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 글을 올리는 마음 / 남 백
정성으로 마음을 열어 올리는 글에서..
어떤 글은 애틋한 눈물을 지어내게 하지만
어떤 글에서는 울분을 자아내기도 하고
파괴의 본능을 되살려 내는 기운이 느껴지기도 한다.
고운 마음으로
그려내는 글에서는 살며시 웃음의 꽃이 피어오르고
사랑의 마음을 담은 시에서는
오월 장미꽃 흐드러지게 핀 화원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그 행복한 공간에서 주인공이 되고 연인이 되어
사랑의 마음을 나누며 마주 보는 착각에 젖어들기도 한다.
글이란 그런 것이다.
글에서는 그 무엇이나 바꿀 수 있는 마력을 품는다.
잔잔한 호수의 청아 빛 물빛이 되기도 하지만
천 길 폭포수 되어 대지를 쓸어가는 매정한 강이 되기도 한다.
우리의 마음 따라서 바다가 되기도 하고 강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시인이다.
나의 글을 보는 이로 하여금 살며시 웃음 웃게 할 수 있다면
그것이 나누고 베푸는 보시 행이요~ 공덕을 쌓는 일 아니랴.
이왕에 나를 내보이는 것이라면, 보는 이로 하여금 우울함에서 벗어나서
해맑게 웃음 웃는 부드럽고 간결한 의미를 품은 글이 좋지 않겠는가.
요즘 각종 언론이나 사이트를 방문하여 글을 열어 보다가
글에서 강한 어둠이나
너무 애잔한 기운이 느껴지면 바로 글을 닫아 버린다.
강한 글로 인하여 누군가 마음 아파하는 글도 피한다.
또한, 자신의 깊은 애상으로
주변을 눈물 흘리게 하는 그런 글도 실은 어두운 글이다.
글이란 밝음이 기본이 되어야 하고 어두운 글이나 비판적인 글도
그 바탕에서는
그 글을 읽고 난 후에 살며시 미소가 일게 하는 글이 되어야
글로서 주변을 밝히고 생기가 돌게 하는 살아있는 글이 되는 것이다.
글을 쓰는 이라면 당연히 밝음으로 향하는
세상정화의 기운을 이끌어 내려는 마음이 깃들어야 한다.
나의 글을 보면서 보는 이로 하여 웃음으로
하루를 즐거이 보낸다면 그 얼마나 보람 있는 일인가 말이다.
사회적인 측면이나 인간적인 측면을
두루 포용하는 폭이 넓은 글을 올려야 할 것이다.
작은 것에 한정 하는 글 보다는
여러 계층의 시각으로도 편협함 없이 두루 통하는 글,
그 모든 인연이 행복해 하는
세상 속 조화를 이루어 내는 그런 글을 그려내고 지어내는 것이
바로 우리 같은 시인들의 책임이요, 시인의 할 몫이 아닐까?
글이란 내 마음이다.
내 마음이 어둡거나 분노의 기운이 솟는다면
나를 먼저 밝게 한 다음에 글을 올려야 할 것이며,
그저 장난삼아 올리는 글이 아닌,
모든 이들과 공유하고 고맙게 읽어주어서 고마움을 실은..
감사한 마음을 실어서 올리는 글이라면
밝고 향기로워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것이 글로서 세상을 이롭게 하는 글쟁이로서의 책무요,
하늘이 그대에게 글재주를 부여해 준 의무요 천명 일 것이다...
어느 날 하늘그리움으로 삼매에 들어
시인들의 기운을 읽으며 흐르다가
솟구치듯 떠오르는 의미를 글로 적고 나눈다. 남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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