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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으로 돌아가는 그리움의 시, 강추
저는 소설가이이자 평론가입니다. 이카페에서 저의 부족한 글재로 나마 여러분께 행복을 드리고 싶습니다. 좋은 점은 칭찬해 주시고 격려해주시면 더욱 아름다운 글을 쓰도록 노력하여 보답하겠습니다.
비행기그림자(구원적 여인상에 대한 애달픈 기다림)
1
어릴 적엔 볼수록 파랗게 높아져 가는 하늘 아득히
길게 흰선을 그으며 날아가는 비행기를 고개 아프
도록 올려다 보는 것이 좋았다. 그러던 어느날은 바
로 곁에서 들려오는 굉음에 놀라 두리번거리는데 벌
써 비행기는 저 멀리로 멀어져서 보이지 않았고, 그
림자대신 하얗게 남은 가느다란 선은 파란 내꿈을
무참히도 갈라놓았었다. 번번이, 미련으로, 시선 거두
지 못해 하늘만 바라보다보면, 몇 마리 슬픔의 새가
집을 찾아 날았고 그것을 신호로 서산으로 항상 해
가 졌다. 그때쯤이면 흰선은 오렌지 빛으로 짙어져
서 결국 진분홍색 연기가 되고 황망히 내가슴에 스
미다 어둠속으로 사라져 가는 것을, 비행기 그림자
덧없이 사라져 가는 것을, 기다림마저 침묵속에서
어두워져 가는 것을, 막연하게 그리움이라 생각하며
터벅터벅 집을 향해 걸어야 했다.
2
지금껏 내 영혼을 둘러싼
두꺼운 침묵의 커튼을 찢는 소리로
나의 평화를 깨뜨리던 비행기
기다리면 오지않던 사람을 닮아서
그의 노래는 언제나 귀를 막아도
불에 달군 송곳처럼 아프게 파고들어
끝내 가슴을 후벼파는
잔영이라도 잡고 싶어하는 내 아쉬움에
그림자로 남겨진 폭발음이었다.
세월은 흘렀지만
그소리 화인(火印)으로 남아
아직 간절히 가고 싶은 곳이 있다.
염원의 하늘 끝닿아있는 놀속의 천국
이젠 그런 진분홍빛 마을이 있으리라
믿지 않을 만큼 눈도 귀도 멀어 버렸지만
안타깝게도
비행기를 타고 높이높이 날아가다
내 그리움의 8부 능선쯤에서
하얗게 거품을 내뿜으며 추락하고 싶다.
하지만 내생의 하늘엔 비행기가
영영 날아오지 않으려나 보다
새들은 벌써 슬프게 날아 올라
내 시절 해가 지고 있는데
나 어둑사리 스러져 가는데
3
가물가물 지금도 먼하늘에
비행기가 뜨면
뛴다
내 맥박은 파랗게 떨린다
그러고 보니 세상만사,
언제라도 돌아서서
눈감으면 잊혀질 만큼
그만큼만 마음을 줄 일이다
가슴을 졸일 일이다
딱 그만큼만 하늘을 볼 일이다. (전문)
※ 출처: 김동호 시인의 작품중에서
감상:
프롤로그
김동호 시인의 '비행기 그림자' 는 시형이나 제재로 보아서 보통의 시보다 좀 특별한데가 있습니다. 우선 아무나 쉬이 다루지 않았던 비행기의 잔영을 가지고 그리움을 잡아냈다는 것이 그렇고 문장의 배열이나 행간을 교묘히 이용하여 시각적으로는 일종의 산문시의 형태로 독자를 끌어들인다는 점이 그렇습니다. 그러나 갈수록 운율적 요소가 강렬하여 어디까지나 운문시라는 것을 알게 하는 점이 그렇지요. 그리고 의도적으로 1, 2, 3의 단락을 나누어 외형상으로는 마치 연작시(連作詩)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담고 있는 컬러 또한 서로 상반된 색채, 즉 어린 날! 높은 하늘 길게 흰선을 그으며 하늘 저 끝으로 날아간 제트 비행기의 영상이 가슴에 불도장으로 남아 너무나 아득하고 선명한, 파아란 하늘과 진분홍 빛 저녁놀의 이미지가 교차 되어 남는 것이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그것은 순식간에 굉음과 함께 나타났다 사라진 비행기와 그 잔영에서 배어나온 아쉬움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히 표면상에 드러나는 그리움이고요. 얼핏보면 어린 시절 마땅히 가지고 놀 게 없었던 이른바 70·80 세대라고 추정되는 주인공이 기실, 비행기 바라기로서 비밀스럽게 알아버린 그리움의 주된 정체는 결국 인생의 통찰에서 묻어나는 비감(悲感)입니다.
즉, 주제는 그리움을 넘어 기다림 이라는 것인데 그 강도가 단순히 낭만이라기에는 감당하기가 너무나 버겁고 무겁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로 고개를 빼들고 그 무언가를 찾던 시선은 이 시의 면면에 흐르는 처연한 그리움의 송가요, 기다림으로 더욱 절실한 사랑! 어쩔 수 없이 일생을 두고 간직할 수 밖에 없는, 끊임없이 기다리는 애달픈 유희놀음 이라는 겁니다.
작품해설
그렇다면 김동호 시인의 '비행기 그림자' 에 나타난 그리움, 아니 기다림의 본질을 먼저 알아야 이 시의 맥을 제대로 짚을 것 아닙니까? 전문(全文)을 보건대 어린날의 이야기 속 주인공이 보았던 비행기는, 다름 아닌 아주 오래전부터 주인공의 의식 밑바닥에 깊숙이 자리한 어떤 여성입니다. 그녀의 외모나 자태는 물론 내면이 지닌 매력까지 너무나 화사하여 이루 말로는 다 그려낼 수가 없는 아름다운 여자입니다.
그리고 일생에 걸쳐 그의 의식을 지속적으로 지배해 나가는 구원의 여성상이라는 데 깊은 의의가 있습니다.
그 여인은 마치 중세 아더왕 휘하, 원탁의 기사 서어 트리스탄이 사랑의 묘약을 먹고 죽을 때까지 찾아 헤멘 아일랜드 공주 이졸데와 같은 존재입니다. 또 이룰 수 없는 사랑에 젊은 날의 베르테르가 그토록 연모한 나머지 죽음까지 택해야 했던 샤롯데와 같은 여성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문학 작품을 예로 들자면 일찍이 박종화 소설 '황진이의 역천(逆天)' 에서 담너머로 황진이의 홍안(紅顔)을 한 번 훔쳐보고 그녀를 상사(想思)하다 죽은 순정한(純情)한 이웃집 총각이 품은 대상이라고 볼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아! 정녕 사랑이 무엇이길래 문학에서는 이토록 죽음까지도 넘어서는 것으로 묘사할까요? 아마 그들이 일찍 그녀들과의 만남이 원만히 이루어 졌더라면 죽음에 이르진 않았겠죠. 요즘의 계산적이고 이기적인 세태와는 너무나 다름을 느낌니다.
그런데 바로 김동호 시인의 비행기 그림자야말로 반드시 죽음까지는 아니더라도 거기에 버금갈 정도로 지독한 기다림의 연속입니다.
처음 이 작품속의 어린 주인공은 일상의 무료함에 지쳐 이따금 비행기 바라보는 것을 가장 재미난 즐거움으로 여기는 보통의 어린이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이었죠. 여지껏 보아온 비행기와는 달리 바로 곁에서 엄청난 굉음을 동반하며 순식간에 저녁놀의 가운데를 뚫고 지나가 버린 제트기에 온통 정신을 놓아 버리고 말지요.
그 제트기는 이미 먼산 너머로 자취를 감춘지 오래건만 어린날의 주인공은 그 번쩍이는 기체와 뿜어져 나오는 포스에 완전히 압도 당합니다. 초음속 스피드도 그러려니와 꽁무니에서 튀기는 엄청난 불꽃과 연기에도 놀라운 영탄을 금치 못하였겠죠.
중요한 점은 여기에서 비록 비행기로 은유하였지만 그것의 정체는 주인공이 어떤 순간에, 어떤 상황과 어떤 연유로 알게 되었던 한 여성과의 운명적인 만남입니다. 이, 운명적이라 함은 첫 대면의 순간부터 주인공의 혼을 완전히 뺏어버린 그녀가 일(연애)의 완결을 지어주지 않고 얼마 후 떠나버리는 사태가 빚어지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은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기 마련인데 그게 뭐 그리 대수로운 것이냐 할지 모르겠지만 이 작품에서 일어났던 만남은 비행기의 폭발음보다도 더욱 강렬했으며 그 대상, 그러니까 잠시나마 연인이라고 해야겠지요. 그러나 열정이 채 식기도 전에 일순간에 지나가 버린, 정말 놓쳐서는 안되는 말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주인공의 인생에서 정념(情念)을 계속 지배해 버리기 때문입니다.
'잠시 놀라 두리번 거리는데 벌써 비행기는 저멀리로 멀어져서 보이지 않았고, 그림자 대신 하얗게 남은 가느다란 선은 파란 내 꿈을 무참히도 갈라 놓았었다' 라는 말로 묘사하고 있는 것이 그것입니다.
여기에서 '파란 내 꿈' 은 적어도 그녀를 만나기 전까지는 내 마음은 평정했고 호수처럼 깊고 고요했다 는 뜻입니다. 그리고 하얗게 남은 가느다란 선은 비행기가 날아가고 난 뒤의 제트 연료에서 나온 하얀 연기입니다. 이 연기는 본 사람은 알겠지만 하늘 이쪽끝에서 저쪽끝까지 긴 띠 모양으로 가로질러 있지요. 그리고 한동안 사라지지 않고 그 모습을 유지하다가 차츰 시간이 흐를수록 띠의 폭이 조금씩 넓어지고 색의 농도도 엷어져 감에 따라 아주 천천히 사라져 갑니다.
그런데 이 시에서 비행기 그림자란 바로 이 띠를 말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이미 누차 말한 것 같이 주인공을 한 순간에 송두리째 휘어잡은 여인의 모든 자태임과 동시에 두고두고 잊지 못하는 그리움의 잔영으로 주인공의 뇌리에 깊이 남게 됩니다.
' 번번이, 미련으로, 시선 거두지 못해 하늘만 바라보다 보면, 몇 마리 슬픔의 새가 집을 찾아 날았고 그것을 신호로 서산으로 항상 해가 졌다'
애타도록 그리운 여인의 이미지를 날마다 쫓는 주인공의 심상(心想)을 우리는 이 구절에서 알 수 있으며 몇 마리 슬픔의 새가 집을 찾아 날아 들었다는 말에서 저녁이 되고 밤이 되어 하루를 마감하는 이부자리에 들때까지 그 환영이 동심의 주인공에게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유추해 볼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주인공에게 흰선으로 표현되는 아쉬움의 잔상(殘像)은 오렌지 빛 저녁놀에서 더욱 깊어져 늘상 진분홍색 그리움으로 가슴깊이 심어지게 되며 마침내는 행여 그녀가 다시올까라는 기다림으로 바뀌어 어둠이 걷어갈 때까지 오래도록 남아 있게 됩니다. 그것을 주인공은 이렇게 나타내고 있습니다.
' 그때쯤이면 흰선은 오렌지 빛으로 짙어져서 결국 진분홍색 연기가 되고 황망히 내가슴에 스미다 어둠속으로 사라져 가는 것을, 비행기 그림자 덧없이 사라져 가는 것을, 기다림마저 침묵속에서 어두워져 가는 것을, 막연하게 그리움이라 생각하며 터벅터벅 집을 향해 걸어야 했다. '
어느덧 세월은 흘러 주인공은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그녀를 계속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음 구절을 보면, 이제나 저제나 그녀가 한번쯤 찾아 주지 않을까 라는 마음이 지켜보는 사람들(독자)로 하여금 너무나 가슴아프게 할 정도이군요.
' 지금껏 내 영혼을 둘러싼, 두꺼운 침묵의 커튼을 찢는 소리로, 나의 평화를 깨뜨리던 비행기, 기다리면 오지않던 사람을 닮아서, 그의 노래는 언제나 귀를 막아도, 불에 달군 송곳처럼 아프게 파고들어, 끝내 가슴을 후벼파는, 잔영이라도 잡고 싶어하는 내 아쉬움에, 그림자로 남겨진 폭발음이었다. '
그리움이 기다림으로 바뀌고 아무리 기다려 봐도 와주지를 않는데 그녀에 대한 인상및 기억은 폭발음만큼 강력한 것이어서 절대로 잊혀지지가 않는다는 얘기이군요.
하지만 이후, 상황은 조금 변합니다. 이제 주인공은 나이를 많이 먹어 버렸군요. 그런데 그녀가 얼마나 가슴깊이 박혔는지 아직도 못잊고 있습니다. 조금 잔인한 표현을 한다면 불에 달군 인두로 가슴을 짖이겨놓은 듯한 화인(火印)으로 남아있는 것입니다.
그 간절함의 농도가 지나쳐 이젠 그녀와 영원히 함께함을 희구하는 유토피아의 설정으로 나타납니다. 이는 르네상스의 거장 단테가 지상에서 이루지 못한 베아트리체와의 사랑을 천국에서 만나 재회 한다는 것과 비슷한 경우입니다. 그 구절을 볼까요?
' 세월은 흘렀지만, 그소리 화인(火印)으로 남아 아직, 간절히 가고 싶은 곳이 있다. 염원의 하늘 끝닿아있는 놀속의 천국, 이젠 그런 진분홍빛 마을이 있으리라. 믿지 않을 만큼 눈도 귀도 멀어 버렸지만, 안타깝게도, 비행기를 타고 높이높이 날아가다, 내 그리움의 8부 능선쯤에서, 하얗게 거품을 내뿜으며 추락하고 싶다. '
주인공이 무척 애절합니다.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음으로 예전의 여리디 여린 감수성이 사라질 법도 한데 그러지를 못하다는 안타까움을 스스로 고백하고 있지 않습니까? 오죽했으면 그리움에 비유되는 저녁놀 속의 유토피아를 꿈꾸다가 높은 공중에서 비행기를 타고 추락하고 싶다고 했을까요. 이 부분에서 우리는 기약없는 기다림이란 것이 주인공에게 있어 죽음보다도 더 깊은 고통이란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렇지만 세월앞에 장사는 없는 것인지 주인공이 조금은 그녀를 포기하려는 눈치가 보입니다. 다음 구절을 봅시다.
' 하지만 내생의 하늘엔 비행기가, 영영 날아오지 않으려나 보다. 새들은 벌써 슬프게 날아 올라, 내 시절 해가 지고 있는데, 나 어둑사리 스러져 가는데 '
인간이 불혹을 넘기게 되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의지나 기운이 점차적으로 쇠락해 가게 됩니다. 이는 이론적인 그래프의 하향곡선이 아니라 주어진 자연 법칙입니다. 특히 여기에서 '새들이 벌써 슬프게 날아 올라' 라는 말은 그토록 절절했던 그리움이 어느 정도 식어가고 있다는 말로 해석될 수 있겠군요. 그래서는 안되는데?........ 자못 서글픔마저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마지막 이야기에서 주인공은 그래도 열정이 남아있군요.
' 가물가물 지금도 먼하늘에, 비행기가 뜨면 뛴다. 내 맥박은 파랗게 떨린다 '
먼 옛날의 그 비행기는 아닐지라도 먼발치에서 그녀와 유사한 여자들의 뒷모습만이라도 보는 착각에 빠지면 왠지 가슴이 뛴다는 것입니다. 다만 그것이 진분홍빛 그리움이라기보다 조금은 미움으로 바뀐 까닥없는 분노의 표출로 나타납니다. 맥박이 파랗게 떨린다고 했지 않나요? 그리고 인생의 희비애환에서 나름대로 얻은 깨달음을 토로합니다.
' 그러고 보니 세상만사, 언제라도 돌아서서, 눈감으면 잊혀질 만큼, 그만큼만 마음을 줄 일이다, 가슴을 졸일 일이다, 딱 그만큼만 하늘을 볼 일이다. '
이부분에서 왠지 비애감과 허무가 느껴집니다. 주인공이 결국은 그리움도 기다림도, 그 용량에 따라 계량(計量)을 하고 있네요. 결국 인생이란 그런건가요?.......
에필로그
지금까지 말한 '비행기 그림자' 는 조금 긴 시여서 그런지 논평(?)도 길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이 시는 우선 외관상 서두부와 중심부 및 종결부가 문장의 배열에 차이가 있습니다. 즉 모양시의 형태를 갖추고 있는데 내용의 농도 및 깊이에 따라 다르군요. 그리움이라는 주제를 말하는데 가장 많은 디테일을 담고 있는 1의 서두부가 가장 길고 단계적으로 줄어드는 특성이 있어 종결부가 가장 짧습니다. 이는 시인이 미리 의도하는 부분이라 여겨집니다. 목적은 그리움의 강도가 맨처음엔 그만큼 강했다는 것이며 나중엔 조금씩 엷어져 갔다는 것을 우선 시각적으로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라 볼수가 있겠죠.
김동호 시인은 근 십오년 이상 다량의 작품을 발표해온 중견시인입니다. 제가 느끼기로 그는 학계를 비롯한 기존 문단의 생리나 질서를 상당히 시니컬하게 보는 견유주의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그의 매력이랄 수 있겠죠. 그래서 제가 그를 좋아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작가나 시인은 작품으로 말한다는 말이 있지요. 그래서 제가 유난히 실력으로만 승부를 거는 그의 시를 좋아하고 그를 아끼는 것 같습니다.
가슴에 남는 작품은 영원히 살지만 그렇지 못한 시는 비록 상복이 좀 있어서 아무리 문학상을 두루 휩쓸고 난리 법석을 피워도 세월이 흐르면 단순한 기록적 가치로 밖에 남지 않습니다. 그래서 문학 작품의 진정한 평가는 약 200여년 이상의 세월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이루어진다는 것 아닙니까? 왜냐하면 그정도의 세월은 지나야 작품평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모든 인맥, 정실, 로비 등 각종 인연이나 끈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때문이랍니다.
한편 제가 유달리 이 작품에 나오는 주인공을 가리켜 굳이 화자(話者)니 시인이니 하는 말을 쓰지않는 것은 이 시가 상당한 서사성을 갖춘 구조의 꽤 발칙한(?) 작품이기에 의도적으로 주인공이란 말을 쓴 것으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어쨌든 김동호 시인의 시를 즐겁게 감상하셨으리라 믿으며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는 길은 우리모두가 문학을 사랑하는 일에 소홀하지 않는 것임을 인식하였으면 합니다.
(저작권보호요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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