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전성기는 지금 진행 중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전력을 다하라. 그러면 내일에는 한걸음 더 진보 한다. -<뉴턴>
전성기라는 단어를 곰곰이 생각해본다. 자신의 삶 중에 가장 힘이 있고 찬란하게 빛이 났던 시절을 나름 전성기라 한다. 그래서 누구나 전성기는 있었을 것이다. 한 사람의 인생에는 다양한 역할과 각각의 성향이 부여되어 있다. 그러므로 전성기는 역할과 성향에 따라 다르게 존재한다. 자신의 목표가 돈이라면 돈을 가장 많이 모았던 시기일 수도 있을 것이며 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인정을 받았던 시기라 여길 수도 있을 것이다. 또는 권력이나 명예를 두고 어떠한 지위에 올라섰을 때를 자신의 전성기로 꼽을 수도 있는 일이다. 생각해보니 누가 나에게 전성기가 언제였냐고 묻지도 않건만 수시로 돌아보고 늘 지금이 나의 전성기라는 생각을 꾸준히 하고 살아왔다. 결혼하여 주제가 어떠하였든 부부끼리 티격태격하며 살아왔다 하더라도 결혼 전만큼 어렵고 힘들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그 나름대로 꿈을 꿀 수 있었기에 젊음과 함께 동행 했던 어려움은 견딜만 했을뿐더러 노력할 수 있도록 최고의 여건을 만난 것도 어쩌면 전성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첫 직장을 갖게 되었을 때 최선을 다했던 결과였기에 그 때 또한 내게는 전성기였다. 첫사랑과 첫아이가 주는 신비함과 행복도 전성기였다. 첫사랑이 둥지를 틀어 가정을 이루었고 첫아이가 귀저기를 떼고 젖병을 떼고 걸음마를 터득하여 언어를 배우니 내 인생은 나날이 후퇴는 없었다. 이것은 기혼자라면 누구에게나 지나가는 과정이지만 세세히 들여다보니 행복이었고 전성기였다는 것이다. 사실 내가 잘 살고 있는지 또는 내 취향이 무엇인지 나도 나를 모를 때가 많다. 많은 사람들은 구체적으로 무엇이 성공인지를 물어보면 명확한 답이 없다. 즐기면서 여유롭게 살면서 성공했다고 하는 사람과 즐기고 여유롭게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등바등 살면서 무한한 성공과 전성기를 평생 쫓아가는 사람들, 즉 성공을 하나로 정의하는 순간 오류라는 것이다. 다만 수많은 여건 속에서 스스로 건져내는 것이 성공이고 전성기라 할 것이다. 사람이 취향이 없으면 나이 들수록 비루해진다. 자신을 나타낼 부분이 없으면 권위라거나 돈에 기대게 된다. 세상은 참으로 냉정하다. 그래서 본인이 어디에 쏠려있는지 수시로 점검을 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요즘에는 직업의 종류도 다양해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평생 직업이 아닌 수시로 이것저것 경험하며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온 세대와 마찬가지로 보편적인 직장인들의 모든 직업은 외롭다. 어떠한 울타리 속에서도 세상 속에 혼자 서있는 외로움 속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살아간다. 스스로 좋아하는 것을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고 돈을 벌기 위해서 특별히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우리는 지극이 평범하다고 말한다. “자기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사는 사람이 어디있겠나” 라며 마치 하기 싫은 일도 먹고 살기 위해서는 해야 한다는 것이 정답인 냥 말한다. 그러나 화려한 것만이 특별한 것은 아니다. 어쩌면 자기스럽고 자기다운 것이 가장 특별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자신만의 세계에서 자신만의 성향과 취향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대단히 특별한 삶이다. 그러나 보여지는 결과로 하여금 화려하거나 부유하거나 특별하지 않으면 그저 평범하다고 말한다. 이것이 시대적 정서이다 보니 곧 평범함 속에 파고든 각자의 전성기는 자신도 모르게 지나가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농번기 철에 접어든 상가는 조용하다. 5월 중 가정의 달이라하여 부모님을 모시거나 자녀들과 함께 나드리 나온 식당가에도 점심시간에 잠깐 북적거릴 뿐 그지없이 고요하다. 이때 그들의 모습을 그리거나 5월의 특별한 추억을 끄집어내어 본다거나 따사로운 햇살 머금은 바람 한 점까지 놓치지 않고 써내려가는 순간이 참으로 행복하다. 누가 읽던지 안 읽던지 간절한 이야기들을 어려운 첫 단추에 끼워 술술 써 내려가는 순간들과 수십 번 퇴고하고 첨삭하여 어느 꼭지점에서 완성되어지는 그것은 쫄깃한 쾌감과 크나 큰 환희 속에 지금 내 전성기는 힘차게 진행 중임을 확인한다. 매일 깨달아지는 순간을 붙잡아 글을 쓰는 일상이 주는 즐거움이다. 이 또한 나의 전성기라 표현하고 싶다. 일상은 크게 달라진 것은 없으나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많은 성찰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글쓰기로 인한 마음의 훈련 덕분일 수도 있겠다. 매사에 완벽해야 직성이 풀렸던 성향이었으나 작은 성취에도 감사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애당초 누군가 나를 흔들지 않으면 다른 사람과의 비교도 하지 않는 편이다. 어떤 일이거나 단박에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었던 조금한 성향도 많이 둥글둥글해졌다. 이처럼 살아가면서 내가 변하고 상황이 변하고 형편이 변함에 따라 자신에 대한 온전한 배려가 주어질 때 그 때가 바로 자신의 전성기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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