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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잠깐 요약해서 소개한 주제의 대부분을 날림 번역이나마 옮겨봤습니다.
제5장 해상자위대의 잠수함
대잠전지상주의
자위관을 포함해서 군인이란 원래 보수적이고 전례를 중시하게 마련이다. 나폴레옹도 새로운 전술을 채용하는 것보다 예전의 전술을 버리는 것이 더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일본 해군은 함대결전주의를 바탕으로 작전을 그르친 바가 있는데, 해상자위대에게는 대잠전지상주의가 있다. 옛날의 함대결전주의만큼이나 해상자위대를 경직화 시켰고, 해상방위에 큰 허점을 초래했다.
태평양전쟁에서는 주로 미국의 잠수함이 해상교통로를 차단하여, 국력과 전력이 모두 저하하면서 패전에 이르렀다는 인식이 있다. 전후에도 새로운 위협으로 등장한 소련 해군이 대량의 잠수함을 운용했고 서방측이 이에 대항했다. 국가의 생존을 위해 잠수함을 최대의 위협으로 전제하여 해상자위대가 발족, 성장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대잠전만으로 해상방위가 충족되는 것은 아니다. 애초에 대잠전 자체가 성립할 수 있는지를 해상자위대 스스로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
-중략-
대잠전 중시도 시대착오적인 면이 있다. 식량부터 에너지까지 각종 자원을 해외로부터 지속적으로 수입하는 데 국가의 생존이 걸려 있다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는 시간이라는 요소가 빠져있다. 2차대전 같은 장기간의 대규모 전쟁은 앞으로 생각할 수 없다. 수 개월간이라면 비축물자로 생존할 수 있으며, 전쟁이든 분쟁이든 단기간내에 종결된 가능성이 높다. 우원한 해상교통로 보호보다는 당장의 무력침공에 맞서는 것이 우선이다.
-중략-
함대결전주의 못지 않게 일본 해군을 오도한 것이 "미국 해군 대비 70%론"이었다. 이것에 해당하는 신종 수치는 "신 8-8함대"라고도 하는 호위함 8척-헬기 8기의 호위대군 체제이다. -중략- 전술단위로서 1개 호위대군에 8척-8기의 필요성도 명확하지 않다. 그리고 이런 주장이 나온 시기와 현재 사이에 호위함도 헬기도 성능이 향상되었고, 더욱이 군사정세도 변했는데, 병력량(수치)은 요지부동이다. 대잠전지상주의가 현대판 함대결전주의라면, 현대판 미국 해군 대비 70%론으로서 8-8 체제가 있다. 수치를 고집하는 나쁜 선례가 이어져 오고 있다.
잠수함 경시
이것도 일본 해군 시절과 마찬가지다. 아니, 더 나빠졌다고 할 수 있다. 일본 해군에게 있어서 잠수함은 주력함의 결전에 협력하는 보조병력이었다. 한편 해상자위대에서 잠수함은, 호위함-초계기와 함께 주전력으로 지정되어 있다. 그러나 실상은 수상함, 항공부대보다 경시되고 있다. 보조병력 취급을 당하는 일본 해군 시절보다 주전력으로 내세우는 해상자위대 쪽에 문제가 더 심각하다.
해상자위대의 조직, 기능을 보면 그것이 호위함을 위한 것이란 점은 자명하다. 교육, 인사, 후방지원 등의 기능은 호위함과 그 승무원을 상정하여 만들어졌다. 호위함중심주의, 아니 호위함지상주의가 해상자위대를 이해하는 키워드이다. 이런 호위함은 대잠전을 중시하면서 정비된 것이다.
호위함은 일본 해군의 전함, 중순양함과 같은 존재이다. 특기(전문분야)에서 보면 포술, 수뢰(어뢰)가 오늘날에는 사격, 수뢰(대잠)에 해당되다. 새롭게 선무(船務)라는 정체불명의 특기가 미국 해군을 따라서 도입되었다. 위의 사격, 수뢰, 선무가 해상자위대의 3대 특기라 해도 좋다. 항해, 통신, 소해와 같은 특기도 있으나, 그 세력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다. 기관이나 소해는 아류 특기라 할 수 있다.
항공은 독자적인 교육, 후방조직올 구축했고, 항공집단(항공함대에 해당)은 동격의 호위함대와 달리 상위의 자위함대(연합함대에 해당)에 대항하고 있다. 겉으로는 공(空)수(水)잠(潛)이 해상자위대의 3대 지주라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사격-수뢰-선무 특기의 호위함정과 조종-전술항공사의 항공 세력이 해상자위대를 양분하는 게 현실이다. 해상자위대의 50년 역사에 잠수함 출신의 해상막료장도 나왔다. 그러나 소해함 출신이 배출된 뒤의 일이다. 항공대 조종사나 잠수함장 출신이 중용되는 미국 해군과는 큰 차이가 있다. 제인해군연감은 잠수함부터 기술한다. 자위대는 호위함부터 기술하는 전근대적인 모습을 보인다. 잠수함을 경시하는 현실을 상세히 살펴보겠다.
작전
대잠전지상주의의 폐해를 이미 언급했지만, 이 대잠작전만큼이나 잠수함용법이 확립되어 있지도 못하다. 계속 대잠훈련의 표적으로나 인식될 지경이다. 떡은 떡집에게라는 식인지, 잠수함은 잠수함대의 책임이란 식으로 방치되어 있다. 그러면서 잠수함부대에 간섭만 할 뿐이요, 훈련표적으로 혹사당하는 게 일상적이다.
물론 잠수함측도 문제가 있다. 잠수함은 예상되는 사태에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 실제상황에 맞는 훈련을 실시하고 있는가. 대답은 부정적이다. 수상부대와 항공부대의 강한 발언권에 밀려서, 그들과의 훈련에 협조하는 게 태반이다. 이것이 상례가 되다보니,훈련 협조와 자신의 훈련을 혼동하기까지 한다. 이 결과, 대잠부대의 표적으로 행동하고 판단하는 것이 잠수함 승무원의 가치기준을 지배하며 잠수함 작전에 위기를 가져온다.
예를 들자면 협동작전 문제가 있다. 대항군으로 행동하기만 하니 아군 타병과와의 협동의 기회는 적다. 협동을 위해 필요한 과제들은 해결되지 않고 방치되고 있다. 작전해역을 분리해버리는 단순한 방법(일본 해군도 사용했던)은 공부할 게 없다. 통신, 적아식별, 정보교환, 지휘관제 같은 현대전에 불가결한 기술들은 몇 십 년이고 진보가 없다. 앞으로도 개선될 전망이 없다.
예전에는 잠수함이 감시포착을 수행하면서, 함대결전에 협력한다는 공통인식(해군 전체에 걸친)이 있었다. 이런 인식하게 맹훈련을 했다. 지금, 해상자위대의 잠수함은 유사시 실시할 작전에 어떤 공통인식을 갖고서 훈련을 하고 있는가?
냉전시대에는 소련 해군의 잠수함이 최대의 위협이었는데, 해상자위대는 블라디보스톡의 소련 잠수함이 밖으로 진출하는 것을 저지해야 했다. 잠수함도 3개 해협에 매복하여 해협통과를 저지하는 데 기여할 것을 기대했다. 전지 잠수함으로 원잠을 대항해야 하기에, 아군의 세력권에서 정점(定点)초계를 행하는 것이 당연한 용법이었다. 그러나 당시에도 소련 잠수함을 묘사하는 대항군 역할을 하느라 정작 저지훈련은 극히 적었다. 잠수함측도 대항군으로 방어망 돌파를 자랑하는 본말전도의 모습을 보이며 저지임무를 위한 실전적인 작전과 장비 개량에는 생각이 없었다.
냉전이 끝난 지금, 만약의 사태에 잠수함의 활동해역은 어디며, 무엇을 할 것인가? 이런 작전구상을 한 다음에 훈련을 실시하기를 바란다.
일본 해군은 잠수함을 지원전력으로 혹사하여 본연의 장점을 발휘할 기회가 적었다. 해상자위대는 거꾸로 잠수함에 무관심하며, 항공-수상부대는 잠수함과의 협조에 소극적이다. 필요한 작전요령, 장비에서도 잠수함측의 관여는 적다. 무관심, 무이해는 여태까지는 아무 탈이 없었지만, 실전을 행할 경우 잠수함에게 무리한 행동이 강요될 가능성이 크다.
잠수함측에서 확고한 작전구상을 가지고, 이를 기초로 실력을 함양하지 않는다면, 유사시 무리한 작전에 투입될 것이다. 일본 해군 잠수함의 재연일 것이다.
후방지원
후방지원(Logistics)은 전투를 실시하는 수단을 제공하는 일이다. 수단은 인적 수단과 물적 수단이 있다. 병참을 포함한 광범위한 개념으로서, 국가 후방부터 전장에 직접 제공되는 전투지원까지 많은 단계가 있다.
여기는 인사(보직, 교육훈련)과 병력정비(연구개발)도 포함된다.
인사
해상자위대의 교육은 호위함을 전제하고 있다. 전형적은 예가 간부후보생학교인데, 교육내용은 호위함 부직(副直)사관을 상정하고 있다. 육상자위대 간부학교 교육내용은, 보통과(보병) 소대장을 양성하는 커리큘럼을 기본으로 하는 것과 비슷하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해상자위관은 호위함승무원을 전제로 하고 있다. 졸업후의 연습함대에서 승함실습도, 실태는 호위함 실습이다. 연습함대가 끝나면, 수상부대 이외의 분야, 항공(조종사, 전술항공사, 정비)이나 경리보급은 별도이고, 잠수함만 더 1~2년의 호위함 근무 후에 잠수함 교육련대(鍊隊, 잠수함학교에 해당)를 거쳐 잠수함에 배치된다.
특이한 예가 항공인데, 연습함대 후에는 전적으로 함상근무와 결별하여, 독자적인 교육조직에서 훈련을 실시하여, 해상자위대를 양분하는 별도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여담이지만 항공부대를 희망하는 자위관의 본심은, 힘든 함상근무를 피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호위함부대에 대한 반감이 근저에 깔려있다. 함대근무에 대한 이해하지 못하고, 멸시하는 눈으로 우월감을 갖기까지 한다. 이것도 해상자위대의 사기를 손상시키는 원인 중의 하나이다.
잠수함은 함정직무의 예외적인 부분으로 취급된다. 잠수함에 관련된, 세계적으로도 중요한 특기는 해상자위대의 인사에는 복잡다단한 자격증 부류의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잠수함 승무원의 특기는 수뢰(대잠)인데, 잠수함 함장으로서 중요시 되는 자격은 영어와 해기사자격이라는 것, 사실 운전면허 정도의 가치밖에 안되는 것이다. 우습다는 생각이 들지 않은가?
특기와 맞물려 있는 교육이 잠수함 승무원에게 부적합하다는 것은 일본 해군 시절 이상인데, 잠수함교육 련대의 교육도 특기로 공인되지 않는다. 간부(사관)의 전문특기로서 함정근무 분야는 선무(船務: 함의 정보, 지휘관제, 통신에 해당), 사격(포술), 수뢰(대잠), 항해, 기관이 있으며, 그 외에 항공 분야나 경리에도 특기가 지정되어 있다. 전문분야의 교육은 방치해놓으면서, 용병(用兵)이라는 불가사의한 특기마저도 등장했다. 잠수함에 관련된 특기는 인정되지 않고(잡다한 면허류로 취급된다), 잠수함 승무원은 의미없는 수상함 교육을 받고서 수상함의 특기를 취득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 해군의 잠수함학교의 선임장교(수뢰장) 요원의 교육도 상당시간을 수뢰학교에서 수상수뢰전으로 낭비했는데, 현재는 모든 게 수상함교육이라 상황이 더 나빠졌다.
수상함에 근무하는 교육을 받은 잠수함 승무원은 당연히 수상함 근무도 가능하다. 그러면서 잠수함은 대잠부대보다 더 잘 아니, 잠수함 승무원이 호위함 승무원보다 우수한 전술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잠수함 출신은 중요한 수상부대에 보직을 받지 못한다. 수상함 출신이 잠수함대 사령관(제6함대 사령관에 해당)이 되고, 잠수함대사령부 막료장이나 잠수대군 사령(잠수전대 사령관에 해당) 같은 잠수함대의 중요보직에 취임하는 일은 일상적이다. 잠수함과 긴밀한 관계인 잠수함기지대(基地隊) 사령도, 잠수함 출신보다 수상함 출신이 많다는 게 신기하지 않다.
이런 보직상의 불리함은 승진상의 불리함을 의미한다. 솔직한 해상자위관이라면 인정하는데, 같은 기수에서 뛰어난 사람이 잠수함으로 간다. 그래 놓고서 능력으로 커버 안되는 불이익을 당하는 게 현실이다. 잠수함은 수상함-항공기와 더불어 해상자위대의 3대 지주라고 한다. 그러나 잠수함 출신이 해상자위대에서 점하는 비율은 5~6%밖에 안된다. 이것이 승진상의 불리함의 한 요인일 수는 있다. 이 점은, 수%밖에 안되는 조종사가 출세하는 항공자위대와는 사정이 크게 다르다.
연구개발
연구개발부문도 호위함 병력 정비 위주이다. 일본 해군은 잠수함본부를 설치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잠수함부(部)가 있었다. 해군성에 해당되는 해상막료감부에는 잠수함 전문 부서가 없고, 선체, 기관, 무기와 같은 부서가 있다. 중앙에는 잠수함행정 담당하는 부서가 없이 해군시절보다 미흡한 체제는,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는 결과이다.
연구개발도 같은 체제하에 있다. 호위함을 중심으로 한 함정개발부문에 작은 잠수함 담당 부서가 껴있는 데 지나지 않는다. 성능과 장비에 명확한 방향성이 없는 것도 잠수함의 연구개발에 비효율을 낳고 있다.
인사와 마찬가지로 주류인 호위함에 인적, 물적 자원이 많이 배정되기에, 예산도 마찬가지다. 방위산업에서도, 최첨단기술의 적용은 호위함이 우선이다. 해상방위에 많은 공헌을 한다고 생각되지 않는 호위함에는 많은 투자가 이뤄지지만, 잠재력이 높은 잠수함에 대한 투자는 한정적이다.
한편으로 간섭도 받는다. 해상자위대에서 수상함 분야에 잠수함 출신이 참견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그러나 수상함 출신은 잠수함을 모르면서도 간섭은 해댄다. 잠수함 발사 대공 미사일안에 나왔을 때, 호위함 출신의 담당과장은 은밀성을 손상시키므로 불필요하다면서 뭉개버렸다. 잠수함은 항공기에 대해 대항수단이 전혀 없다. 대공미사일의 의의는 결코 작지 않지만, 잘난 척 하는 문외한이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항공집단은 항공집단 예하의 연구개발 전문부대로서 제51 항공대가 있다. 예전의 요코스카 항공대에 해당되는 조직에다가, 항공집단 사령부의 연구개발 담당 막료의 수도 자위함대의 것을 능가한다. 막료 1명인 잠수함대와는 큰 차이가 있다. 호위함은 제1, 제2 술과학교(術科)에 연구부가 있으며, 개발대군(開發隊群)이 잠수함을 포함한 함정 전반(역시 주력은 호위함)을 대상으로 활동한다. 이게 비하면 잠수함은, 잠수함 교육련대(술과학교에 준하는 조직으로 되어 있지만 약체)에 기관지와 자료정리 이상을 못하는 연구실이 있을 뿐이다.
사용목적이 애매하고, 인적-물적 자원이 빈곤한데다가 조직체제가 갖춰지지 않은 잠수함의 연구개발이 효율적으로 실시될 리가 없다.
정세의 변화
해상자위대의 창립으로부터 50년 이상이 지나면서 주변 정세도 크게 변했다. 초기에는 한국전쟁의 영향이 커서, 일본에 대한 직접침공 가능성도 높다고 여겼다.
태평양전쟁에서 일본 해군의 군비(병력정비)는 대미해군, 함대결전으로 일관했다. 해상자위대는 대소련해군, 대잠전으로 일관하고 있다. 미 해군과 긴밀하게 협조하여, 소련 해군 잠수함을 대상으로 주로 광역대잠전을 실시하는 것이었다.
대미해군함대결전구상은 실전에서 붕괴되었지만, 대소련해군대잠전은 소련의 붕괴에 따라 변화한 것이 있는가?
믿어지지 않지만 변한 게 없다.
대소련해군대잠전은, 깊은 태평양상에서 원잠을 목표로 한 소탕과 대잠호위를 실시하는 것이었다. 비교적 소음이 많으면서 속도가 빠른 원잠을 대상으로 하면서 수중탐색에 좋은 바다가 조건이었다. 이로 인해 3개 해협봉쇄를 목적으로 한 해협통과 저지는 소극적 수단만 썼다. 블라디보스톡 태평양함대의 잠수함 주력이 밖으로 나올 것으로 생각했다.
잠수함도 이런 상황을 전제로 운용했다. 겨우 수 척의 전지 잠수함이 다수의 원잠을 대항하기에, 아군세력권에서 정점 초계를 할 수밖에 없었다. 아군의 대잠해협통과저지부대와 협조하여 적 잠수함을 해협의 출입구에서 격멸해야 했다.
소련의 붕괴, 냉전의 붕괴 이후 해상자위대의 전략(있기는 했던가)과 병력정비에 변화가 있는가? 장비, 훈련, 연구개발 등의 근저에 깔린 기본구산은 변했는가? 현실을 보면 변화했다고 할 수 없다.
일본의 안전보장상 위협이 될 바다는, 태평양보다 서쪽과 동지나해가 중요해졌다. 이 바다는 태평양보다 좁으면서 얕은 해역이다. 대잠작전, 잠수함작전에서 중요한 수중음향의 관점에서 보면, 음파 도달거리가 불규칙하고 배경잡음이 많아 좋지 않은 조건이다. 어류와 어선, 연안항로 상선이 많아서 잡음이 많다.
이런 바다에서는 음파의 도달거리가 불규칙하고 거짓 목표도 많아질 것을 고려해야 한다. 육상전투에 비유하면, 시가전의 가능성이 높아졌는데 야전에 최적화된 상태이다.
해상자위대의 실체를 상세히 살펴 보자.
먼저, 장비(병기).
지금까지는 태평양의 광역대잠전을 위한 무기체계가 이어졌다. 이것을 고가의 신형으로 갱신하기만 하니 이해하기 어렵다. 호위함은 커져만 가고 저주파 고출력소나와 장거리대잠공격병기를 탑재하면서, 재탐지(再探知)용으로 써야 할 헬기마저도 저주파소나를 장비하여 원거리수색을 행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고주파쪽이 근거리에서 정확하게 탐지할 수 있기에, 징후가 포착된 잠수함을 보완추적하는 데에는 저주파보다 고주파가 적합하다. 대잠헬기가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경우는, 수상함보다 우월한 기동력을 발휘하면서 이와 같은 확실한 추적을 여러 대가 지속적으로 수행함에 있다.
예인청음기와 패시브 소노부이도, 고성능화를 추구하고 있다. 조건이 좋은 바다에선 액티브도 패시브도 원거리 탐지를 기대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수중의 음파특징은, 고주파는 쉽게 감쇠하기에 원거리 탐지를 위해서는 저주파를 쓴다. 원거리를 탐지하려면 출력도 커져야 한다. 태평양에서는 음파의 원거리 전달을 기대할 수 있기에 패시브 센서가 중시되었다. 일정한 조건이 되면 수속대가 형성되어 갑자기 아주 먼 거리에서 포착할 수도 있다.
이러한 광역 원거리 수색과 원거리 공격력은 태평양상의 작전을 전제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 태평양상에 누가 다수의 원잠을 전개할 것인가?
다음으로 훈련에도 본질적으로 변화가 없다. 옛 소련의 대규모의 강력한 해군과의 전투를 상정했었다. 미 해군과 협력하며, 대잠전 이외의 것은 미군에 의지하며, 대잠전과 대기뢰전으로 미 해군의 기능을 보완하는 것은 변화가 없다.
미 해군은 십수년 전에, 기관지에 MAG(Maritime Action Group)라는 획기적인 발상을 발표했다. 이의 배경은 구 소련의 위협 소멸과 냉전 후 항모전력의 감축이 깔려 있다. 예전에 강력한 소련 해군을 상대할 때에는 특히 방공능력을 중시하여 자기완결적인 능력의 항모전투단이 필요했다. 소련의 붕괴와 항모전력 감축에 대응하여, 새롭게 독립작전능력을 갖춘 부대편성을 모색한 결과 MAG가 출현했다. 대표적인 편성은 이지스함 같은 미사일함을 포함해 수상함 2~3척에 장거리 초계기(P-3 같은) 및 잠수함(공격 원잠이 최적)이었다. 항모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대신에 기간과 목적을 한정해서 독립작전을 실시하는 목적이었다.
그러나 정세 변화에 대응할 줄 모르는 해상자위대는, MAG도 항모전투단의 일부로 인식하고 있다.
-중략-
물론, 괴선박(不審船) 추적이나 재외국민구출이라는 항목이 훈련에 추가되었다. 미국 이외의 해군과 잠수함 구난훈련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본질적인 게 아니다. 주임무인 무력침공대처의 훈련은 변화도 진보도 없다.
전면전이 아닌(限定小規模) 무력침공에는 독자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수 없으며, 상시 미국과 협동할 수만은 없다. 현재의 정세로는, 해상자위대에 대항할 만한 상대는 해상자위대로서도 독자적으로 대응할 만하다. 미국과 협력한다는 정치적 관점과는 별도로, 가능한 사태에 독자적으로 대응한다는 각오는 필요하다.
정보 무시
일본 해군은 정보를 경시했기에 패했다. 육군은 정보 경시에 후방(병참)은 '무시'했다는 평이다. 이에 비하면 해상자위대는 후방과 정보를 모두 '무시'하는 상태이다. 일본 해군이래 작전(정면)이 절대화 되는 풍조는 악화일로에 개선될 여지가 없다. 이건 정말 민족성에서 유래한 건지도 모를 일이다.
일본 해군보다 심각한 정보감각의 퇴화는 다음의 이유라고 생각한다.
1. 실전경험 결여
2. 대미의존
3. 훈련의 폐해
1을 따져보자. 경험이 없으니까 실전을 상정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 일본 해군은 "상재전장"의 모토 아래 모든 가치판단기준을 전투에 두었다. 현재는 판단기준은 전투가 아니라 관료적 보신이다. 무사안일주의다. 사기 문제와도 관련 되지만, 실전을 상정하지 않으니 철저한 정보활동의 필요가 없어진다.
일본 해군은 정보를 경시하긴 했지만, 실전을 통해서 최소한 정보를 필요로 하긴 했다. 다만 해군에서 작전부문의 발언이 너무 강해서, 정보에 관해 객관성을 잃었고, 정보활동의 저조와 정보보전의 결여를 가져왔다는 점은 이미 설명했다. 해상자위대는 실전경험이 없는 탓에, 정보감각이 퇴화되고 정보능력도 저하되었다.
평시에도 임무는 있다. 이래저래 현대에는 평시와 유사시(전시)의 구분이 모호해진다. 이런 전근대적 구분은 해군에선 성립하지 않는다. 평시에도 군사행동은 필요하다. 영해를 침범한 잠수함을 추적한다는지, 괴선박에 대응한 무력행사가 일례이다. 공군이 영공을 침범한 기체를 격퇴하고, 경관이 범죄자를 체포하듯이 일상적인 행위이다. 그러나 해상자위대에는 이런 의식이 희박하다.
2. 실전준비에 있어서 미 해군은 평시에도 실임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냉전시에는 소련을 상대로, 지금은 중국과 북한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 미 해군뿐만 아니라, 옛날의 일본 해군도, 외국의 해군도, 평시에도 군사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런 임무가 무력을 수반하는가(전투) 평화적인가의 차이는 있지만, 해군 본연의 자세이다.
미 해군은 평소에 정보활동을 실시하여 필요한 정세를 파악하고 있다. 해상자위대와 공조를 해야하기에 최소한의 필요한 정보는 제공해주는 게 자신의 이익에도 부합한다. 해상자위대는 미 해군과 공조하기에 정보에 대해 걱정할 필요 없는 경험으로 인해 앞으로도 정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건 기대난이다.
3. 실전을 경험한지 50년이 지난 해상자위대는 오랜 기간 훈련을 통한 사고가 지배한다. 해상자위대의 최대의 훈련은 해상자위대연습이다. 자위함대 사령관이 통제관과 청군 지휘관을 겸한다. 청군은 해상자위대이며, 일본을 침략하는 쪽은 황군(橙部隊)이 되어 자유로운 대항훈련을 실시한다. (적 부대 호칭은 원래 일본 해군에선 적[赤]군이었다. 전후에 미 해군의 관행을 따라 Orange froce를 번역한 것인데, 이는 전쟁 전 미 해군이 일본 해군을 그렇게 부른 것에서 유래했는데 피부색을 염두에 둔 것이다.)
해상자위대연습은 꽤 진검승부 같아 보인다. 그러나, 통제관과 청군 지휘관을 한 사람이 겸하고 있다는 것은, 한 쪽 팀의 감독이 심판도 겸하는 야구 같으니 공평한 시합이 될 리가 없다. 편성상 전력도 청군이 압도적이고, 연습효과란 명목으로 황군의 정보 제공에 배려를 받는다. 지도를 가미한 연습의 의미라지만, 실태는 짜고 치는 고스톱(八百長)이다.
실전적이지 않은 연습에, 노력할 필요 없이 정보를 얻는 안이한 태세. 나쁜 경험이 쌓이고 거듭되는 결과이다. 이러니 정보에 대한 관심이 희박한 결과가 된다.
민족성
이것은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진보와 사회의 변화, 작전 환경의 차이에 따라 민족성과 잠수함전의 적합성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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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은 작전의 독립성이 높은 반면, 과학기술의 발달은 잠수함과의 통신을 용이하게 만들고 있다. 이것은 잠수함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한다. 잠수함의 약점인 통신능력이 위성통신과 디지탈통신을 통해 향상되고 있다. 수색능력도 소나, ESM의 진화와 더불어 은밀성을 유지하면서도 탐지거리, 정밀돠 현저히 개선되었다. 원잠은 물론이고 통상형잠수함도 수중기동력이 향상되고 공격시 존재가 폭로되어도 회피가 가능해졌다.
대잠기술의 진보보다 잠수함기술의 진보가 크고, 대잠부대의 대처능력보다 잠수함쪽이 훨씬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통신능력의 향상은, 통제를 좋아하는 해군에게는 통제를 용이하게 한다. 독립성을 좋아하는 해군에게는 잠수함에 대한 정보 지원을 용이하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민족성에 따른 잠수함 운용능력의 차이가 보다 잘 드러날 것이다. 일본인의 민족성이 변하지 않는 이상, 잠수함작전의 부적합성은 보다 뚜렷해진다고 생각하게 된다.
군사능력
해상자위대는 일본 해군의 문제점에다가 새로운 문제를 안고 있다. 군사능력의 결여이다. 무의미한 논쟁을 배제하고, 해상자위대는 실질적으로 해군의 기능을 해야 한다. 그러나 해군으로서 당연한 기본기능이 결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해상자위대는 세계정상급의 고가, 고성능 함정과 항공기를 장비하고 있다. 대원도 우수해서 일류해군과 견줄 만하다. 그러나 실전을 생각하면 걱정되는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작전능력
함정과 항공기의 성능도 이를 조작하는 대원의 질도 만족할 만한 상태이다. 그러나 카탈로그적 성능 말고, 실전을 감당할 능력에는 상당히 의심이 든다. 각종의 작전별로 상술해본다.
대잠전
해상자위대는 대잠전해군이니 대잠능력은 만족스러울 것 같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대잠작전은 그게 나누면 대잠소탕과 대잠호위가 있다. 대잠능력에서 상당히 중시되는 대잠소탕을 먼저 살펴본다.
잠수함을 공격한다는 것은 광대한 바다에 잠수하여 대잠부대를 회피하는 잠수함을 탐지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지극히 어려운 기술이다. 현대의 잠수함을 대잠부대가 먼저 탐지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뉴스에서는 종종 구식(소음이 큰)인 소수의 잠수함이 평시의 여유로운 대잠감시체제에 포착되는 걸 볼 수 있다. 그러나 신형 잠수함은 원잠이든 통상형이든 저소음이라 대잠부대의 패시브 센서에 걸리지 않는다. 액티브 센서는 잠수함이 대잠부대에 접근할 때에만 유효하고 탐지거리가 짧다. 레이다, 적외선, 육안감시 모두 곤란하다. 유사시 신형 잠수함들이 대거 행동하면 대잠감시능력은 포화상태에 달할 것이다. 탐지되지 않으니 고성능의 추적장비와 공격장비를 사용할 기회도 적어진다.
그 다음 대잠호위를 살펴본다. 약간 오래된 수치이지만 2000년 일본으로의 수출입 선박은 8억 8973만 7천톤에 달해, 10만 톤짜리 화물선 약 9천 척에 해당된다. 이렇게 많은 배가 세계와 일본의 항로에 흩어져 있다. 적 잠수함은 좋은 장소에서 편한 목표를 골라잡을 수 있다. 일본으로 향하는 몇 척만 당해도 세계의 선박들이 일본 취항을 거부할 것이다. 해상교통로는 마비된다.
대잠전의 대상해역도 애매한 문제이다. 원양까지 기동작전이 가능한 병력은 8척으로 구성된 호위대군 4개이다. 이것도 일정 수량은 수리와 보급으로 발이 묶인다. 이 정도의 병력을 가지고 광대한 해역에 흩어진 선박을 호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1천 해리로 한정된 해역 내에서도 극히 곤란하며, 그 외는 불문가지이다.
중요한 전략물자를 실은 특정 선박만을 호위하는 방안도 있으나, 현실적이지 않다. 가령 실시한다고 해도 1, 2척의 선박으로 전쟁수행능력이 유지될 리도 없으니, 상당한 수로 선단을 구성해야 한다. 그러나 선단 호위의 훈련은, 자위대도 상선도 해본 적이 없고 선단을 구성하기 위해 통신 등 실행상 불가결한 기술과 수단이 없다. 선단에 들어올 선박도 다국적(선적)이라 해결하기 어려운 법적 문제가 있다. 선단을 구성한다는 것은 실행불가능하다.
단독항해라도 운항을 통제하는 방법은 훈련을 해본 적도 없어 실시할 노하우가 없다. 가령 실시한다고 해도, 근해에서 상공에 초계기가 커버해주는 정도나 할 뿐, 초계기 행동반경 밖에선 알몸이 되는 꼴이니 의미가 없다.
-중략-
법적 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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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출입하는, 우리 나라의 경제활동을 지탱하는상선의 국적은 편의선적제(세금, 인건비 등의 편의를 위해 선주와 다른 나라에 선적을 등록)로 인해 '외국 배'가 되며, 이를 자위대가 호위한다는 것은 집단적자위권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는 불가능하다. 더 골치아픈 것은, 외국 선적으로 인해 중립국 선박으로 간주될 수 있는 선박을 자위대가 호위한다면, 오히려 적국에게 합법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준다는 점이다.
국내법상으로 규율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있다. 군형법이 없으면서, 이의 심각성이 이해되고 있지 않다. 군형법이 없기 때문에 규율위반의 자위대원에 대한 처리는 일반 형법과 자위대법에 의거하며, 군법회의가 아닌 이상 3심제를 통한 장기재판을 각오해야 한다. 전쟁수행에 심각한 문제가 되는 중대한 규율위반이라도 장기 재판으로 몇 년을 기다려야 할 판이다. 이래가지고는 위반에 대한 억지효과가 없다. 유사시에 적전 도주가 빈발해도 규율을 유지하기가 곤란하다. 사회적으로 중대한 사건이나 흉악범죄의 경우에도, 재판을 질질 끌면서 판결의 내용에도 사람들 불만을 갖는 경우가 없지 않아 있다. 이런 우리의 사법 현실을 감안하면, 유사시 자위대원의 직무이탈이나 명령위반이 빈발하면(수십 건만 되어도 엄청난 것이다), 헌병(경무대)이나 사법당국의 능력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전사보다는 재판과 구금이 더 낫겠다고 생각할 인간이 있기는 있을 것이다.
일본 사회의 특수함이 더해지면, 재판에서 정치투쟁이 개입되어 특정 정치세력이 개입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전시 자위대원의 직무이탈 같은 중대범죄조차도 평화를 명분으로 정당화하는 논법이 출현하는 것은 일본에선 이상한 일이 아니다. 유감스럽지만 현실이다. 이런 세력이 적대국에 우호적인 경우도 생길 수 있고, 적전도주를 선동할 우려도 기우만은 아닐 것이다.
군형법이 있는 나라에서는 적전도주는 사형에 처할 중범죄이며, 전장의 지휘관은 부하의 생살여탈권까지 가질 수도 있는 게 보통이다. 부하의 목숨을 쥐고 있지 않는 지휘관은 임무를 수행할 수 없는 법이다.
전투행동도 법률의 구속을 받고 있다. 방위출동 명령이 떨어지지 않으면 자위수단으로 교전하기도 어렵다. 인근은 우리 선박을 공격하는 것을 격퇴하기 위해 적함을 공격하는 것도 법률위반이 될 수 있다. 해상전력이 제대로 임무를 수행할 조건이 아니다.
훈련의 폐해
훈련의 폐해도 생각해볼 수 있다.
훈련이란 실전과 달리 일정한 제한조건하에서 실시되는 법이다. 이것 자체야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이런 제한조건을 마치 천부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실전에서도 그럴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런 체험이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훈련 특유의 조건임을 잊고서 실전에서도 훈련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생각이 존재한다. 훈련효율 때문에 일부러 탐지에 노출되는 잠수함의 사정을 모르고, 대잠부대는 잠수함을 쉽게 탐지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더 심각한 문제는 항상 충분한 조건이 주어진다는 생각이다. 연습에서 피해나 격침 판정을 받은 호위함도 훈련효율상 몇 시간 후에 복귀해버린다. 그 결과 부대 지휘관은 병력감소에 대응할 귀중한 기회를 잃는 셈이다. 기함이 격침되어 사령부 요원과 작전자료를 잃거나 지휘관을 잃는 위기에 대비하는 훈련은 없다. 지휘관은 자신이 피해를 입을 경우는 없으며 예하부대에서 피해가 나도 몇 시간만에 리셋 되어 버리니,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쥐어짜는 경험이 없다. 전투부대의 지휘관에게 위기의식이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도상연습도 있지만, 애초에 위기의식이 결여된 상태의 도상연습도 대과 없이 끝나는 형식적 행사가 되기 마련이며, 대담한 발상이나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배제되기 마련이다.
개별함의 수준에서도 사상자에 대처하거나 인원감소에 대한 대응, 고장피해의 처치 등에서 형식적이고 무의미한 훈련이기에, 함장은 지휘관으로서 비상사태에 대비한 훈련을 하고 있지 않다. 함장이 쓰러질 경우를 상정하는 것은, 과문한 탓인지는 몰라도 들어본 적이 없다.
피해에 대한 인식도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잠수함이 발사한 어뢰에 맞을 경우, 수천 톤 대의 호위함은 일시에 침몰해버린다. 그야말로 굉격침이다. 그러나 제1, 2차대전의 이미지가 지배하고 있어, 1, 2발의 어뢰를 맞아도 반드시 침몰하지는 않는다는 오해가 있다. 어뢰가 함저 바로 아래에서 폭발하는 자기신관의 시대에는, 어뢰에 맞은 방향을 가지고서 어디서 발사했는지를 판단한다는 전제, 피격된 함이 보고를 하여 잠수함 수색이 시작된다는 것은 비현실적 전제의 연속이다.
훈련에서 잠수함은 어뢰를 발사하지 않고 신호탄이나 무선통보로 공격을 연출한다. 이렇기 때문에 공격자가 비교적 쉽게 드러나지만, 실전에서는 호위함은 갑자기 침몰해버릴 것이다. 피격된 함의 보고도 없다. 어디서 공격했는지 알 길이 없다. 눈에 띄는 항적을 남기는 어뢰도 옛날 얘기다.
전력을 갖추는 데(正面兵力)에 예산이 우선이니, 훈련에서 사격, 발사의 기회가 적다. 미사일, 포탄, 어뢰의 실탄 발사 훈련은 제한되어 있으며, 절차만 반복하는 훈련뿐이나 숙련도는 일정 수준에서 머무르고, 숙련은 매너리즘화한다.
훈련의 제한도 있다. 실전에서 함이 침몰하고 사상자가 나오는 것을 재연할 수 없다. 수리 등으로 병력이 제한되는 경우를 고려하지도 않는다.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도상연습이 있다. 간부학교 도상연습 장치는 구내에서 최고의 설비이다. 도구는 좋지만 문제는 어떻게 하는가이다. 실전적으로 엄격한 조건을 상정하지 않으면 도상연습도 의미가 없다.
해상자위대의 중핵은 자위함대이다. 일본 해군의 연합함대에 해당되는 주력부대이다. 그 사령부는 연약한 매립지에 자리잡아 지하화는 고려되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신회선과 전력확보 등의 기타 후방지원부문은 전시나 재해를 염두에 둘 때 기능할 것인가.
관전무관제도의 기회도 없고, 실전적으로 훈련하는 것도 아니고, 잘못된 체험이 거듭 쌓여서 잘못된 인식이 정착하니, 싸우지 않는 전투조직으로 귀결된다.
용병술의 부재
용병술은 적에 대해 병력과 자원을 사용하는 기술이라고 이해할 때, 전략, 전술 및 후방지원의 3요소가 있다. 용병술이 즉 군사(軍事)라고 이해해도 좋다. 여기서는 자위관의 군사적 소양이 빈곤함을 설명하려 하기에 용병술을 언급한다. 선입견을 버리고 따라와주기를 바란다.
자위관은 평소에도 실무현장에서,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으니 병력을 운요하는 경험을 쌓는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군사가 뭔지를 이해하지 않은 상태이니, 부대는 에너지를 소비하는 운동을 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이 용병술의 부재라는 것이다.
이런 탓에 해상자위대는 실제로 군사전문가가 아니다. 소수를 제외하면. 의심스런 사람은 주변에 만날 수 있는 해상자위관에게 군사문제를 질문해봐도 좋다. 법률, 규칙, 교범 등에 공식적인 정의가 있는 것이라면 학교수재적인 자위관은 답할 수 있지만, 정의되어 있지 않으면서 실제로 군사행동에 필요한 지식과 개념은 관심이 없는 게 보통이다.
전략, 전술, 후방지원의 3요소에도, 작전, 군정, 정보, 통솔과 같이 많은 분야가 있다. 전략, 통솔(이라기보다는 관리), 후방지원 정도는 교육을 한다. 그러나, 예를 들자면, 방위대학교이래 간부학교에 이르기까지 해상자위대의 간부교육에서 전술교육은 실시하지 않는다. 물론 전술교관이란 것은 있고 전술이라는 과목의 형식은 있지만, 실내용은 전술과 무관하다. 그 결과, 항공부대는 소노부이 살포요령 정도를 가지고 전술이라고 부른다. 일본 해군의 전책(戰策: 전술을 실행하기 위한 방책. 야전 지휘관은 보유한 장비와 부하의 숙련도 등 모든 조건을 고려하여 지침을 만들며 평시에도 이를 바탕으로 교육훈련을 한다.) 수준도 안된다.
이런 비판에 대해 관료적(우수하다고 여겨지는) 자위관은 여러 가지 용어, 개념 정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확실히 용어집은 있다. 문제는 그걸로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전략, 작전, 전술, 후방지원, 정보, 통솔의 대항목에서도 폭넓은 이해가 담겼다고 여겨지지 않는다. 게다가 작전상 필요한 수색, 정찰, 초계, 공격, 격멸, 격파(대파, 중파, 소파), 돌격, 이탈, 추격 등의 상식적 군사용어조차도 오용이 빈번하다. 애초에 정의되지 않은 것도 적지 않다. 조우전과 돌파를 오용하는 것은 이제 관행으로 정착했다. 무지한 탓에, 작전계획과 작전명령에서 군사용어를 사용할 때도 민간인의 표현방식과 외래어를 마구 섞어 쓰는 게 현실이다. 특히 타군종에서 심각한데, 육상작전과 항공작전에 관해서는 거의 의미불명의 기술이 공문서에도 등장한다.
작전의 기본구상에도 문제가 있다. 용병술에 관한 통일된 견해가 없으니 이것도 애매해진다. 일본 해군은 점감요격함대결전이 전략으로서, 작전기본구상이 되었고 병력정비(군비)도 훈련도 이러한 통일된 견해 위에서 실시되었다.
지금은, 극단적으로 말하자면,"해상자위대는 해군으로서 결여된 기능이 많아서 이 부분은 미 해군의 공동작전이 불가결하다" 정도일 뿐이다. 간부학교 이후의 교육을 거쳐서 성립되는 견해는 다음과 같은 정도이다.
해군의 기능을 작전양상으로 분류하면, 수상타격전, 해군항공전, 수륙양용전, 잠수함전, 기뢰전, 대공전, 대잠전, 초계 등이 있다. 해상자위대는 대잠전, 기뢰전등, 해군으로서의 일부 기능만 가능하며, 일본방위에 필요한 해상작전을 실시할 경우 부족한 부분은 미 해군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정도이다.
냉전기에 당연시 되었던 작전구상을 살펴보자. 북해도가 침공을 당해 육상, 항공자위대와 북해도민은 심각한 피해를 입을 때, 미 해군이 없으면 작전할 수 없다면서, 해상자위대는 남쪽 태평양상으로 후퇴하여 대잠작전을 실시하면서 미 해군을 기다리는 비현실적인 독선이었다. 전쟁의 실태에 대한 상상력이 결여된 경직성이 있다. 비상사태에 대비하는 군사조직으로서 기능을 충분히 갖추는, 현실의 긴급 사태에 대한 대응은 불가능했다.
용병술 부재의 주 요인은 군사에 대한 관심 자체가 적은 데 있다. 말도 안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이다. 이것은 사기의 문제와도 연관 된다.
요약하면, 해상자위대는 병력운용에 관한 기본구상이 부재하고, 지휘관과 막료인 간부자위관에는 군사지식과 기능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군대가 아니니, 행정조직으로 존재할 뿐이라고 이해해도 좋다.
사기
이런 문제가 방치된 최대의 원인은, "자위대는 전쟁을 하지 않는다"라는 생각이 주입되었기 때문이다. 비군사적인 사회분위기는 별개의 문제이고, 애초에 전쟁을 전제하지 않고 성립되어 법률, 예산, 인사가 평시를 전제하고 있으니 일반 공무원과 같은 발상이다. 지금 이런 의식은 방위성 관료뿐만 아니라 제복을 입은 자위관에도 다수 만연했다. 전쟁, 전투를 직시하지 않고 두려워하는 현상은 자위관의 사기를 저하시켰다. 개별적인 자위관이야 준법정신이나 인간적인 성실함에서 일본인의 평균을 넘는다는 점은 의심할 바 없다. 국제공헌이나 재해파견에서도 국내외로 높은 평가를 얻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훌륭한 경찰관이나 소방관과 본질적으로 다를 게 없다.
문제는 군인으로서 국가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자신과 부하의 목숨을 던져 무력으로써 적과 싸우겠다는 각오가 결여된 점이다. 관료로서 큰 과오 없이 업무(전쟁을 전제하지 않으니 전투훈련도, 전투조직의 유지도 업무에 지나지 않는다)을 수행하는 게 목적이니, 조직본래의 목적은 잊혀졌다. 해군 출신이 어느 정도 있던 시절에는 상식적으로 유사시를 상정하는 태도는 있었다. 실전을 경험한 주요간부는 당장의 현상과 타협을 해도 실전과 괴리가 되었다는 점은 이해하고 있었다. - 중략- 전후세대의 시대가 되면서 군사적 소양이 빈곤하다는 점이 가세하여, 관료적 사고가 지배하였다.
-전략- 조직과 기능보다는 보직을 생각하고, 존재의의가 없는 지휘관 배치로 불필요하게 고위 계급의 정원을 채웠다. 이것은 조직을 복잡하게 하고 의사결정과 전달에 장애가 되어 전투기능을 손상시킨다. 실례를 들면 잠수대 사령, 항공대 사령, 호위대 사령이 있다.
태평양전쟁시에도 잠수대 사령은 불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었을 정도로, 잠수함은 개별함의 작전이 기본이며, 작전명령은 잠수함대 사령관으로부터 함장에게 직접 전달되는 게 현실이니, 중간의 잠수대 사령은 불필요하다는 게 명백하다. 잠수대군(隊群) 사령은 후방지원의 관점에서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잠수기지대 사령이 후바지원기능을 맡는 실태를 생각하면 의심스럽다.
호위함대의 전술단위인 8-8 호위함대군(전대)의 경우, 2~3척의 호위함으로 호위대를 분할할 의미가 불명확함에도 3명의 호위대 사령이 존재한다. 수리 등으로 병력의 반이 멈추는 게 일상적이고, 결국 가동하는 4척의 호위함에 각기 사령이 1명씩 탑승하는 비효율적 편성을 피할 수 없다. 미 해군은 호위대군급의 전대에서도 대령 1명의 사령만이 있을 뿐이다.
고가의 헬기 탑재 호위함과 미사일 호위함으로 구성된 8-8전대의 구성은 해상작전에 불가결하다고 설명하면서 세금을 쓰고 있지만, 상시 편제를 유지하고 있지 못하다. 수리와 훈련 등 전술단위인 호위대군을 관리할 때에도 불가결한 병력이 부족한 편성이 상례이니, 즉응태세에 악영향을 준다.
항공집단(해상전력으로 타부대와의 정합성, 그리고 영문 표기 Fleet Air Froce를 감안하면 항공함대가 되어야 하지만, 어째서인지 항공부대는 '배'를 싫어한다)도 사실상 같은 상황이다. 항공군(항공전대)에는 정비지원을 기대할 수 없으면서도, 그 하부조직에 항공대와 비행대를 거느리며 지휘관을 둘 필요가 있는가. 전투조직으로 불필요한 지휘관을 두는 것은 해상자위대뿐만이 아니지만, 핵심은 보직을 만들어 처우를 개선(?)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군형법이 부재하여 군율이 없다는 문제는 법적 문제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사기와 규율도 병들게 할 소지가 있다. 지휘관 절대의 기풍과 상식이 결여되고 있다. 상급 지휘관의 보신, 무사안일주의가 겹쳐서 하급 지휘관을 구속하고 권위를 약화시킨다. 지휘관은 문자 그대로 지휘관이어야지 관리자가 되어서는 안된다. 사고방지 위주로 인사와 훈련을 행하니, 전투조직으로서의 체질은 약해진다. 이런 악폐는 세대를 거듭하면서 확대재생산된다.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직무태만으로 함장의 명령지시를 이행하지 않는 부하가 있다고 치자. 이런 부하를 함장이 당연히 크게 질책하면, 부하는 앙심을 품고 함장을 무고하기까지 한다. 그저 문제가 생기는 걸 기피하는 상급지휘관(제독급)은 사실확인은 없이 함정을 처벌한다. 타국의 군대라면 이런 부하는 반항죄로 중벌을 받을 것이다. 사실관계 확인도 안하니 전투조직의 규율이 유지될 수 없다. 이것은 유사시 적전도망을 유발할 조건을 상급 지휘관들이 조성하고 있는 진귀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계급의 권위도 먹혀들지 않는 상황이다. 간부자위관이 부하에게 경어를 쓰는 풍경은 이제 흔하다. "우로 가"라는 구령 대신에 "정돈해주세요"라 한다. 믿어지지 않겠지만 필자가 목격한 현실이다. 부사관이 간부자위관에서 경어를 빠뜨리고 간부도 품격과 권위를 잃고 있다.
군인으로서의 의식이 없으니, 전쟁사나 옛 일본군의 전통에 무관심한 것이 현실이다. 세계 3대 해군의 하나였다는 일본 해군의 유형무형의 재산은 미군 흉내내기보다 평가절하되고 있다.
일본 해군의 전사는 실로 대원의 교육에 좋은 교재이지만,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은 더욱 희박하다. 연습함대가 마다가스칼에 입항했을 때, 여기에 갑표적의 특공이 실시되었다는 사실도 모르는 함장. 중년의 함장급인 자위대원 중에는 토오고오 헤이하치로도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중략- "상재전장"이 일본 해군의 모토였고 모든 가치판단의 기준은 전투였다. 지금 해상자위관의 의식에는 "상재골프장"이, 판단기준은 국회와 매스컴에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일본 해군의 경시와 동시에 미군 절대시의 분위기가 있다. 미 해군의 말과 행동은 비판 없이 수용된다. 미군과 공동훈련을 하거나 파견훈련을 나가서 새로운 것을 보면, 그것의 배경이나 속뜻을 음미하지 않고 쫓아가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체계적인 용병술을 익히지 못한다. 사대주의적 후진성과 주체성의 상실을 동시에 보게 된다. 마치, 명치유신직후 외국(미 해군)의 권위를 등에 업은 여우가 주도권을 휘두르는 것 같다. 미국과 공동훈련이나 파견훈련을 거치기만 하면 엘리트 의식을 가진다. 일본의 타 업계에서도 의미불명의 외래어가 난무하는 풍조가 있지만, 국가의 근간인 군대가, 제복(군복)에 외국어 알파벳을 달고 있으니, 부끄러울 줄 모르는 자기상실 아닌가. 부대명에 외래어를 사용하고, 전통의상을 금지(외출시 사복이 허용되지만 전통의상은 안된다)하는 해군이 어디 있을까.
내용을 이해하지 않고 새로운 풍조를 쫓아가기 바쁘며, 관료주의적 전례주의는 이런 오류를 기정사실로 다져버린다.
정세 변화와 임무에 합치하지 않는 최신장비에 다액의 예산을 쏟는 풍조가 만연하고, 실전적이지 않은 훈련으로 잘못된 경험을 쌓고, 사기 저하와 법적 기반이 갖춰지지 않으면서 미국을 쫓아서 묘한 자신감을 품는 해상자위대가 일본 해군 이상의 실수를 범할까 우려된다는 것, 기우일까. 그 전조로, 괴선박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군사능력의 결여를 보인 게 증거가 아닐까.
옛날 같으면 본서의 내용이면 군인무고죄에 걸렸을 것이다. 필자로서는 본서를 읽고 격분하는 자위관이 나오기라도 했으면 좋겠다.
첫댓글 항상 해상자위대를 보면서 부러워만 했는대 저런 고민(?)이 있었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래도 제국해군 시대가 더 나았다~~는 부분도 많다는 느낌이 드네요. 그나저나 저 동네는 저런 고민이라도 하고 있지요. 어느 동네는 저런 문제점이 몇배로 더 심각한데도 저런 고민이나 하고 있는지....에휴~~~
저도 일본어 공부할 겸 하나 사서 읽고 싶네용 ^^
실전에서 호위함은 갑자기 침몰해 버릴 것이고 피격된 함의 보고도 없을 것이란 대목에서 잠수함만으로 몰래 참전하고 발뺌하는 것이 진짜로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좌는 역시 '잠수공모' - 어서 잠수공모 '신팍시' 급을 건조해야 하겠습니다그려^^
그러고 보면 당장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정복할 수 없다는 지적에서도, 미국과 심지어 해자대까지 잠수함을 풀면 중국은 감당이 안될 것이란 논거도 있더군요. @.@ 국지전에선 미국 없이 단독으로 싸우는 것도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은, 예전에 소개해주신 USNI 게재 논문과 일맥상통하는 듯합니다. 그러고 보면 일본이 (북한)탄도탄 기지공격 명목으로 하필 F-35(단발기라 싫어요~일 수도 있지만)가 아닌 F-22타령을 하는데, 어쩌면 속으론 카데나에서 멀리 있는 센카쿠 상공에서도 제공권을 완전히 장악해야겠다는 발상이 아닌지 의문이 들기도 하네요. 해자대야 인력난에 항모는 힘들겠고(16DDH는 정말 삽질이 아닐지) 정치적 논란도 크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