다.
주차장에 자리가 없는 것은 기본이고, 이 때문에 회사들끼리 다툼이 매우 잦은 것으로 유명하다.
사고의 위험까지 높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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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터미널 주차장 규모는 동서울터미널보다 약간 작은 정도로,
이곳의 수많은 노선을 모두 커버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문제는 이곳이 서울 한복판, 그것도 강남에 있는 버스터미널이라는 점이다.
즉, 복층 구조가 아닌 이상 확장이 불가능하다. 당장 주차장 뒤에 주상복합아파트가 보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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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함과 세련됨의 상징인 강남 한복판에서 유독 이곳에 오면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아마 이는 남부터미널에 방문한 사람들 대부분이 느끼는 사실일지도 모른다.
그럴 수밖에 없다.
승차장의 지붕도, 안내판도, 광고도 모두 1990년에 만든 것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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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점은 신축과 같은 문제는 단기간 내에 해결될 것 같지 않다.
서울시 교통과에서 남부터미널보다 중요한 문제가 한가득 쌓여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민이 매일 이용하는 시설이 아니라 관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어,
대체로 '서울 교통문제' 하면 9호선, 동부간선도로 같은 이슈에 한참 밀린다.
남부터미널에 엮인 여러 이권 때문에 사업 진척이 안 된다는 이야기도 얼핏 들은 적이 있는데,
적어도 필자가 결혼하기 전까지는 이 모습 그대로 유지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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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글의 주제를 일상으로 돌려놓고 방문 당시의 소감을 그대로 말하자면,
역시나 이곳은 변함이 없는 한결같은 모습이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별로 오래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장소는 아니다.
이 날 일정의 특징이 사람 많은 복잡한 곳을 돌아다니는 것이다 보니 더더욱 그렇다.
방문해서 사진으로 남겼다는 자체에 의의를 남기고 다른 목적지를 향해 재빨리 발걸음을 재촉한다.
과연, 다음에 우리 일행이 갈 곳은 어디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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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글을 쓰니 정신 사납게 글의 주제가 마구잡이로 왔다 갔다 하네요. ^^
한 번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는 욕심이~ 어쩔 수 없네요 ㅠㅠ
더 좋은 글로 다음 편에서 찾아뵙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첫댓글 오 예전에 블로그가서 터미널글 자주 읽었는데 반갑네요..
네 저도 반갑습니다~ ^^
삭제된 댓글 입니다.
예전처럼 자주 올리기는 힘들겠지만 시간 날때마다 꾸준히 들릴게요. 너무 오랜만에 뵙습니다 ㅎㅎㅎ
반갑습니다.
기다린 보람이 있네요.
이제는 종종 글 보기를 소망하며
잘 읽고 갑니다.
잊지 않고 종종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오랜만의 소식, 반갑게 잘 읽었습니다!
정말 오랜만이네요 반갑습니다~!
특유의 따뜻한 정서와 해박한 배경지식을 토대로 감성을 담아내는 터미널 답사기.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답사기 중에 제일 좋아합니다.~ 바쁘셔도 활동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좋은 평가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꾸준히 활동할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정말오랜만에 오셨네요 글 다시보니 정말 반갑습니다 ^.^
너무 오랜만에 뵙네요 반갑습니다 ^^
내용 감사합니다. 남부터미널의 포화상태는 하루이틀 문제가 아닌데 해결의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네요. 남부터미널 자체가 언덕 위에 지어진 형태라서, 지하공간으로 확장하지 않는 한 터미널 포화 문제 해결은 어려워 보입니다. 이전할 장소도 마땅찮고..
솔직히 관심 밖에 밀려났다고 보는게 합리적일 것 같습니다. 20년이 넘는 문제를 아직까지 질질 끌고 있는 것을 보면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간 잘 지내셨는지도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 남부터미널은 딱 한번 사상 노선을 타기 위해 이용해 본 적이 있는데 정말 복잡하더군요. 90년대에 지은 가건물을 여태 쓰고 있다는 사실은 처음 접하게 됩니다. 시설이 낙후한 부분이 더 절실히 다가오네요. 입지상 개발을 둘러싼 이해관계도 어쩌면 동서울보다 훨씬 더 복잡하게 얽혀있으리라 짐작이 됩니다. 아마 그런 것 때문에도 개발이 쉽게 진척을 이루지 못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오랜만에 좋은 글 읽어서 반갑고 또한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도 오랜만에 뵙네요~ 사업자가 두 번이나 부도처리를 맞은 데다 그동안 강남 땅값이 너무 오르는 바람에 손을 대지 못하는 지경까지 왔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서라도 빨리 개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앞으로 꾸준히 글을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며칠전 금성(탑리)버스 정류장과
평생 함께하신 어르신의 글을 읽으며 맥시멈님의 터미널 기행기가 생각났는데
이렇게 올려주셨네요.
94~96년도 군시절 집에갈때면
항상 이용하던 곳이였는데 진짜
변한게 거의 없다니 안타깝고 씁쓸하네요.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서라도 바뀌어야 할텐데 과연 언제가 될런지요.
양산행은 둘다 있긴 한데 목적지에 따라 갈리니까요
동서울과 남서울행은
네 맞습니다. 세세하게 적기엔 글이 너무 길어져서 다 적지를 못하네요. ^^;
남부터미널은 직접 가보지는 않았지만
저희 동네에서 8501번(수원대 - 동탄 - 교대역 - 강남역) 노선 이용하면서 지나가면서 봤습니다ㅎㅎㅎ
그러셨군요 ㅎㅎ 수도권 살아도 출장이나 여행 아니면 굳이 갈 일이 많지 않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