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희(1947~1998)
소설가 최명희는 1947년 전주에서 출생하여 전북대학교 국어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쓰러지는 빛>이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1981년 동아일보 창간60주년 기념 장편 소설 <혼불>(제1부)
이 당선되었다. 이후 작가는 17년 동안 모든 열정을 쏟아부어 <혼불>을
집필하였고 1996년에 제5부 전 10권이 출간 되었다. <혼불>은 우리말과
풍속의 보물 창고로써 한국 문학의 한차원높은 지평을 제시한 빼어난 대하
예술 소설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작가는 이 작품으로 1997년 단재상 문학부문과
세종 문화상을, 1998년 여성동아 대상과 호암상 예술부문을 수상했으며 전북대학교
명예 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 12월11일 52세를 일기로 영명한 작가 최 명희에게
대한 민국 정부는 2000년에 옥관 문화 훈장을 추서 하였다.
"나는 시방 요천수가 은하수면 우리는 머잉가 허고 생각헝마
은하수 옆으로가 저렇게 별이 많은게 요천수 옆으로 사는 우리도 무신 별이나
될랑가 아요? 저 별들에서 보면 우리가 별이겠제"
<혼불> 제 4권,별 똥별 중에서
물 오른 나무들이 젖은 숨을 뿜어 내어 축축한 대기속 어디선가 꽃 봉오리 터지는
소리가 연연하게 들리는 것만 같은데...
<혼불> 제5권 발소리만 , 그저 발 소리만이라도 중에서
사랑하는 이여! 아직은 돌아 오지 말라, 내 이가슴에 약이 덜 차 아직 이 봄이
약 봄이 아니여든 천지에 난만한 꽃 피어나 독하게도 휘황하여 아득한 어질머리
일으킬지라도 <산문 소살 소살 돌아온 봄의 밤 강물이여> 중에서
살아있는 사람들 한테는 누구에게나 혼불이 있다고 합니다. 혼불이란 정신의 불
목숨의불 감성의 불 또는 사람을 가장 사람답게 하는 정령의 불을 가르키는
말이지요, 강연록 <나의 혼 나의 문학> 중에서
아아 강실아! 둥굴고 이쁜 사람아, 네가 없다면 ...나의 심정이 연두로 물들은들
어 디에 쓰겠느냐.....<혼불> 제1권 : 심정이 연두로 물들은듯 중에서
들판은 아득한 연두 물빛이다. 거기다 막 씻어 헹군듯한 햇살이 여린 모의 갈피에
숨느라고 여기 저기서 그 물빛이 찰랑거린다.<혼불> 제1권 사월령 중에서
지하의 뿌리 한테는 꽃 피고 새 우는 지상이 오히려 흙 속일것이요, 거기 우람하게
서있는 나무의 무성한 가지는 거꾸로 뿌리라 여겨질것이다. 그래서 뿌린는 어둠이
휘황하고 햇빛은 캄캄할 것이다.<혼불> 제4권 박모 중에서
칠 흑속의 먹장같은 그믐밤에 그 무슨 달이 뜬다고 온달이라고 하는가,그렇지만
보름의 달은 지상에 뜬 온달이요, 그믐의 달은 지하에 묻힌 온달이다.
<혼불> 제5권 :달 봤다아 중에서
언어는 정신의 지문이고, 모국어는 모국의 혼 입니다. 저는 <혼불>에다가 진정한
불빛같은 알맹이를 담고 있는 말의 씨를 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얼이 넋이
무늬로 피어나는 그런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제5회 호암 문학상 수상소감 중에서..
제가 정말 쓰고 싶었던 것을 딱 한ㄱ가지만 얘기 하라한다면 그것은 어둠이
결코 빛 보다 어둡지 않다는 것 입니다. 제 11회 단재상 수상 소감중에서..
님은 가셧어도 혼신의 힘을 모아 저술한 소설은 영원 하리라.........