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참 이상하지만 요즘 나는 내가 꼭 그런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을 느끼고 어이없어 한다. 큰딸이 두 살짜리 손자와 네 살짜리 귀여운 손녀를 데리고 왔다.
멀리 미주리에 살다가 여름이 되어 한 달쯤 이곳에서 살면서 우리 교회 학생부 수련회와 어린이 여름성경학교를 인도하고 위싱톤주 뱅쿠버에 있는 성산교회 어린이 여름성경학교를 인도하고 가려고 왔다.
자기가 다니는 미국 교회의 대학생 일곱 명도 이제 곧 올 것이다. 손자, 손녀는 한국 사람이 전혀 없는 곳에서 살며 미국 성도님들의 특별한 사랑을 많이 받아서 딸이 아틀란타로 집회하러 갔을 때에는 손자는 미국 가정에 베비씻을 주고 손녀만 데리고 다녀왔다.
꼬마들이 영어만 재잘거리고 그 말을 나는 알아듣기 힘들고 내가 하는 말을 꼬마들이 알아듣지 못해 참 힘들다. 너무 예뻐서 안아주고 싶은데 도무지 품에 안기지를 않는다.
어릴 때부터 같이 살고 할머니와 같이 자고 해야 정이 들고 할머니와 잘 통할 텐데 이렇게 가끔 만나니 참 힘들다. 손자, 손녀들을 키우며 무척 고생하는 할머니들을 보며 참 안됐다고 생각했었는데 나는 키우는 고생을 하지 않은 탓으로 사랑으로 품어 줄 수가 없는 것이다.
딸이 뱅쿠버로 가며 사흘 집회 동안 나더러 아이들을 보라고 하는데 아이들이 울고 엄마를 찾으면 어떻게 할까 걱정이다.
손자, 손녀가 와서 우리집은 엉망진창이다. 집이 작고 놀이방과 장남감이 없으니 어쩔 수가 없다.
수영장에도 데리고 가고 맛있는 것을 해주고 최고로 잘해주려고 애쓰고 때로는 웃기는 짓을 하며 아이들이 할머니 앞에서 재롱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할머니가 아기들을 한 번 안아보려고, 웃기려고, 마음에 들게 하려고 재롱을 부리는 모습이 참 가관이다.
이제 조금 더 크면 할머니의 사랑을 느끼고 품에 안길 날도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