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가까운 원주 감악산으로 갑니다. 오랜만에 45명 만차로 출발하니 제 머리 속에는 바로 드는 '인원점검하기 쉽겠다'는 생각부터 드네요. ~ ㅋㅋㅋ
차에는 울릉군 산림조합에서 건강식품 팔러온 아저씨도 탔습니다. 저는 거북이님께서 찬조해주신 말랑말랑한 백설기를 울릉도산 마가목즙을 마셨습니다.
<느림보>님께서 수지에 스크린 골프장을 오픈했습니다. 예전에도 수건을 찬조해 주셨는데 두 번째 수건을 선물받았습니다. 아무쪼록 대박나시길 기원합니다.
1시간 30분만에 감악산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산행하기 딱 좋은 날씨입니다. 하산해서 오리고기를 먹을 식당 아주머니와 인사를 나누고 감악산을 올라갑니다. 악(岳)자가 들어간 산은 분명 그 이유가 있겠지요! 좁다란 오르막 산길이 결코 쉽지만은 않습니다.
바위와 나무사이의 좁은 틈으로 지나가며 헉헉대다보면 주변 풍경은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나마 후미그룹에서는 쉬는 시간이 많아 여기저기 살펴보는 맛이 있습니다.
그런데 야생화 몇 개, 간간이 들려오는 산새소리, 기암괴석이 조금 보일 뿐 웃음을 만들어 줄 풍경은 별로 나타나질 않습니다.
높지 않은 산이라고 얕봤다간 큰코 다치게 되는 악(岳)산이 아닌 악(惡)산으로 기억될만 합니다.
실제로 공룡능선보다 힘들다는 소리도 나왔으니까요.
초반부터 많이 처져 선두와 거리가 멀어질까 걱정했는데 마의 수직절벽구간에 우리 팀이 여러 명 보입니다. 정말 돌이 굴러내려올 듯한 아찔함이 느껴지네요.
계속 되는 경사길에 그야말로 험한 산 하나를 오른다는 기분만 들었습니다.
원주 감악산 정상석이 있는 곳에서 간단히 식사를 했네요. 삶은 계란 풍년입니다.
점심을 싸오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배낭에서는 이것저것 먹을 것이 많이 나오는데요~
마당바위와 돌문바위를 지날 때는 관악산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생각해보니 두 산 모두 악(岳)산이네요.
조금 더 가면 제천 감악산 정상석이 따로 있답니다. 그런데 오늘 고윤정님을 따라온 신입회원 분께서 돌출된 바위에 머리를 꽝~ 부딪치는 사고(?)가 나버렸네요. 그나마 피는 안 나서 천만다행입니다. 감악산 관계자들이 주의 표지판이라도 하나 만들어두어야 할 위험한 곳입니다.
제천 감악산 정상석으로 올라가는 길은 좁고 경사가 심합니다. 올라갔다 사진만 찍고 내려왔는데도 시간이 꽤 걸렸네요.
하산하는 길, 미소천사님은 미끄러운 흙을 밟고 그만 "땅"을 사고 말았습니다. 거북이님은 무릎주변에 통증이 와서 근육을 주무르며 잠시 쉬어야 했습니다. 통증완화 주사를 놔주신 간호사님이 계셔서 다행입니다. 감사해요~~
지친 우리들에게 오아시스같은 장소가 나타났습니다. 계곡물이 졸졸~ 흐르는 바윗가!! 모두 거기에 앉아 시원하게 발 담그며 피로를 풀어봅니다.
등산로 입구에서 능선코스, 계곡코스로 나뉜다더니 바로 여기가 계곡코스인가 봅니다.
너도 나도 함박웃음을 지으며 물 만난 고기가 되어봅니다. 그런데 계곡에 진짜 물고기들이 돌아다니네요. 간질간질 발에 뽀뽀를 해주는 물고기랍니다. 닥터피쉬(?)하고는 사촌 쯤 되겠죠?
얼음처럼 차가운 계곡물에 들어가 물고기들의 재롱을 보다가 시간 가는 줄 몰랐네요.
후미대장님까지 내려가셔서 속도를 내려고 했는데 신입회원 분이 아까부터 무릎이 아팠다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식당까지 거리가 얼마 남지 않았고 길이 편안한 곳이라는 점입니다. 총무님께서 걱정하는 전화가 왔는데 먼저 드시고 계시라고 말씀드렸네요.
식당에 도착하니 오리고기가 알맞게 끓고 있었습니다.
웬만해서는 그냥 맛있다고만 얘기하겠지만 모두들 이구동성 맛있는 식사와 친절한 서비스로 사장님께 박수까지 쳐주었답니다. <감악산 최고맛집>으로 널리 소개라도 하고 싶은데 안타깝게도 사진을 찍어놓은게 없네요.
나중에 또 여기에 올 그날을 기약해봅니다.
원주 감악산은 공룡능선보다 힘든 오름길, 동네 뒷산보다 편안한 내림길로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해가 서산으로 기울기도 전, 정말 이른 시각에 집으로 향하는군요. 버스 안에서 아직도 근육통으로 힘겨워하시는 거북이님을 위해 특별한 마사지가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거북이님의 비명이 끊임없이 들려오네요.
"아이고!! 거북이 죽네~"
치료를 받는 사람은 비명을 지르고, 그 소리를 듣는 사람은 웃음보가 터졌네요.
땀까지 흘리시면서 물리치료를 해주신 치료사님 감사합니다.
광주휴게소에 차가 많이 막혔네요. 그래도 성남과 경계선이니 20분 정도면 도착할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차가 이상신호를 보냅니다. 기사님이 "아이, 큰일 났네! 기름이 없어" 라고 말하십니다.
베테랑 운전사라고 늘 칭찬해왔던 분의 실수. 기름이 거의 없다고 표시가 돼도 분당까지는 충분히 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던 것이 오산이었네요.
터널 안에서 서서히 멈췄던 차는 다행히 내리막길을 탔기 때문에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휴대폰으로 검색해보니 천만다행으로 근처에 주유소가 있었습니다. 기사님과 풍천님, 그리고 제가 기름을 사들고 와서 위기를 벗어났어요.
종교가 없는데도 "하나님 부처님 감사합니다" 소리가 절로 나오게 됩니다.
앞으로는 두번다시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기를~
첫댓글 새로운 산행길은 언제나 두렵고 설레는 마음이 항상 공존 하고 있지요.
원주 감악산은 악산답게 밧줄 타는게 힘들었지만
내려 오는 길은 즐겁고 행복 했어요.
산행기 쓰느라 우리 싹수 수고 많이 했어요.
산행기가 기록으로 남아서 먼훗날 읽어보면 그땐 그랬지
하면서 추억에 잠기겠죠 .고맙습니다.
저도 언젠가 한번 쭉~ 읽어봤는데 그때 기억이 새롭더라구요!! ㅎㅎ
잘 읽었습니다. 수고하셨어요.
다음 달이 늘 기대됩니다. ^^
참석인원이 많아서 에피소드가 많은 것 같습니다.
악(岳)자가 들어가서 예상은 했지만 먼저 기억은 잊어버리고 새롭게 힘들었네요.ㅎㅎ
그래도 즐거운 일이 많아서 안 좋은 기억은 머리속에 없어요. ^&^
맞아요. 다 지나간 일은 모두 추억이지요.
즐거운 일 참 많았지요. ^^
잊을만하면 나타나는 싹수님산행기..
덕분에 즐거운 또 한주를 보냅니다.
늘 수고에 감사합니다..
잊을만하면 ~~또 다음 달 산행이 기다리죠!
싹수님 오리집 사진 있어요 보내드릴까요
감악산! 짧는 산행코스 가까운 거리
예상못한 일들이 많이 발생했네요~
위기를 슬기롭게 대처한 자랑스런 산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