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쿠리로 빗물을 받다. / 關山慧玄(관산혜현)
관산(關山; 1277-1360) 선사는 11세 때 득도하여 학문과 수행을 쌓았다.
51세 때 자신의 나이보다 5-6세 어린 스승을 모시고
용맹정진한 결과 53세 때 깨달음을 얻었다.
54세 때 천황에게 법을 설하기도 했으나 어느 날 돌연히
이름을 감추고 운수행각의 길에 올랐다.
간잔 선사가 묘심사(妙心寺)에 있을 때였다.
고향 친척 한 사람이 쿄토에 왔다가 묘심사를 찾았는데
건물이 매우 낡은 것을 보고 곁에 있던 선사의 시자에게 말했다.
"절이 너무 낡았군요. 빨리 보수하십시오.
그 정도의 비용은 제가 부담하겠습니다."
이 말을 들은 선사는 그 친척에게 벼락같은 고함을 질렀다,
"이 촌놈아! 나를 봤으면 됐지. 왜 건물까지 참견하느냐!"
그 친척은 허둥지둥 돌아가 버렸다.
비가 몹시 심하게 오던 어느 날
간잔 선사의 방에서 외치는 소리가 났다.
"무얼 하나 가져오너라."
"또 비가 새는구나."
제자들은 물 받을 그릇을 찾아 이리저리 뛰고 있는데
한 어린 사미승이 부엌에 걸린 소쿠리를 들고 뛰어 들어왔다.
"그래, 그래, 참 잘 가져왔다."
간잔 선사는 매우 기분이 좋아 칭찬을 하고 있는데
어떤 스님이 물 담을 통을 가지고 들어왔다.
그러자 간잔 선사가 호통을 쳤다.
"이 바보 같은 놈. 그런 것을 어디에 쓰겠느냐?"
한번은 영원사(永源寺)의 유명한 선사 밑에서 공부하던 한 스님이
간잔 선사를 찾아왔다. 선사가 물었다.
"영원사에서는 매일 좌선을 한다던데....."
"예, 매일 좌선을 합니다."
"어떤 모습으로 하는가? 한번 해보게."
그 스님이 가부좌를 하고 자세를 취하자
"이 얼빠진 놈!"
하고는 내쫓아 버렸다.
어떤 스님이 간자 선사를 찾아왔을 때였다.
"그대는 무슨 일로 왔는가?"
"생사(生死)의 괴로움에서 벗어나려고 왔습니다."
"내가 있는 곳에는 없다."
그 스님은 쫓겨났다.
<우담바라>에서
출처 : 무진장 - 행운의 집
첫댓글
關山慧玄(관산혜현)은 일본 임제종(禪)에서 默行(묵행) 중심의 禪 수행으로 알려진 선사로,
특히 쿄토 묘신지(妙心寺) 개산조사(開山祖師)로 언급됩니다.
간잔 에겐(關山慧玄)으로 표기되며, 설법이나 문필에 관심을 두지 않고
‘묵묵히’ 몸으로 선을 행사한 선사로 소개되며, 생전에 스님의 설법이나 필적이 거의 없고,
다만 그의 출생지에서 오직 ‘묵(默)’이라는 한 글자만 쓴 족자가 발견되었다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