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가는 물
도종환 시인
어떤 강물이든 처음엔 맑은 마음
가벼운 걸음으로 산골짝을 나선다.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가는 물줄기는
그러나 세상 속을 지나면서
흐린 손으로 옆에 서는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미 더럽혀진 물이나
썩을 대로 썩은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 세상 그런 여러 물과 만나며
그만 거기 멈추어 버리는 물은 얼마나 많은가.
제 몸도 버리고 마음도 삭은 채
길을 잃은 물들은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다시 제 모습으로 돌아오는 물을 보라.
흐린 것들까지 흐리지 않게 만들어 데리고 가는
물을 보라 결국 다시 맑아지며
먼길을 가지 않는가.
때묻은 많은 것들과 함께 섞여 흐르지만
본래의 제 심성을 다 이지러뜨리지 않으며
제 얼굴 제 마음을 잃지 않으며
멀리 가는 물이 있지 않는가.
▓▓▓▓▓▓▓
도종환 시인(1955. 9. 27~)
충북 청주 출생
학력
충남대학교 대학원 문학 박사
데뷔
1984년 동인지 분단시대 '고두미마을에서' 등단
수상
2021년 제23회 백봉신사상
2010년 제5회 윤동주상 문학부문 대상
경력
2020.05~2024.05 제21대 국회의원
2017.06~2019.04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첫댓글 고운 작품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올해에도
늘 건강하시고
하시는 모든 일들 위에
행운이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반갑고, 감사합니다.
올려주신 精誠이 깃든 作品
拜覽하고 갑니다.
恒常 즐거운 生活 속에
健康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