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 취하려면 무릅 구부리고 자라"
입사 2년째인 회사원 박모 씨는 요즘 특별하게 아프거나 불편한 곳이
없음에도 밤이 깊어 잠자리에 들면 다음날 아침까지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잠시 잠들었다가 깨어나길 반복하는 등 늘 피곤해한다.
게다가 요즘 들어서는 전보다 훨씬 자주 꿈을 꾸어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가 개운치 않고 멍할 뿐 아니라 운전 중 잠이 와 순간순간 섬뜩할
때가 있어 병원을 찾았더니 불면증. 최근 박씨와 같이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늘고 있다. IMF위기는 극복했으나
경기침체 영향으로 구조조정을 비롯해 개인파산이 다시 급증하면서
심리적 안정을 찾지 못하고 늘 마음 한구석이 불안해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병원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
수면은 인간생활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생명현상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환경에 따르는 수면장애,
신체자극, 약물복용 등 각종 요인에 의해 숙면을 취하지 못하게 된다.
경희대 한방병원 신경정신과 김종우 교수와 꽃마을한방병원 내과 한창호 과장의 도움말로 불면증에 대해 알아본다.
◆심신이 허해져 잠을 잘 때 나쁜 꿈 자주 꾸면 의심=불면증은 뚜렷한신체·심리적 원인이 없음에도 지속적으로 적절한 수면을 취할 수 없는증상을 일컫는다.
원발성 불면증은 뚜렷한 어떤 신체적·심리적 병리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적절한 수면을 취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된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 수면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불면증은 반드시수면제를 써야 낫는 병이 아니다. 원인에 따라서는 아무런 치료를
하지않아도 저절로 낫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불면증은 외인성과 심인성으로 구분된다. 외인성 불면증은
수면상황, 환경에 따르는 수면장애요인, 신체자극, 약물 또는 알코올
중독, 내과계 질환 등 주로 신체적인 영향에 의해 나타난다.
그러나 심인성 불면증은 몸과 마음이 허약해져 정신이 혼란하고 괴상한꿈을 자주 꿔 숙면을 취하지 못함으로써 정신적인 문제를 야기해
발생한다. 특히 노화나 내과계 질환을 제외하면 80% 정도가 정신적인 문제로 인해 발현된다.
◆증상=사람은 2~3일 간 잠을 재우지 않으면 실제로 낮에 깜박깜박
조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로 인해 상황에 따라 심각한 실수를 저지르기도한다. 깨어 있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이 같은 현상은 더 자주 발생하며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진다.
사람이 잠을 자지 않으면 육체적인 피로감이 증가하고, 기분이 나쁘고활기가 떨어지며, 신체반응이 늦어진다. 또 맡은 임무를 수행하는
데 지장을 초래할 뿐 아니라 장시간 잠을 자지 못하면 자아기능이 무너져 환각, 착각, 망상 등 정신적인 장애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단
한번이라도 숙면을 취하고 나면 이 같은 현상이 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수면주기=한의학에서는 “봄에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며, 여름과
가을에는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며, 겨울에는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는것이 모든 사람에게 유익하다”고 돼 있다.
그렇다고 일찍 일어나라고 해서 닭이 울기 전에 일어나거나, 늦게 일어난다고 해서 해가 중천에 뜬 후에 일어나면 좋지 않다고 돼 있다. 이는자연의 변화에 맞춰 생활하고, 수면주기도 이에 맞춰 생활해야 탈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해진 시간에 자고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야=먼저 자신에게 적절한
수면량을 고려해서 정해진 시간에 자고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는 습관을길러 일정한 수면주기와 각성주기(깨어 있는 시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가급적 낮잠을 피하고,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는 멀리해야
한다. 그리고 수면환경을 개선하고, 적당한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좋다. 그러나 잠들기 직전 무리한 운동은 숙면을 방해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몸매도 불면증과 깊은 관련이 있는데 지나치게 비만하면 수면시간이 길어지고, 반대로 너무 여위어 있으면 불면을 초래하기도 한다.
또 직업·시험·결혼 및 이혼·실연 등 생활상 변화에서 오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줄이거나 해소하는 것도 중요하다. 만일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주변 사람들에게 고민을 토로한다면 솔직한 감정을 말하도록 옆에서도와주는 것도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불면증의 치료를 위해 한의학에서는 두 가지 방법을 이용한다”면서 “중병을 앓고 난 후 몸이 허약해진 경우와, 나이가 먹어 양기가 쇠약해져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할 때에는 육군자탕에 산조인과 황기를 넣은 처방을 한다”고 들려준다. 그리고 정신적인 문제로 불면증에 시달릴 경우에는 온담탕에 천남성과 산조인을 처방한다고 덧붙였다.
◆숙면으로 이끄는 방법
△수면자세=잠을 잘 때는 반드시 옆으로 누워서 무릎을 구부리고 자면마음을 편안하게 해 숙면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깨어난 뒤 몸을펴주면 정신이 맑아진다.
몸을 반듯하게 펴고 자면 헛소리가 들릴 뿐 아니라 산만해진다. 따라서잠을 잘 때는 무릎과 엉덩이를 90도 각도로 접어주면 가장 좋으나
개인차에 따라 편한 대로 조절한다.
△숙면에 도움되는 혈자리=잠이 잘 오지 않을 때는 삼음교에 속해 있는신맥(발 바깥쪽)과 조해(발 안쪽)을 지압해주면 좋다.
자료 출처 ; 내외경제 2001/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